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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신기술

BMW 이노베이션데이의 충격…우리 전기차와 무엇이 다른가 보니

그저께 'BMW 이노베이션데이'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행사는 BMW의 최신기술인 전기차 콘셉트, 즉 i3와 i8을 국내에 소개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 차들을 처음 본건 작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였고, 벌써 8개월 정도 된데다 직접 본것만도 한 너댓번 되니 조금 식상한 느낌이었습니다.

 

전기차가 대순가. 뭐 너도 나도, 심지어 중국 회사도 만드는 거잖아. 라는 생각이 들었던거죠.


그런데 한국에서 등장시킨 i3, i8를 보고 있자니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음...  전기차라면 이런거 아니었어?


현대차 블루온

이런거?

기아차 레이EV

아님 이런거?

ezone의 말도 안되는 저속전기차


그렇게 생각해 왔었지요.


전기차라는게 워낙 배터리 가격이 비싸서

일반 자동차 수준으로 가격을 낮출 수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경차 플랫폼을 이용해야 하고,

 

어쩔 수 없이 보기 흉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냥 참고 타야 하는 그런거라고 말이죠.

 

하지만 BMW는 생각을 완전히 반대로 했습니다.

이왕 비싼거 제대로 한번 비싸게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인거죠.

 

이렇게요. ㅠㅠ

 

아 너무 거창하다.

 

 


BMW가 i3와 i8을 선보인 이곳은 현대차가 제네시스 프라다를 처음 론칭한 바로 그곳. 청담동 비욘드뮤지엄이라는 곳입니다.

여기 뿐 아니라 강남 BMW 매장도 i3와 i8로 래핑 돼 있는 등 아주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프리미엄이라는 느낌이 물씬 납니다.

 

 

그리고 실내는 마치 우리가 어렸을때 어린이 회관에서 봤던 것 같은 그런 아기자기한 시설이 돼 있네요.

 

차의 장점을 설명할 수 있는 깨알같은 아이템들이 있는거죠.


일단 차체부터가 다르다고 설명합니다.

 

기존 양산차들은 모두 스틸을 기반으로 해서 알루미늄 등 경량소재를 더해 경량화를 시켰지요. 비싼 차만 알루미늄을 조금 쓰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오는 BMW의 전기차는 스틸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카본소재를 기반으로 알루미늄을 더해 초초초 경량화를 시켰습니다.

 

카본은 더럽게 비싼 소재기 때문에 양산차에서 카본을 널리 사용하는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물론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같은 차는 카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고는 합니다만.


무게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직접 들어서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카본이 들어있는 통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것 같은 무게, 왼쪽 스틸이 들어있는 통은 바닥에 본드로 붙여놓은 것 같은 정도의 차이가 느껴집니다.

 

 

범퍼도 들어볼 수 있도록 준비해 놨는데 카본으로 만든것은 사진에서 보듯 손가락만으로 잡아서도 쉽게 올릴 수 있지만,

철제로 만든 범퍼는 힘껏 들어도 들어올리기 힘들 정도의 차이입니다.

 

(사진에서의 모델은 미디컴 홍보맨 송민규 대리)


다양한 모니터와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가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어 주는 재미있는 코너도 있네요.


요렇게 나옵니다. 엣, 사진은 별로잖아요.

언니도 날 비웃고 있어. ㅠㅠ

 

 

 

핀볼 게임을 하면서 여러가지 에너지를 줄이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볼이 '카본 차체 적용' 이런것에 부딧치면 친환경 점수를 얻는 방식인거죠.

 

 

이건 진짜 어린이 회관 휠이 나네요. ㅋㅋ

 


i3와 i8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긴장된 표정이고.


 

이윽고 살며시. 그러나 전기 장치를 통해 베일이 벗겨집니다.

이런 초 간지.


 


너무 예쁜 것 같아요.

 

이 헤드램프는 레이저 라이트라고 하는군요.

레이저 하이빔 맞으면 앞차가 바로 비켜줄 것 같아요.


 

 


 


 

문을 한번 열어볼까염.

 

우악 걸윙도어.

 


 

실내는 이런 식의 오렌지색이 감싸고 있네요. 근데 이게 정말 실내를 찍은게 맞던가?

테일 부위도 어찌나 화려한지.


 


계기반은 풀 LCD로 만들어져서 그래픽으로 나와요. 기아 K9이랑 똑같네요. 짜식들 기아차 베꼈나 ?

 

 

 

이날은 정말 이상한 광경도 목격했습니다.

바로 이런 장면. 두둥.

쭉쭉 여성 모델이 있는데 찍지를 않아...ㅋㅋㅋ

 

차가 워낙 뽀대나면 이런 일도 있는가봐요. ㅋㅋㅋ


 

김효준 사장이 차에 대한 간략한 프리젠테이션을

본사 세일즈 팀에서도 왔고

양산 1팀의 프로젝트 매니저도 오셨고

 

디자이너도 오셨어요. 뭐야 호이동크가 아니잖아

 

정확히 어떤 부분을 디자인했는지는 모르겠어요. 팀작업이라고 하셨어요.


 

 

Q&A도 하셨지만, 별다른 정보는 주지 못하고 가셨어요. '잘 모른다'는게 답변의 절반 쯤 됐어요.

 

예를 들어 '원자력 발전소가 없는 경우 화석연료 발전을 해야 하는데, 예를들면 중국이 90% 이상 화석연료 발전을 한다. 그런 경우도 이 차가 진짜 친환경 차 맞느냐'고 질문 하자.

 

'중국은 잘 모른다'고 답하네요.

 

'그러면 화석연료 발전소만 이라도 얘기해달라' 했더니

'진짜 미안한데 솔직히 잘 모르겠어' 이러네요.

 

오늘 아무래도 답할 준비는 안된 것 같았어요. 저 사람들은 대체 왜 온거지?


 

어쨌건 i3의 실내예요.

 

좌우로 통해있는 벤치시트가 인상적이죠. 좌우로 넘어갈 수 있도록 디자인한게 자랑이라고 했어요. 왜냐면 좁은 곳에서 한쪽 문을 열 수 없을 때 반대쪽으로 탈 수 있기 때문이라죠.

 

하지만 BMW 타면서 운전석 문도 열 수 없는 곳에 주차해야 하는가 싶네요.

 

제 생각에 벤치시트는 필요한 경우에 침대로도 사용할 수 있고, 옆좌석에 앉은 사람과 친밀도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을 것 같은데. 아무튼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그럼 i8은 운전석 문 못열게 되면 어찌해야 하는걸까. 싶기도 했어요.

 

뚜껑 없는 차 로는 드물게 위로 열리는 걸윙도어는 현실적으로 양산이 불가능한 듯 했어요. 공간도 많이 잡아먹으니까요.

 

i8에는 뒷유리 아래에 이런 전동 스쿠터가 마련돼 있었어요.

스쿠터라고 해서 텍트 같은 것을 생각하면 오산이예요.

서양애덜은 스카이씽씽 같은걸 스쿠터라고 하거든요.

 


그렇다고 저게 진짜 달리는 건 아니고, 그냥 디스플레이라고 했어요.

심지어 저 뒷유리는 열리지도 않게 디자인 됐다고 해요.

 

 

헉 입구에서 프레스킷을 나눠주는 분이 예뻐요.

RPM9의 민병권 기자도 흘깃 쳐다봐요. 

앗 가만 보니 레이싱 모델 이가나씨. 이제 모델 안하고 입구에 서계시는 일을 하시나봐요.

 



여전히 예쁘시네요. 이가나씨 만수무강하셔요. ㅠㅠ

 

 

 

아유 사설이 너무 길었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날 제가 충격받은 이유는 이겁니다.

 

국산 전기차들은 원가가 높아지는 만큼 어떻게든 생산 가격을 낮추려는 방향으로 움직여 왔습니다.

 

그래야 소비자들이 구입을 해줄테니 말이죠.

 

그런데도 현대차 블루온이나 기아 레이 EV의 가격은 4천만원이 넘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차는 여기에 정부가 지원을 충분히 해줘서 3천만원대까지 끌어내려야 소비자들이 이 차를 구입해 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3천만원이 아니라 2천만원이라도 그 보기 흉한 차를 살 것 같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자동차를 사는건 결혼하는 것과 비슷해서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하는게 아닙니다.

 

산술적으로만 따지자면 차를 사는것보다 평생 택시만 타고다니는게 유익하지요. 그런데도 우리가 비싼 차를 사는건 순전히 그 차를 사고 싶어서지 사고싶지도 않은 차를 가격이 싸다고 구입하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자동차는 로망이고 미친짓입니다. 마트에서 쇠고기 사는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거죠.

 

 

4천만원이 넘어가는 차라면 이미 돈 없는 서민들이 엄두 낼 만한 차가 아닙니다. 더 비싸고 더 최고에 가깝게 만드는게 자동차 메이커가 해야 할 일입니다.

이제 전기차로 수익을 남기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미래의 자동차를, 모두의 드림카를 만들 수 있다는 기술력을 알리는게 전기차를 만드는 이유라고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