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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2000만원 이하

겨울용 타이어 테스트 해보니 … 이렇게 대단해?


겨울용 타이어가 일반 타이어에 비해 눈길뿐만 아니라 빙판이나 마른 땅에서도 월등한 성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겨울용 타이어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제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산천어 축제로 유명한 강원도 화천의 한 계곡에서 후륜구동 차량인 BMW 320i로 주행 테스트를 해본 것인데요.

테스트한 겨울용 타이어는 한국타이어의 ‘아이스베어 W300’ 모델이었습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일반 타이어를 장착한 상태에서는 전자 자세제어장치(ESP)가 없이 직진도 쉽지 않았을 뿐더러 코너를 제대로 돌아나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빙판은 미끄러웠습니다.

하지만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자 이전과 똑같은 노면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노면이 단단하게 느껴졌습니다. 마른땅과 같지는 않았지만, 마치 눈이 살짝 깔린 정도의 길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니 코너링이나 제동성능에서 기존에 비해 약 50%가량 향상된 느낌이었고, 출발에서도 약간의 바퀴 회전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주행 테스트를 한 결과 함께 주행했던 4륜 구동 SUV차량과도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그립력(땅과 타이어 사이의 마찰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는 겨울용 타이어가 △ 표면에 작은 홈을 내 수막을 미연에 발생하고 △ 실리카와 발포고무를 재료로 삼아 영하의 기온에서도 타이어가 부드러운 상태를 유지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 또 트레드를 깊은 네모형으로 만들어 눈길을 파고들 뿐 아니라 옆으로 미끄러지는 일도 막을 수 있게 설계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반 고성능 타이어가 마른 땅이나 젖은 땅에서는 탁월한 그립력을 보이지만 눈길이나 겨울철에는 일반 4계절 타이어에 비해 오히려 떨어진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고성능 차종은 겨울철에 반드시 겨울용 타이어를 끼워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대 제네시스 쿠페를 비롯해 인피니티나 BMW 등에 장착되는 ‘브리지스톤 RE050A’나 소매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타이어 EVO V12’ 등의 고성능 타이어들이 겨울철에 끼우면 성능이 크게 저하되는 여름용 타이어의 대표격입니다.

4계절 타이어를 장착한 차종의 경우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립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겨울철에도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대신, 비교적 오래 탈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겨울철 고속주행에도 탁월

겨울철 타이어는 이런 빙판에서만 효과를 발휘하는게 아니었습니다.

사실 겨울철에는 일반 타이어가 다른 철과 달리 딱딱하게 느껴집니다. 테스트하는 날은 영하 5도 가량의 온도여서, 와인딩 로드를 빠른 속도로 달리니 누구나 느낄 수 있을 만큼 미끄러짐이 심했습니다.

아, 물론 BMW 320i의 코너링 성능은 포르쉐와 대등할만큼 대단한 수준이어서 미끄러진다는게 휙~ 하고 미끄러진다는건 아니고,  한계가 조금 낮아진다는겁니다.

하지만, 겨울철 타이어를 끼우고나니 차체 거동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사이드월이 단단해서인지 차가 기울어짐도 적고, 차가 치고 나가는 느낌이나 제동력, 코너링 모두 향상되더군요. 와인딩로드에서도 핸들을 돌리는 것에 따라 차가 민첩하게 움직여져 훨씬 더 경쾌하게 주행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타이어를 만져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타이어의 표면 질감이 끈적끈적하게 만들어졌더군요. 울퉁불퉁한 노면을 움켜쥐고 있는 듯 한 느낌이었습니다. 일반 타이어는 영하로 내려가면 돌덩이 처럼 딱딱해지는데 말이죠.

이런 타이어가 없이 내가 뭘 믿고 그렇게 속도를 낼 수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지막으로 부탁이 있다면

눈아! 한번 더 내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