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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신형 쏘나타(LF)를 보니 (1) - 뼈대에서 꽤 많은게 보인다

아시다시피 최근 신형 쏘나타가 공개됐습니다.


지난 제네시스와 마찬가지로 뼈대(화이트바디=Body In White=BIW)를 자랑스레 선보인 점이 주목할 만 합니다. 


그동안 뼈대구조를 알고 싶어도 알지 못했는데, 이렇게 속속들이 보여주니 좀 더 신뢰가 갑니다.


그런데 막연히 아 BIW(뼈대)가 전시돼 있구나 이렇게 끝내선 안되고, 뭐가 어떻게 다르고 주목할만한 점은 어떤게 있는지를 


저도 잘은 모르지만 아는데까지 전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는 신형 쏘나타의 화이트바디입니다. 차체가 벽에 매달려있는데 보시기 편하라고 제가 사진을 돌렸습니다.



화이트바디 형상은 이전 차들에 비해서 굴곡이 더 많고 보강재를 많이 덧대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초장력강판을 쓰는 방식보다는 보강재를 많이 보태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는데, 

쏘나타는 국내에서만 만드는게 아니고 해외에서도 직접 생산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좀 더 낮은 급의 철강으로도 생산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다만 이게 현대제철을 살리기 위해서 이렇게 낮은 급의 철을 더 많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된건 아니었으면 합니다. 



독특하게 충돌 파손 부위(크래시존)를 구분해서 볼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었는데요.


전단부 에너지흡수..라고 돼 있는건 맞긴 하지만 스몰오버랩 테스트 같은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 얘기일 것 같습니다.


스몰오버랩은 저기 보이는 기둥(센터멤버)을 비껴서 맞기 때문에 에너지 흡수가 안된 상태로 고스란히 중간부까지 치고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요즘 가장 중요한게 스몰오버랩테스트인데요.


현대차는 아주 묘한 방법으로 돌파하는것 같습니다. 


원래 스몰오버랩테스트에서 차들이 탈락하는 이유는, 충돌 지점이 저 기둥을 피해서 부딪치기 때문입니다. 25% 지점이면 기둥을 칠 수가 없으니 그냥 충돌에너지가 승객석까지 그냥 들어오는게 문제입니다.


이 차의 경우 맨 앞쪽 가로기둥이 어떤 형식으로 놓여지는지 모르겠지만 이대로라도 기둥이 벽에 부딪쳐 줄 것 같습니다. 기둥을 양쪽 끝으로 멀리 배치했기 때문입니다.



엔진이 좌우 기둥에서 멀리 공중에 떠있어야 해서 아마 요철등을 지날때 별도의 해결책을 내놨을 것 같습니다. 



비껴 맞는 경우도 대응할 수 있도록 기둥 주변에 보강재도 더 많이 붙었습니다. 



"에이~ 스팟용접하면 초고장력 아니라더니 여기 스팟용접 돼 있네" 라고 하실수 있겠는데


이 부분은 충돌때 찌그러지는 부분이므로 초고장력을 쓰지 않습니다.



역시 스팟이 굉장히 촘촘하게, 이렇게 촘촘해도 되나 싶게 만들어져 있네요. 


스팟용접은 전기용접인데, 너무 가까우면 옆의 용접점으로 전기가 흘러 용접이 제대로 안되기 때문에 저렇게 가깝게 하는건 어렵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식인지 잘 해결한 것 같습니다.


팬더 안쪽 부분도 꽤 든든하게 기둥처럼 만들어져 있네요. 


스몰 오버랩은 어떻게든 Good으로 통과하겠다는 의지가 보입니다.



이번에도 보강재 위치를 잘 알아볼 수 있도록 테이프 마킹을 했는데


정말 한두개가 아닙니다. 마킹되지 않은 것 까지하면 어마어마한 숫자가 붙어있어요. 




군데군데 덧댄 부분을 알기 쉽도록 일일히 테이프로 마킹해놨습니다. 이렇게 많은 보강재를 붙인다니 생산 공정이 무척 길어지긴 할 것 같습니다.


가로기둥(크로스멤버)도 일반적인 경우보다 한개가 더 있고 높이도 좀 더 높은것 같습니다.







반면 서스펜션을 장착하는 스트럿타워 부위는 다른 차에 비해 무척 엉성합니다. 보통 여기 뭔가로 보강하곤 하는데, 그런게 전혀 없네요. 잘달리고 잘 돌고 잘서고... 이런것을 먼저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은 아닌것 같습니다.  





실내는 아주 좋습니다. 크로스멤버 위치도 측면 충돌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잘 잡혀 있습니다. 



트렁크에는 타이어 공간도 만들어져 있는데, 실제로는 타이어가 따라오지 않는 걸로 압니다. 수리키트가 들어있죠.



후방추돌에 대해서는 당연히 전면충돌에 비해선 조금 허술합니다.


천장에도 기둥이 허술하게 들어간게 아니고 5개나 있는데, A,B,C필러로 각각 이어붙이는 등 보강을 제대로 해뒀습니다.


파노라마 선루프를 선택하면 적어도 세네개는 빠지는건데, 안전을 생각하면 선루프 없는 모델을 선택하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화이트바디 자체가 예술품처럼 만들어졌습니다.


도색도 잘했고, 이제 어떤식으로 전시해야 하는지 현대차도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울림을 방지하기 위한 흡음재를 바닥에 덕지덕지 붙여놨는데, 정숙성과 로드노이즈를 많이 막아줄 수 있을걸로 생각됩니다.


하부에는 언더코팅을 쭉 해뒀는데, 굉장히 이미지도 고급스러워보이고

흔히 녹슨 바닥으로 흉보던것도 없어질 것 같네요. 


정비가 조금 불편해지긴 할테지만, 미적으로나 공기역학적으로

다운포스를 높이는 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 같네요.



핸들도 공개돼 있는데 아시겠습니다만 이게 컬럼타입 MDPS입니다. (C-MDPS)


랙타입(R-MDPS)에 비해 감각이 좀 어색하게 느껴지지요. 


비가역적인 기어를 사용한다는 면에서도 이거 괜찮은가라는 불안감도 있구요. R-MDPS도 고려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쨌건 여기서도 현대차의 꼼수가 보이는데요. 


핫스템핑 초고장력 강판을 많이 사용했다면서 이런 차체를 보여주면



아 저 보라색을 핫스템핑 했구나 이렇게 생각하실거잖아요. 


그런데 핫스템핑이라고 하는, 뜨거울때 달군 상태로 찍어서 온도를 급속 냉각시켜 강하게 만드는 철은 너무 단단해 스팟용접이 안됩니다. 


그런데 여기는 스팟 용접 자국이 보이네요.


B필러만 핫스템핑 철이고 A필러와 루프로 이어지는 부분은 일반 고장력 강판인것 같습니다. 


현대차는 이 정도도 초고장력이라고 표현하긴 합니다만, 일반적으로는 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같은 색으로 칠해놓으면 마치 같은 강도의 철인것으로 느껴지기 쉽지만,


저 B필러만 다른 보라색부위에 비해 유별나게 강력한 철로 돼 있다는겁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승객석 바닥에도 보라색이 있는데

저 자욱은 스팟용접이라기엔 너무 촘촘한것 같아서 레이저 용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 이 차의 화이트바디를 보고 여러가지가 느껴져서 몇마디 급히 적어봤습니다.


내일 이 차를 시승하는데, 시승하고 나서 시승기와 함께 보충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