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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기아 자동차 "우리 차 사진 올린 네티즌들 전부 소송"

기아차동차 측으로부터 황당한 메일을 받았습니다.

기사에 들어간 사진이 자사의 출시 전 차량을 담고 있으니 소송을 하겠다는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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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이: 폭풍동팔

안녕하세요
기아자동차에 근무하는 사람입니다.
귀하께서 올리신 게시물 중에 쏘렌토 후속 내/외장 사진이 스크랩 되어 게시물로 있습니다.

이가 인터넷에 2차, 3차 유포될 경우
회사의 이익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인터넷에 유포한 유저에게 법적 조치를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게시물 삭제를 요청 드리며
게시물이 삭제가 되지 않을 시 법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중략>

경향신문 에서도 협조를 부탁 드리며 협조가 되지 않을 시, 당사의 비상 보안팀에 의뢰하여

법적 조치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게시물 : http://media.daum.net/economic/autos/view.html?cateid=1074&newsid=20080717134512162&cp=khan&RIGHT_TOPIC=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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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이미 사이버 수사대에도 의뢰를 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게시하신 사진에 대해 당사가 저작권이 있으므로 분명한 저작권 침해가 된다고

사이버 수사대에서 알려주었습니다.


다시한번 이에 협조 요청 드리며

게시물을 7/31 (목) 한으로 삭제하시지 않으신다면 고소하는 방법도 생각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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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정말 프로 기자님이 신지 궁금하군요

기아자동차의 사진이며 해외 사이트로 유출이 되었다면

뉴스 기사로 올리기 전에 회사 홍보실과 먼저 연락을 취하시는게 맞는게 아닌가요??

그렇지 않다면 원본사진이 게시되었던 네덜란드 사이트에 저작권이 있으므로

오토위크 측과 연락하여 허가 후, 게시하실 수 있거나 저작권은 오토위크로

밝혀야 하는 것 아닌가요??


오토위크라는 단어를 삭제하다시피 사진을 오자이크 처리하여 저작권이

경향신문측에 있다고 올리시니 볼수록 어이가 없군요


계속적으로 비협조하신다면 법적으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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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과는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서 기아차 본사와 얘기가 이미 마무리 된 상황이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상황이 잘못됐다는것을 깨달았는지 부랴부랴 자신의 상관에게 보내는 메일을 포워드해 주었는데, 그 내용 또한 가관입니다. 내부 사정을 기자에게 속속들이 알려주는 내용이라 기사꺼리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여러개의 메일이 있습니다만 한개만 올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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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 과장님과 통화 한 결과
OOO 과장님께서 홍보팀 강현근 대리와 통화 하였으며
현재 홍보팀에서도 이 건에 대해 내부 보고가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또한 모자이크 처리된 사진의 기재에 대해서 홍보팀에서 알고 있으며
경향신문 측에서 모자이크된 사진으로 기사를 올리는 것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OOO 부장님!!
저희는 모자이크된 사진 마저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인데 홍보팀에서 이미
경향신문 측과 이야기가 된 사항이라 하여 경향신문과 법적 조치는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모자이크된 사진을 경향신문 측에서 기사화 한 것이 향후에 문제가 된다면
홍보팀에 책임이 있게 됩니다. 확인 부탁 바랍니다.
 
김한용 기자님!!
이는 경향신문과의 문제가 아니라 저희 회사 팀간의 문제가 될것 같습니다.
내부적인 결정 이후에 경향신문사 측과 이야기가 되야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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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황당해서 잠시 검색을 해보니 이 사원은 여러 까페는 물론 개인 블로그 등에도 게시물을 올려 협조를 하지 않으면 소송을 하겠으니 게시물을 삭제해달라는 내용을 올려두었습니다.

심지어 네이버에는 사장 명의의 공문을 보내 자사 차량의 사진이 게시된 모든 게시물과 사진을 삭제할 것을 명령하기까지 했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사원이 제게 네이버측에 보낸 공문 내용까지 스캔을 떠서 보내줬습니다. -_-;

실제로 네이버와 다음의 이 사진들은 모두 '저작권 위반 게시물'이라며 삭제되거나 비공개 처리가 됐습니다. 저작권 위반을 저작권자가 아닌 제 3자가 문제 삼을 수 있다는 점도 놀라운 일입니다.

네티즌 수사대니, 시민기자니 추켜세우고 있지만, 정작 메이커에서 공문 한번만 보내면 네이버에서는 모든 기사가 삭제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한나라당 모 의원이 "네이버는 평정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네이버에서 10억 상당의 명예훼손 소송을 재기한 모양인데, 저도 그렇게 말하지 않을 수 없네요. 네이버는 평정됐습니다. 옳은 말을 했는데 소송을 걸다니 가당치 않습니다.

물론 네이버, 다음을 제외한 다른 웹사이트에는 이 사진들이 그대로 올라 있습니다. 해외 사이트는 물론, 보배드림, DCINSIDE등의 웹사이트에도 사진이 있습니다.

취재를 계속하다보니 처음에는 이 사원이 스스로 영웅심에 불타 이 일을 시작한 것으로 여겼는데, 가만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 기아차 본사가 나서서 일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기아차 직원 말에 따르면 저를 비롯한 많은 네티즌들이 현재 사이버수사대에 신고 당했고, 조사에 들어가 있는 상황입니다.

엄포인지도 모르지만, 고소까지 불사하겠다고 하니 피해를 입는 네티즌들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도 됩니다.

다시말해 기아차는 자신의 차를 구입할 소비자들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셈입니다.

위 글은 정리해 월요일에 기사화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