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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신기술

[오해와 진실] 110년전에도 하이브리드카 있었다고?

하이브리드차를 도요타가 가장 먼저 만들었다는 뿌리깊은 오해가 있다.

그러나 도요타는 도요타식 하이브리드를 처음 만들고 마케팅에 성공한 회사다. 실제 전기-가솔린의 하이브리드가 세상에 나온 것은 그보다 100년전의 일이다.

최초의 하이브리드를 만든 공은 포르쉐에 돌아가야 한다. 최초의 하이브리드카는 1899년 ‘페르디난드 포르쉐(Ferdinand Porsche)’ 박사가 내놓은 믹스테(Mixte)이기 때문이다.

▲ 1899년 포르쉐박사가 내놓은 믹스테


이 차는 ‘시리얼 하이브리드’라고 해서 내연기관 엔진은 충전에 사용하고 실제 구동은 전기모터로만 한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하이브리드가 아니라 '발전기를 갖춘 전기차'라고도 볼 수 있다.

엔진 -> 배터리 -> 모터 -> 구동

전기모터는 각 바퀴축마다 달려 있어 7마력에서 14마력까지 증가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시속 50km/h의 속도로 20분간 달릴 수 있어 당시 전기차로선 가장 빠른 자동차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는 자동차의 아버지라 불리는 ‘핸리 포드’가 내놓은 세계 최초의 양산차보다 9년이나 앞선 것이다.

이 차에서 처음 고안된 '시리얼 하이브리드' 방식은 미국의 아폴로 계획에 따른 달 착륙 월면차에도 사용됐다. 심지어 내년 등장할 예정인 시보레 볼트나 볼보 리차지 콘셉트, 오펠의 플랙스트림(Flextreme)  등 최신 자동차들도 이 같은 시리얼 하이브리드 기술을 따른다.


하이브리드의 미래는

사실 하이브리드카는 1997년 도요타 프리우스가 판매되면서 처음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처음엔 인기가 없었지만 기업체 사장, 정치인, 헐리우드 배우 등 '친환경 이미지'를 필요로 하는 이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데다 고유가와 시기가 맞아 떨어지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이후 혼다 인사이트 등 저가 하이브리드카가 시판되면서 다양한 종류의 하이브리드카들이 세계 시장에 알려지게됐다.

이로 인해 2009년 1월까지 도요타는 도요타 브랜드와 렉서스 브랜드를 달고 세계적으로 170만대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했다.  혼다 인사이트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하이브리드카로 인기가 높아  일본에서 2009년 4월에 ‘가장 많이 팔린 차’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 하이브리드들은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에 전기 모터를 더하는 방식의 하이브리드다. 하이브리드의 본래 뜻인 혼혈(混血)이 아니라 그저 수혈(受血)을 받았다는 정도로 볼 수 있겠다.

국내 언론과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카'가 대세인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사실 '도요타 방식', 이른바 '풀 하이브리드'를 만들어내는 업체는 세계에서 도요타 한 곳 뿐이다.

일본내에서도 닛산(Leaf)과 미쓰비시(i MiEV), 스바루(Stella)는 전기차로 바로 이행해 제품을 내놨고, 미국과 유럽 업체들은 일부 파워 어시스트 하이브리드를 채용하거나 시리얼 하이브리드를 내놓기로 했다. 

GM,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은 파워어시스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개발하는 것과 동시에 HCCI 등 휘발유를 압축착화하는 방식을 이용해 내연기관의 효율을 극대화 하는 방식을 채용할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도요타 스스로도 하이브리드카는 수년~수십년 동안만 존재할 과도기적인 방식이라고 털어놓고 있다. 하지만 이 차로 인해 도요타가 전기 부품이나 노하우를 많이 갖게 되어 전기차 시대가 도래해도 보다 우수한 차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도요타의 심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