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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2000~5000만원

폭스바겐CC…디젤이냐 휘발유냐 그것이 문제로다

최근 유럽산 자동차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디젤엔진 승용차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들 수입 디젤차들은 소음이나 진동이 심하다는 선입견을 깨뜨리기 충분할만큼 매우 정숙하고 안정적으로 변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장점이 있어 소비자들을 고민하게 만듭니다. 디젤엔진의 연비가 더 높은건 모두 동감하지만,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디젤엔진이 절대 성능까지도 더 강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디젤은 토크가 더 뛰어난 반면 마력은 휘발유엔진보다 약간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최대 엔진 회전수가 휘발유엔진에 비해 낮기 때문인데요. 최근 디젤엔진은 토크가 워낙 강력해 적은 엔진 회전수로도 오히려 강한 마력을 낼 수 있도록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BMW 320i나 520i의 2.0리터 휘발유 엔진은 156마력입니다. 국산차 2.0리터 휘발유 엔진 중 가장 강한 힘을 내는 '쏘나타 트렌스폼'의 엔진 또한 163마력을 내는데 그칩니다. 

반면 BMW 320d나 520d에 들어가는 디젤 엔진은 177마력이라고 하니 디젤의 '마력'이 휘발유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은 옛말이 된 셈입니다.

수입차들은 동일 차종에 디젤과 휘발유를 선택할 수 있게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체 어떤것을 사야할지 고민이 됩니다.

때문에 직접 두 차를 놓고 비교 시승해봤습니다.

폭스바겐 CC 디젤 vs 휘발유

디젤엔진으로 국내시장에서 큰 인기를 끄는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신차를 내놓으면서 디젤엔진 모델과 휘발유 엔진 모델을 동시에 선보였습니다. 폭스바겐 티구안과 폭스바겐 CC 등이 같은 차체에 엔진과 변속기만 다른차가 나옵니다.

이들 차량은 디젤 170마력 엔진 혹은 휘발유 200마력 터보 엔진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력은 휘발유쪽이 높지만, 토크는 디젤이 35.7kg·m인데 비해 휘발유 엔진은 1700RPM에서 28.6kg·m 수준으로 디젤이 훨씬 강력합니다.

물론 폭스바겐 CC에 내장된 휘발유엔진 토크가 디젤엔진 모델에 비해선 다소 떨어진다고 하지만, 다른 차에 비하면 강력한 토크입니다. 예를들어 현대 쏘나타 트랜스폼의 엔진은 4500RPM에서 20.1kg.m를 내기 때문에 평범한 엔진에 비해 더 쉽게 강한힘을 낼 수 있는 엔진입니다.

이 엔진은 '인터내셔널 엔진오브더이어 2009'에 선정된데다 골프 GTI에도 내장될 정도니 꽤 검증된 엔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폭스바겐 CC의 경우 디젤엔진 차가 DSG를 갖추고 있지만 휘발유 모델은 일반 자동변속기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대체 어떤 엔진의 차를 사야 하는 걸까요. 가격마저 5040만원으로 동일하니 어떤차를 살지 더 헷깔릴수 밖에요.



테스트 트랙에 올려보니 

정확한 느낌과 성능을 비교하기 위해 AboutCAR 트랙에 올려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역시 이번 테스트에도 AboutCAR의 STIG가 도움을 주었습니다.

폭스바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두 차의 스펙은 이렇습니다.
  • 폭스바겐 CC 휘발유 : 0-80 / 0-100km/h : 5.5초 / 7.8초   , 연비는 10.6km/l
  • 폭스바겐 CC 디젤 : 0-80 / 0-100km/h : 6.2초 / 8.6초 , 연비는 16.2km/l (폭스바겐 측정치)



가속력:
디젤의 경우 출발 가속이 좋았고 RPM이 낮은 상태에서도 가속이 쉽게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트랙에 올려서 계측을 하니 결과는 딴판이었습니다.

드래그 테스트를 했습니다. 저희는 400m 주행을 기준으로 했는데요. CC 휘발유 차가 지나간 0.5초 후에 CC 디젤차가 도착했습니다. 실제 도착지점에서 차량간 거리는 약 20m 가량 차이가 났습니다. 몇번을 해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변속충격:
디젤모델의 DSG는 휘발유 모델의 자동변속기에 비해 변속 충격이 심했습니다. 또 디젤엔진이 약간 더 무거운 관계로 엔진룸이 더 무거워져 코너에서의 추종 성능이 휘발유 모델에 비해 떨어졌습니다. 

핸들링 느낌:
휘발유 모델에 대한 STIG의견은 "마치 돌고래가 헤엄치는 것 같이 부드럽게 회전한다"고 했습니다. RPM을 회전시킬 수 있는 여지도 휘발유 쪽이 더 높아서 변속을 자주 할 수 있었고, 다루기 편했습니다.



AboutCAR 테스트 트랙의 주행시간은 이렇습니다.
  • 폭스바겐 CC 휘발유 : 54.2초
  • 폭스바겐 CC 디젤 : 56.1초
시간 측정은 이렇게 했습니다.

1) 차종을 바꾼 후 충분한 연습주행을 하고 실제 주행을 합니다.  2) 러닝 스타트로 2바퀴째를 잽니다. 3) 지나치게 과격한 운전이 아니라 평상시 주행하는 정도의 속도로 잽니다. 4) 트랙 주행은 이 트랙에 매우 익숙한 우리 STIG가 합니다.
참고로 STIG의 평상주행이 제가 직접 모는 것에 비해 5초가량 빠릅니다.



성능? 디젤의 토크고 뭐고 무조건 휘발유엔진

우리는 휘발유 200마력과 디젤 170마력 중 선택해야 한다면 성능면에서는 반드시 휘발유엔진을 선택해야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디젤의 토크가 강하긴 하지만, RPM을 끌어올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늦어 실제 반응은 더디게 느껴집니다. 물론 이는 GTI에 들어가는 200마력 터보엔진처럼 비교우위를 따질 수 없을 만큼 두 엔진이 모두 뛰어난 경우 휘발유엔진을 선택하라는 것입니다. 일반 휘발유엔진에 비하면 터보 디젤엔진이 여러모로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연비가 중요하게 여겨진다면 디젤 엔진 차량을 선택하는것도 좋겠습니다. 줄어드는 연료비는 약 33%가량입니다.  휘발유모델 CC를 타는 사람이 한달에 연료비 30만원을 쓴다면 디젤엔진CC로만 바꿔도 연료비 10만원씩 절약할 수 있을겁니다. 1년이면 120만원이군요. 크다고 생각하면 큰 금액이고, 5천만원짜리 차를 사는 사람 입장에선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금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