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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출시행사

1억3990만원짜리 벤츠 E 63 AMG에 앉아보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단순히 중간급 세단으로만 생각하던 사람들은 아마 깜짝 놀랄것 같네요.

대형세단인 S클래스의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 E클래스, E63 AMG가 31일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이 차는 S 350L 버전의 국내 판매가격인 1억3990만원과 동일한 가격이 책정됐습니다.

일반적인 E클래스라면 2.3리터 엔진으로도 "잘나간다"고 표현하는데요. E63 AMG 는 E클래스의 차체에 무려 6208cc엔진을 장착한 무서운 차입니다.

어이구 세상에 525마력이란다~! 경사났네~ 지화자~!



AMG가 만드는 이 차의 엔진은 V8 형식으로 사운드가 우람하고 자연흡기라 터보렉이 없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최대 출력은 525마력, 최대 토크는 64.2kgm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힘을 갖췄습니다.

이 엔진을 단 차를 직접 운전해보니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커다랗고 럭셔리한 덩치를 휠스핀을 내면서 이리저리 몰아붙이니 말이죠. ESP를 끄고 풀엑셀을 하자 차가 직진하지 못하고 꼬리를 좌우로 움직이면서 타이어를 태워대는데, 만약 전자제어장치가 없다면 풀엑셀로 100미터도 제대로 운전할 수 없겠다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테일파이프는 2개씩 4개나! 테일램프는 좀 마음에 들지 않아 무슨 링컨 MKZ 같기도 하고, 국산차 같기도 하고.


E클래스의 비교적 가벼운 차체에 이 엔진을 장착했으니 4.5초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합니다. 변속기는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로 변속시간이 더 빨라졌습니다. 변속 모드를 얼마나 거칠게 할 것인지도 조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일반적인 E클래스와 달리 시프트레버가 우측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맨위는 변속 타이밍 조정 아래는 ESP OFF 아래는 서스펜션 조정 아래는 무려 AMG버튼!


시프트레버의 왼편으로 멋드러진 버튼이 4개 자리잡고 있는데, BMW의 M3나 M5를 철저히 벤치마킹한 느낌입니다. BMW에 M버튼이 개인 세팅을 저장해놓는 고성능 주행 버튼이듯, 이 차도 AMG버튼이 있습니다.

독일에서 나온 E63 AMG 휠. 멋지지만 그림의 떡이다.


휠은 이전 국내 들여온 AMG 모델들이 포르쉐 터보와 지나치게 닮았다는 평을 들어서인지 약간 달라졌습니다. 가운데 살이 없어져 더욱 시원하고 가벼워보이는군요. 휠 사이로 비쳐보이는 AMG의 브레이크 캘리퍼가 눈부십니다. 피스톤이 6개에 패드가 4개가 들어간다나. 어떻게 저렇게 큰거야!

그러나 한국의 휠은 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분명 위의 휠을 주문했을텐데 배송이 잘못 된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이상한 휠이 붙어왔네요.

한국에 나온 휠은 이렇게 생겼다. 그러면 그렇지.

E63 AMG의 시트에는 이런 요상한 버튼이 붙어있습니다. 이 버튼은 몸에 딱 맞도록 시트내 공기주머니를 조절하는 버튼들입니다. 측면, 후면, 불룩 불룩하게 조절할 수 있어서 버킷시트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나, 풀버킷을 원하는 운전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도록 하는 기능입니다...만. 실제 풀버킷의 느낌이 들지는 않습니다. 없는것보다는 나은 정도입니다.


계기반에서도 AMG의 포스가 느껴지는 듯 합니다.

하지만, 바늘 끝부분만 살짝 보이는 부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고성능 차에는 걸맞지 않고, E클래스 상징인 커다란 시계를 유지한데다(왜!왜!왜!) RPM게이지가 속도계에 비해 월등히 작은점 등, 결코 스포츠카의 계기반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무척 비싸고 대단한 차라고는 하지만, 1억3990만원의 값어치가 있는지 여부는 아마 이 차를 사는 소비자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