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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두근두근 아우디 A7의 시승, 불발로 끝난 이유는?

어제는 제가 그렇게나 학수고대하던 아우디 A7을 시승하는 날이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차죠. 성능이나 디자인이나.

이렇게 그림 같은 차라니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물론 실제로도 그림입니다만)


운전석에 앉으니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계기반에는 대형 LCD 디스플레이.


바늘이며 디자인이며 뭐 모든게 예술적이예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기능은 가감속을 스스로 알아서 하고,

불안감이 없도록 일찌감치 부드럽게 감속하는 기능을 보면서

그랜저와는 상당한 기술격차가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독일의 도로를 운전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모든 고속도로에 가로등이 없습니다.


깜깜한 길을 쭈욱 가다보면 동물을 치거나 하는 일이 생기는거죠. 그런경우를 대비해서 뜨거운 부분은 하얗게 보여주는 이런 화면이 나옵니다. 이걸로 보니 저 무라노 아래쪽이 굉장히 뜨거운 것 같네요. 3.5인가봐요.


어쨌건, 제 아무리 독일이라 해도 이걸 정말 쓸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신기한 장치가 달려있구나. 생각하면 됩니다.


이 장치는 사실 S클래스에도, 7시리즈(이전모델)에도 달려있습니다.




리얼 우드로 된 도어 트림을 보세요. 이게 바로 '간지'죠. 말하자면 아간지?



내비 위치도 그렇고, 모든게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그만 이렇게 됐습니다.


시승하자 마자 1시간만에 타이어가 터진거죠.


이상하다... 우리가 가던 길이 작은 자갈길이긴 했지만, 천천히 달렸으니 타이어가 터질 일은 없는데...



어쨌건 이 차에 준비된 스페어 타이어는 템포러리.


자전거 타이어 처럼 얇아서 시속 80km까지밖에 달리지 못하는 녀석입니다.


이걸 끼우니 핸들이 절로 왼쪽으로 돌아갑니다.


어라 이거 왜 이래.


알고보니 탬포러리 타이어는 60PSI까지 공기를 넣어야 합니다. 집의 컴프레셔를 가져다가 공기 압력을 채우니 직진성이 괜찮아 지는 듯 했습니다. 에효.




타이어가 이렇게 됐습니다.


이상하게 약한 모습인데요?


알고보니


타이어의 옆면이 이렇게 닳아 있었습니다.

트레드가 닳은게 아니고 깍아낸 듯이 옆면이 사라졌네요. 이게 대체 무슨 일입니까.

이런 타이어를 끼운 채로 내준 아우디코리아도 잘못이 있긴 하겠습니다만

누군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보다 앞서 차를 탄 인물 탓이 큽니다.


아마 바람이 좀 빠진 상태에서 언더스티어로 원돌이를 한 것 같습니다. 원돌이는 그렇게 하면 안되죠. 원선회를 할 때는 중심이동을 확실히 시키고, 후륜이 미끄러지도록 해야죠.

저게 만약 자기 차라면 저리 무모한 짓을 했을까 싶어요. 시승차가 제 아무리 홍보용 차량이라 해도 어쨌건 남의 차잖아요.

사실 좀 아찔했어요. 제 과거 모습을 보는 듯 했어요. 저도 예전에는 대단한 인물이나 된 양 "홍보를 목적으로 차 내준건데, 막 타줘야 되는거 아냐?"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자동차 회사들이 시승차를 내주는데 막대한 비용을 내는데, 내가 써주는 '기사'가 그 비용보다 월등히 높은 가치가 있으니 시승차도 내주는거라고 착각을 한거죠.

하지만 몇년 지나니까 알겠더라구요. 내가 뭐 그리 잘난 인물이라고 남의 차를 막 다뤄요.

기업 홍보실은 모든 매체 기자들을 다 똑같이 대접할 수 밖에 없지만, 솔직히 말하면 당신이 타시는건 그리 도움이 되지 않거든요. 당신한테 이 차를 내준건 비용보다 효과가 있어서가 아니라 진상 떠는게 보기 귀찮아서였는지도 몰라요.

좀 착하게 아껴타면 좋겠어요. 만약 험하게 타더라도 실력이 되는 만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