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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7000만~1억원

인피니티 EX35 시승기

지난달 11일, 국립극장 앞에서 인피니티 EX35의 시승영상을 촬영하고 있는데, 한 여성이 다가와 먼저 말을 건냈다. 수많은 차를 시승했지만, 여성이 먼저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차 가 너무 예뻐요"

목소리의 주인공은 국립국악관현악단에서 아쟁을 연주한다는 정재은씨.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구석구석 엿보는 표정이 영락없는 어린애 같았다.

그녀는 "여러가지 악기를 넣는 경우가 많아 트렁크가 큰 차를 선호한다"고 했다.

뒷 트렁크를 열고 작은 버튼을 누르자 뒷좌석 등받이가 앞으로 젖혀지며 냉장고도 실을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 생겼다. 다른 차들은 다시 원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손으로 등받이를 세워야 하지만, 이 차의 경우는 버튼만 누르면 다시 전동으로 일어났다. 그녀는 이 기능을 무척 좋아하는 눈치였다.

“이 차 모델명이 EX? FX의 하위모델인가요?”

사실 EX는 FX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더 편안하고 다양한 기능들을 갖췄기 때문에 딱히 하위 모델이라고 할 수 없다. 인피니티의 차들은 어떤게 차급이 더 높은지 순서를 매기기 어렵고 모두가 독특한 성향을 갖춘 강력한차다.

그녀는 잠시 차를 몰아보더니 "여자가 몰기에 좋도록 편하게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내도 밝고 예쁘게 꾸며진데다 패달과 핸들도 가벼워 전혀 힘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소음도 적고 승차감까지 편안하다고 했다.

일반인들이 처음 타보는 차를 주차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 이 차의 경우는 차량을 위에서 내려다본 것과 같은 영상을 모니터에 비춰줘 누구나 주차를 쉽게 해낼 수 있었다.

국립극장에 그녀를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에는 일부러 굽은길을 택해 달렸다. 속도를 내다보니 약간의 괴리감이 느껴졌다. 소프트한 SUV를 탔다고 생각했는데 기울어짐도 적고 미끄러짐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이 차는 단단하기로 유명한 인피니티 G35, G37 등이 채택한 FM플랫폼을 공유하는 차라고 한다. 거기에 4륜구동까지 더했으니 미끄러짐이 극도로 억제된 것이었다. 겉모양은 SUV에 가깝지만, 내용물은 스포츠카인 셈이다.

이 차는 G35세단에서 사용되는 신형 V6엔진을 장착해 302마력을 낸다. G35가 315마력인 것에 비하면 마력이 다소 낮지만, 최대 토크를 더 낮은 엔진 회전수(RPM)에서 나오도록 설계 했기 때문에 시내 주행에서도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었다.

이 차의 가격은 5470만원(부가세포함)으로 인피니티 G35 세단에 비해 460~720만원 가량 비싸고 BMW X3 3.0(6980만원)에 비하면 1500만원가량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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