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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아이폰

소니 RX100M2의 보라돌이 문제 + 소니 RX10과의 비교

인터넷에서는 간혹 '진리'라 불리는 물건들이 있고, 이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단점도 언급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RX100도 그런 제품이지요. 그만큼 잘 만들어진 제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만, 인간이 만드는 물건이다보니 단점도 있습니다. 


특히 상업적인 제품인 이상 하극상을 일으킬 정도의 성능을 내지는 못합니다. 부각된 장점은 다들 아실테니 그외에 아쉬운 점은 어떤게 있는지를 말씀 드리려 합니다.


외관 - 만듦새는 좋은데 내구성이 이상해


요즘은 품질좋은 고릴라 글라스 같은 제품을 장착한 터치식 스마트폰이 대세로 돼 있다보니'어지간해선 스크래치가 나지 않는다'는 믿음이 생겼죠.


그런데 이상하게 RX100의 LCD화면은 너무나 연약해서 보호필름이 없으면 반드시 그날로 스크래치를 얻게 됩니다. 동전까지 갈 것도 없이 심하면 손톱으로 긁혀도 기스가 생깁니다.


더구나 제품 표면 상당부위는 대부분 검정색으로 된 금속인데 이게 다른 SLR카메라나 올림푸스 등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페인트가 까지고 쉽게 하얀 금속이 드러나보입니다. 아마 한쪽은 마그네슘이고 한쪽은 알루미늄이 아닐까 뭐 이렇게 막연히 추측해봅니다.


카메라가 지나치게 작고 그립이 애매해 좀 이상하게 잡아야 하는면도 아쉬운 점입니다.


RX100의 '보라돌이' 현상

전 주로 자동차 사진을 찍다보니 피사체가 거의 반짝거리는데, RX100은 렌즈 문제로 이 부분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합니다. 과거 소니 렌즈 내장 카메라들이 '보라돌이'라는 표현을 듣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RX100도 심각한 수준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조명이 반사되는 밝은 지점의 가장자리에는 어김없이 보라색이 돌면서 전체적인 색상이 왜곡돼 나타나는겁니다. 이렇게 되면 사진이 똑딱이로 찍은 티가 확 나고 쨍하지 못한 느낌이 나서 마치 여행와서 찍은 스냅사진처럼 돼 버립니다.


항상 그런건 아니었지만 문제는 제가 사진을 찍는 환경에서 가장 문제가 된다는겁니다. 가장 문제는 최대 광각, 최대 개방(환산 28mm / f1.8)에서 보라돌이가 심해진다는건데, 이 화각은 이 카메라의 핵심이라고 할만큼 중요한 장점인 부분입니다. 조금이라도 줌을 하면 바로 f3-f4.9까지 치솟게 되기 때문에 실내에서 찍을때는 거의 이 화각을 쓰게 됩니다. 그런데 이 화각에 문제가 있으니 카메라의 장점이 희석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최근엔 RX100M2를 써볼 기회가 생겨서 RX10과 비교해서 써봤습니다.



어쩐지 조금 나아진 느낌이 있긴 하지만 역시 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위와 아래 중 어느 것이 RX100 Mark2 인지 눈치 채실 수있겠죠? ^^


RX100이나 RX100M2나 최대 개방에선 보라돌이가 심각한 수준인데, 이 정도 화질 열화 문제는 이 정도 크기 카메라에선 피할 수 없는 문제로 보입니다.


RX100 vs RX10

아시겠지만 이 두카메라는 센서가 1인치 BSI CMOS 센서로 똑같습니다. 그런데 한 카메라는 매우 작고 다른 카메라는 작은 SLR에 근접한 크기를 갖고 있지요. 여기까지만 보면 휴대성을 고려해 당연히 작은 카메라(RX100M2)를 선택해야 할 것 같지만 조금 더 보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RX100은 최대 광각이 28mm로 RX10(24mm)에 비해 최대 광각이 조금 부족합니다. 반면 렌즈 밝기는 f1.8로 f2.8고정인 RX10에 비해 무려 한스탭 더 밝다는 점은 장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줌을 조금이라도 더 당긴다면 이 밝기는 바로 역전됩니다. 30mm부터 f3.0으로 늘어나고 50mm를 넘으면서부터는 금세 f4.9가 돼버립니다. 반면 RX10은 보라돌이도 없구요. 그립이 우수해 손떨림 방지에서도 RX10이 유리합니다.


렌즈밝기에 현혹돼선 안돼

f1.8, 혹은 f2.8이라면 괜찮은거 아닌가 생각하기 쉽지만 풀프레임 기준으로 환산해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서의 f 값은 렌즈 입장에서 본 밝기고 센서의 크기를 감안해 환산하면 실제 f값은 이보다 훨씬 어두워집니다. 빛이 그만큼 적게 들어오고, 심도도 깊어 아웃포커싱을 표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죠. 


아래는 dpreview.com 에서 퍼온 차트인데요. 


f2.8 고정이라고 돼 있는 RX10을 실제로는 f7.6으로 보고 있습니다. f4.9까지 커지는 RX100은 사실상 f13이 넘게 된다는겁니다. 물론 1인치 센서는 기존 똑딱이에 비해선 큰 편이지만 역시 FF나 APS-C, 마이크로포서즈와 비교하기에는 턱없이 작은 센서라는 얘깁니다. 


반면 RX10은 비교적 좋은 편입니다. 크롭바디에 캐논 18-135 F3.5-5.6 렌즈를 끼운 렌즈보다 초반에는 못하다가 70mm를 넘어서면서 더 좋아지는 걸로 돼 있습니다. 


이런저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RX100M2는 훌륭한 똑딱이 카메라임은 틀림없습니다. 작다는게 모든 것을 용서하게 만들어주는거죠. 하지만 크기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인지 여부는 돌아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