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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1등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사용해보니

현재 국내서 가장 많은 판매를 자랑하는 내비게이션은 팅크웨어의 아이나비다. 작년 신모델인 '아이나비 스마트'를 내놓더니 올해는 하드디스크를 사용하는 '아이나비 스타'를 내놓아 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용산 전자상가의 한 내비게이션 매장을 나가보니 수많은 내비게이션이 진열되어 있었다. 다른 내비게이션들은 7인치를 자랑하기도 하고 대용량임을 내세우기도 했지만, 아이나비 내비게이션은 그런 특출난 기능을 내세우지도 않고서도 진열대의 맨 앞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상한 것은 그 뿐 아니었다. 아이나비는 다른 제품에 비해 꽤 비쌌다. 액정의 크기와 내비게이션의 성능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훨씬 덩치 큰 제품에 비해 비싼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됐다.

매장 점원에게 물으니 "아이나비가 맵이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4인치를 고집하는 이유

시장에는 LCD가 4:3 형인 4인치 모델과 16:9에 가까운 7인치 모델이 나와있는데, 일반적으로 막연히 7인치 모델 더 좋은 제품인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내비게이션을 판매하는 점원의 얘기는 달랐다.

7인치 와이드 모델의 경우 차에서 영화 등 동영상을 볼 때 보다 넉넉한 화면을 즐길 수는 있지만, DMB나 내비게이션에는 7인치 와이드가 필요치 않은데다 앞 유리에 장착해야 하는 내비게이션 특성상 지나치게 앞을 가리는 것도 단점이 된다는 것.

그외에도 내비게이션에서 지도를 나타내는 영역을 비교해보니 16:9에 가까운 와이드 모델의 경우 화수 기준으로 좌우 영역은 좀 더 넓었지만 위 아래로 나타낼 수 있는 공간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좁은 경우도 있었다. 또 DMB방송의 경우 현재 4:3으로 송출되기 때문에 좌우 공간을 비워두거나 좌우로 잡아 늘려 화면을 채워야 했다.

무엇보다 이 둘의 가장 큰 차이는 7인치 모델은 휴대가 불가능하지만, 4:3 모델은 대부분 자체적인 배터리도 장착하고 있어서 휴대가 가능하다는 것.

이 제품의 경우 2800mAh로 동급 최고인 충전 배터리를 갖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리튬이온 보다 안정성이 높고 가벼운 리튬 폴리머 전지여서 휴대가 간편하며, 여름철 차체가 뜨거워지거나 충격을 받는 상황에서도 폭발할 우려가 없다.

휴대폰 충전잭과 동일한 충전코드를 이용할 수 있어 충전하기 편리한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휴대폰마냥 한번 충전으로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계속 DMB를 시청하면 최대 약 4시간 정도 사용이 가능했다.


별걸 다 하는 내비게이션

단순히 원하는 곳까지 찾아만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려는 목적지 주변에 음식점, 숙박업소, 관광지, 카페 등을 찾을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유명한 식당은 메뉴와 설명, 전경 사진까지 살펴본 후 전화번호를 보고 예약까지 할 수 있었다.

주말 여행지로 영화에 나왔던 장소를 찾아간다거나 유명한 맛집을 찾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테마를 제공하는 것도 재미있다.

메뉴는 네비게이션 기능인 '아이나비'를 제외하고도 DMB, 동영상, 오디오, 사진앨범, 차계부, 게임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미리 다운로드 받은 드라마나 뮤직비디오 혹은 영화등 동영상을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지만, 평소 보고싶던 영화를 미리 저장해두는 정도로 부지런하지 못하더라도 지상파 DMB TV를 이용하면 좋다. 과거의 차량용 TV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한 화질인데다 빠른 속도로 이동 중에도 화면이 이상없이 나왔다.

무엇보다 길이 막혀 차가 꼼짝도 못하는 상황에서 내비게이션을 작동시키는 것과 동시에 DMB를 시청할 수 있도록 '멀티테스킹'을 지원해 편리했다.

단 근교로 나가면 안테나를 길게 뽑아야 화면이 나오고, 수도권을 벗어나면 아예 화면이 나타나지 않는다. 외장형 안테나를 추가하면 보다 많은 지역에서 DMB 방송을 볼 수 있게 된다.

MP3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 기능이나, 사진 앨범, 게임 기능 등은 편리했지만 차에서 보다는 도보로 다닐때 사용할 일이 많았다.


맵이 어떻게 좋길래

흔히 '아이나비 맵'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지도 정보가 아니라, 지도를 구동하는 프로그램이나 그 안의 아이콘 등의 그래픽, 사운드까지 모두 포함한 것이다.

이 '아이나비 맵'은 저가형 제품과 달리 다양한 기능과 다채로운 그래픽을 보여줬다. 지도를 3차원으로 보여주는, 일명 '버드뷰'는 평상시에는 먼곳을 보여주다가 교차로에 가까와지면 교차로를 보다 상세히 볼 수 있도록 시각이 자동으로 변화되기도 했다. 이 버드뷰의 배경에는 산과 해,달 등이 나타나고, 해질녁이 되면 노을이, 밤이되면 별이 뜨도록 디자인 되었다.

2차원 평면 지도도 제공되지만, 일반적인 운전 상황에선 도로 상황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버드뷰'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네비게이션 화면의 레이아웃 구성도 편리하게 이뤄졌는데, 터널에 들어가는 상황, 길을 벗어나는 상황 등의 반드시 알아야할 사항이 발생하면 화면을 절반으로 갈라 왼편에는 계속 지도가 보이도록 하고 오른편에는 3D 그래픽으로 지시사항을 큼직하게 표시 해줬다. 예를 들어 인터체인지에 도착하는 시점이 되면 음성으로 설명이 나오고 화면이 반으로 갈라지며 빠져나가야 하는 시점을 화살표로 짚어가며 가르쳐주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출구를 놓칠 수 없었다.

또 다음 지시되는 길을 따라가기 위해선 몇 차선을 타야 하는지, 또 이번 지시후에는 어떤 지시가 나올 것인지를 미리 표시해 주는 점도 매우 큰 도움이 됐다.

뿐만 아니라 경로를 '최단경로', '추천경로','고속도로 우선','무료도로우선'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는데, 추천 경로의 경우 상습정체구간을 우회하는 경로를 표시해주는 인공지능적인 면모를 발휘하기도 했다.

아이나비는 목적지를 검색할 때 명칭 뿐 아니라, 지역이나 전화번호로도 검색이 가능하지만, 의미소 단위 검색이 되지 않는 점이 다소 아쉬웠다.

집, 회사, 즐겨찾기 등 미리 설정한 곳은 버튼 한번으로 즉시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버튼이 디스플레이 바깥에 나와있어서 화면을 보지 않고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지도 업데이트는 어떻게

지도의 업데이트는 PC에서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이뤄지도록 했다. 특히 카메라 위치 등은 정기적인 업데이트와 별도로 1~2주에 1회 정도 업데이트가 됐다.

사용자가 다운로드만 제때 했다면, 새로 만든 작은 길의 경우도 놀랄만큼 꼼꼼하게 적혀 있었을 뿐 아니라 과속 카메라의 위치도 꽤 정확하게 표시해줬다.

팅크웨어 측에 의하면 아이나비의 이용자들이 지도의 문제점을 홈페이지에 적어주면 팅크웨어는 즉시 해당 지역을 조사한 후 아이나비 지도에 반영한다는 것.

국내 최고의 사용자를 자랑하는 아이나비는 20만명 가까운 운전자가 이용하고 있는데, 이 중 5%만 문제점을 적어줘도 팅크웨어측에서는 경쟁사와 비교가 안되는 막대한 DB를 얻게 되는 셈이라고 했다.

아이나비는 이미 많은 사용자로 인해 점차 지도의 품질이 자연스레 발전하고, 이를 토대로 더욱 많은 유저를 끌어 모을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

지도 업데이트를 위한 자체 조사도 정기,비정기로 나눠 이뤄지기 때문에 시골의 중간 규모 마트까지도 모두 검색된다. 이 지도 업데이트를 위한 조사팀을 운영하는 비용도 막대하기 때문에 후발주자들과 지도 정보에서부터 차별화 된다.


탁월한 것에 대한 더 큰 기대

국산 내비게이션은 해외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디스플레이가 화려하고 기능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아이나비의 내비게이션은 산자부로부터 GD마크를 받는 등 케이스 디자인부터 맵까지 디스플레이가 매우 탁월하고 직관적으로 만들어져 한국 시장에서 선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팅크웨어는 DMB, 동영상, MP3, 게임 기능 등을 최초로 내장한데다 넉넉한 충전 배터리 등을 장착하여  고급 내비게이션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다. 기능이 많은만큼 다운되는 경우가 없지는 않았지만, 국내 내비게이션 제품들 중엔 가장 뛰어난 수준의 안정성이다.

인터넷을 통해 배포되는 업그레이드 소프트웨어를 추가로 설치하자 기능이 강화되고 점차 안정성이 높아지는 모습에 더 많은 기대를 하게 됐다.

국산 내비게이션이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소비자들이 필요로하는 기능도 많고, 불만사항도 적잖다. 1등 기업이 더욱 획기적으로 발전한 내비게이션을 만들어 다른 기업들에 좋은 본보기가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