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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2000~5000만원

포드 머스탱 컨버터블을 타보니

사실 포드 머스탱은 꽤 살만한 가치가 있는 차입니다.

'나는 전설이다'의 전작인 1971년작 '오메가맨'에는 1970년식 포드머스탱이 나오는데요.

오늘날의 머스탱은 바로 이때의 모델을 리바이벌(revival) 시킨 것으로 최신 차인데도 불구하고 클래식한 느낌의 차입니다.

이런류의 디자인 조류는 일본에서도 한때 유행했던 것인데요. 미국에서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사진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저 앞부분이 꽤 멋집니다.

요즘 20대 초 중반 젊은이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30대가 느끼기엔 어렸을때 그리던 로망이라고나 할까요?

어쩌면 젊은 소비자들은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차라서 더 매력적이라고 느낄지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전동 컨버터블이지만, 마지막 부분에 두개의 잠금장치를 채워줘야 하는 반자동입니다. 사실 포르쉐 박스터 같은 모델들도 마지막에 고리를 채워줘야 하는 차라는 점에서, 그 부분을 단점이라고 말할수 만은 없습니다.

 

             

차의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육중하고 존재감이 느껴집니다. 무뚝뚝한 선이 미국차임을 멀리서도 알 수 있게 합니다.

배기량은 4천CC로 어마어마하지만, 213마력으로 배기량에 비해 그렇게 강한 엔진은 아닙니다.

2000cc인 골프 GTI가 200마력인 것에 비하면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엔진이라고 하겠습니다.

차체는 꽤 출렁이는데,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드라이빙은 날렵한 코너링도 재미지만, 드리프트가 쉽사리 일어나거나 출렁여도 재밌습니다.

물론 레이싱을 한다거나 꼬불꼬불한 길에서 배틀이라도 붙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육중한 바리톤의 배기음덕에 이 차는 매우 빠르게, 잘 달리는 느낌이지만, 속도계를 보면 예상한 것보다 20km/h 정도는 낮습니다.

공기역학은 아예 감안하지 않았는지, 컨버터블 톱을 열었을 때 공기가 마구 들이쳐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기 어렵습니다.

 

도어에는 비밀번호로 문을 여닫을 수 있는 버튼을 마련했고, 사이드 미러는 두툼하고 튼튼해 보입니다.

그러나 사이드미러는 전동으로 접히기는 커녕, 수동으로도 접히지 않아 문화적 충격을 느끼게 됩니다.

 

안개등이 그릴 안쪽에 들어가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정말 클래식한 느낌의 헤드램프도 고전 영화에 들어와 있는 듯한 인상입니다.

 

실내는 완전한 회색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잘 정리됐다고는 할 수 없으나, 별다른 꾸밈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단순한 인테리어입니다.

  

기어노브의 디자인이 항공기 스로틀 레버 같이 생겼습니다. 버튼을 누르고 아래로 당기면 드르륵 하고 1단으로 내려갑니다. 스텝게이트 방식이 아니라서 D에 놓았는지 3에 놓았는지 눈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가느다란 핸들이 과거 오락실 게임기를 만지던 추억을 떠오르게 합니다. 에어콘 토출구도 크롬색으로 칠해져 있는데, 에어컨을 틀 때 마다 어김없이 이슬이 맺힙니다.

 

옛날 라디오를 보는 듯한 속도계 디자인도 인상적입니다.

 

적다보니 나쁜면만 적은것 같은데, 사실 그렇게 못봐줄만한 차는 아닙니다.

차의 디자인도 뛰어나고 희소성도 있기 때문에 길에 나가면 시선을 집중받을 수 있고, 부르릉 하는 사운드며 운전하는 재미도 꽤 쏠쏠합니다.

가격은 4200만원대. 가격상으론 GM대우의 G2X와 동급이지만 '덩치'나 '폼'은 이 차 쪽이 훨씬 우위입니다. 물론 이 차는 G2X와 달리 '야~타!'를 위한 뒷좌석도 넉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