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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박스터 "Porche 아니고 Boxter도 아니예요"


오늘은 포르쉐 박스터 S 911 카레라4S를 시승했습니다. 

음.. 시승기를 쓰려다가 문득 궁금해진게 있습니다.

영어로는 Porsche Boxster S 라고 쓰는데요.

이 어려운 이름을 사람들이 정확히 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포르쉐 마니아라고 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틀려 버리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구글에서 한번 검색해봤습니다.

Porche로 입력한 문서가 몇건이나 되는지 보니


무려 627만건이나 됐습니다.

이번에는 정확한 스펠링을 입력한 경우를 검색했습니다.


1억600만건으로 훨씬 많았습니다만.

그래도 잘못치는 경우가 6% 가량 되는셈이죠.


마찬가지로 틀리기 쉬운 스펠링이 바로 박스터입니다.

Boxer와 roadster를 결합해 Boxster 입니다. 뭐 말하자면 복스스터 정도 되는거죠. 

Boxer는 권투선수를 말하는게 아니라 박서 엔진에서 이름을 따온것입니다.

일반적인 엔진은 피스톤이 세로로 서 있지만, 포르쉐의 엔진은 가로로 누워있고 마주보고 있어서 수평 대향형이라고 합니다.

박서엔진은 단순히 수평대향형 엔진과 또 다릅니다.

그림을 보면 왜 박서라고 부르는지 알 수 있을겁니다.


마치 권투선수(Boxer)가 글러브를 끼고 보디블로를 집어넣는 모습이 연상되지 않습니까?

엔진이 폭발하면서 어느 방향으로든 진동이 생기기 마련인데, 박서엔진은 동시에 양쪽의 피스톤을 폭발시킴으로써 서로 진동을 상쇄시킨다는 것이 이 엔진의 핵심입니다. 

내연기관의 아버지이자 메르세데스-벤츠의 창립자 칼 벤츠가 일찌감치 고안한 이 박서엔진은 제작비가 비싸고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자동차에는 거의 사용되지 못했습니다. 주로 대형오토바이나 비행기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자동차에 장착하려면 앞쪽은 휠하우스 때문에 장착이 어렵고, 뒷편에 엔진을 장착하는 포르쉐, 폭스바겐 비틀(구형)등에서만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일본 스바루(Subaru)는 임프레자에서 4기통 박서엔진을 앞쪽 엔진룸에 넣는 마술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여튼, 구글 검색에서 Boxster를 Boxter로 잘못 쓰는 경우는 1,580,000건으로 정확히 쓴 9,290,000건의 무려 17%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 이럴수가. 아름다운 박스터가 객지에서 이름까지 달리 불리고, 이래저래 고생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니가 수고가 많다 T-T)

부디 포르쉐 마니아 여러분들은 아름답고 정확한 스펠링을 구사해주시기 바랍니다. T-T

물론 구글 검색에서 잘못된 스펠링도 바로잡아 검색하는 경우도 일부 있겠고, Boxter라는 또 다른 명칭의 물건이 존재할 가능성도 일부 있습니다. 구체적인 숫자가 정확하다는 것은 아니고, 대략적으로 이렇게나 많이 스펠링을 틀리고 있다고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스펠링 틀리는 우리 소비자 잘못은 아니고 포르쉐가 이름이 너무 어렵게 짓는다고 보는게 맞을 것입니다.

소형 하드톱 2인승 쿠페인 카이맨 Cayman이라고 씁니다. 악어 이름의 한 종류지만 남태평양의 열도를 뜻하는 경우 케이먼 이라고 읽습니다.

SUV모델인 카이엔의 스펠링은 아주 심지어 CAYENNE인데, 이 정도면 거의 스펠링 고문입니다. 맥시코 고추의 한 종류라는데, 그래서인지 심지어 신차발표회때 고추를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T-T 이 또한 프랑스의 한 지역 이름으로 말할 때는 '카옌'이라고 읽습니다. 

이름이 왜 이렇게 힘든지, 길기도 길어서 경우에 따라선 Porsche 911 Carrera Turbo S 라는 식으로 마구 길어지기도 합니다.

포르쉐가 이름짓는게 이렇게 유별난 것은 아마도 단점인 동시에 장점이기도 할겁니다. 골수 마니아들에게 '아는사람만 아는차'라는 느낌을 심어주고, 또한 뭔가 썰을 풀고 자랑할 꺼리를 만들어준달까요. 자고로 '명품'은 모름지기 '스토리'가 필요하니까요. 

한편 일부 미국 사람들은 포르쉐를 폴쉬아~ 하는 식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들은 또 그런 "쉐~" 발음을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하더군요. 오늘날의 포르쉐가 있었던 것은 이런 세심한곳까지 들여다보는 심미안 덕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