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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출시행사

수입차 뺨친다는 기아 K5 직접 보니

(카메라를 안가지고 가서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들이라 화질이 신통치 않은 점 양해 바랍니다. 게다가 워낙 급해서 렌즈 부분에 손떼가 묻은 채로 찍었네요.)

기아차는 16일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신형 SUV인 스포티지R과 로체의 후속 중형세단 K5(프로젝트명 TF)를 공개했습니다. 스포티지R은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언론에 공개됐지만, K5가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처음 차의 외관을 본 기자들은 우선 차의 앞모습에 깜짝 놀라 모여들었습니다. 디자인이 개성있으면서도 안정감있게 개선됐기 때문입니다.


K7에서 이용됐던 <면 발광>식 헤드램프 미등 조명은 중간중간이 끊어진 형태로 K5에도 적용됐습니다. 안개등 위로는 LED 램프가 일렬로 자리잡아 마치 독일 아우디를 연상케 했습니다.


각 부분 디자인이 독특하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실루엣은 마치 스포츠카 같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그릴과 헤드램프 위치를 낮추고 보닛 라인과 숄더라인(창문 아래쪽선)이 뒤로 가면서 높아지는 이른바 '쐐기형 구조'를 구성해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것 같은 느낌을 만든 덕분입니다.


특히 포르테, 쏘렌토로 시작해 K7, 스포티지R로 이어진 기아의 패밀리룩이 K5에서 완성됐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중론이었습니다. K5는 K7의 디자인 콘셉트를 이어받았기 때문에 한 등급 비싼 고급차 이미지를 갖게 됐습니다.

한 참가자가 “전체적인 디자인이 너무 멋지게 나왔다”고 말하자 다른 기자들이 모두 동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작년 말 발표한 신형 쏘나타의 디자인에는 고개를 갸우뚱했던 기자들인데, 이렇게 다른 태도를 보여 의아했습니다. 사실 중형세단 중에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기자들로부터 이렇게 칭찬을 받은 차는 한번도 본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디자인 세부사항에는 불만이 있는 기자들도 간혹 있었습니다. 헤드램프 윗부분의 독특한 디자인의 틈에서 생기는 단차를 짚어낸 기자도 있었습니다. 이 차는 양산차가 아니라 연구소에서 사전 생산한 차량이어서 실제 차량은 많이 달라질겁니다. 더 좋아질지 나빠질지는 모르지만요.


 휠 디자인은 개성이 넘쳐 약간 지나친 느낌이라는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앞 부분이 범퍼가 튀어나오지 않고 평평해 뭉뚝해보인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범퍼가 튀어나온 디자인은 사고시 보행자 다리를 부러뜨릴 가능성이 있어 최근 나온 차들은 대체로 범퍼가 많이 나오지 않도록 디자인한다고 기아차 관계자가 말했습니다.



실내는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었고 짙은 선팅이 돼 있었지만, 대략 들여다 볼 수는 있었습니다. 센터페시아는 특별히 과격한 느낌은 아니면서도 운전석쪽으로 상당히 기울어져 있어 기존 차량들과 차별화 하는 스포티한 실내를 구성했습니다. 폰트 때문인지 개수가 많아선지 한글이 새겨진 버튼들이 다소 복잡하게 느껴졌지만, 전반적인 느낌은 항공기 조종석을 연상케했습니다.

시트는 밝은 회색실로 박음질이 된 세미버킷시트로 구성됐습니다. 옆구리 부분이 상당히 올라와 마치 스포츠카에 사용돼야 할 것 같은 시트입니다. 컵홀더 덮개는 아우디나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사용하는 주름 미닫이 식입니다. 전반적으로 유럽차에서 차용해온 디자인 요소가 많습니다. 지난 2일 제네바모터쇼에서 기아차 디자인 총괄인 피터 슈라이어는 스포티지R의 디자인이 유럽 기아차 디자인 연구소에서 만들어졌고 미국 디자인연구소를 거쳐 한국에서는 약간의 최종손질(파이널터치)만 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수입차 느낌이 아니라, 디자인이 정말 '유럽산'인 셈입니다.



이 차가 공개된 현장에서 참가자들은 현대 쏘나타와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일부 기자들은 “현대 쏘나타가 워낙 특이한 디자인으로 나와 안티를 키웠다”며 “상품성만 놓고 보면 기아 K5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고 말했습니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식구끼리잡아먹기(카니발리제이션·canivalization)'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아차 직원들은 “현대차와 경쟁하지 않으면 판매할 방법이 없다”면서 현대차를 잡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습니다. 기아차에서 더 나은 제품이 나와도 판매망과 브랜드 인지도 등의 이유로 현대차에 비해 판매량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면 최근 기아 K7이 현대 그랜저 판매량을 추월하는 등 월등한 상품성으로 인해 판매량이 뒤집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현대 쏘나타와의 판매 우열은 쉽게 점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