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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오늘의 사진

[오늘의 사진] 포르쉐 911 터보

포르투갈의 서쪽 해안가로 포르쉐를 몰고 갔다. 구불구불한 고속도로에서는 250km까지 가속하고, 굽이굽이 굽은 해안 지방의 마을에서도 엄청난 속도로 달렸음을 고백한다. 

포르투갈은 유럽의 서쪽 끝으로, 이 나라의 서쪽끝 해안지방인 신트라(Sintra)에는 로카곶(Cape da Roca)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여느 곶과 마찬가지로 빨간 등대가 있는데, 이 등대 주변에 십자가 모양의 탑을 세워두었다. 바로 이곳이 유럽의 땅끝이라는 표식이다.


포르투갈 국민들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과 인생을 즐기는 삶의 태도 덕에, 서쪽 해안에 많은 인구가 모여있다. 날씨도 워낙 좋아 유럽의 휴양지로 이름이 높다. 한가로운 휴양지와 이렇게 잘 어울리는 스포츠카가 또 있을까?

날카로운 페라리나 최신 닛산 GT-R을 이곳에? 도저히 상상하기 어렵다.

물론 휴양도로에도 잘 어울리는 포르쉐지만, 위치를 레이스 트랙으로 옮기니 차가 딴판으로 보인다.

내가 언제 여유를 부렸냐는 듯 짐짓 진지한 표정이다.


평소 한대 보기도 힘들던 포르쉐 터보가 이렇게 도열해 있으니 기분이 묘하다. 이거야 뭐 남들 다 타는 차, 나도 잘 하면 하나 살 수도 있을것 같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 차를 사려면 무려 2억원이 필요하다.

그냥 사진 찍는것으로 만족한다.


이틀째 트랙을 타다보니 코너에서 시속 200km를 넘는게 자연스럽다. 가속패달 개폐만으로 차의 스핀을 제어하는 기분은 짜릿하기 그지없다.

ART라는 말의 어원은 예술과 기술을 동시에 뜻하는 말이었다고 한다. 이 차는 단순히 외모에서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발휘할 뿐 아니라, 성능에서도 실로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 왜 ART가 예술과 기술을 동시에 뜻했는지 저절로 알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