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니뭐니 해도 국내에 가장 큰 시장은 역시 중형차 시장이고, 각 제조사별로 나름 야심작을 내놓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쏘나타를, 르노삼성은 SM5를, GM대우는 토스카를 내놓고 경쟁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기아 K5의 비교상대는 현대 쏘나타일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현대 쏘나타는 국내서 매월 1만4천대 수준을 팔고 해외에서는 2만5천대를 팔고 있는차로, 명실공히 베스트셀러라 불릴만한 차입니다. ( 네티즌들이 미워하는 것과 판매량은 별개인것 같습니다. ^^ )
르노삼성 SM5는 요즘 없어서 못판다고는 하지만, 르노삼성공장의 생산 규모탓에 월간 7000대 밖에 생산되지 않아 정말로 "없어서 못판다"는 말이 맞습니다. 삼성그룹과 약간의 관계가 남아있는데다 골수팬들도 많아서 앞으로 무슨 차가 나오든 이 정도의 판매량은 유지될 것 같습니다. 르노삼성 소비자를 빼앗아 오는건 실효도 없을 뿐더러 가능하지도 않은 것이죠.
추구하는 방향도 현대기아가 스포티한 젊은 층을 겨냥한 반면 르노삼성은 느긋한 패밀리카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기아 K5가 나왔을 때 SM5와 직접 격돌하게 될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GM대우 토스카와 맞붙을것인가. 물론 토스카는 시대를 앞서간 좋은 차인것은 분명합니다만, 저는 현 시점에서 연비 10km/l, 출력은 144마력에 축간 길이가 10cm 짧은 토스카가 이 차와 같은 급인지, 같은 시대의 차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현대 쏘나타와 스펙을 비교해보면
두 차 모두 관심있게 보는 차라서 한번 비교해봤는데요.
네이버의 '차량 비교'입니다. 스펙으로 보면 두 차가 상당히 비슷해 보입니다.
다만 K5의 배기량은 네이버 정보가 틀려있네요. 실제로는 서로 1cc도 차이가 없습니다.
연비는 정확한지 모르겠습니다만, K5의 2.0 일반 엔진이 13km/l를 냈다면 쏘나타에 비해 연비에서 약간 유리하고, 세금에서도 조금이나마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네이버의 연비 등급도 좀 이상하네요. 최근에는 배기량과 관계 없이 연비 등급을 매기도록 돼 있는데, 같은 13km/l 연비가 2.0모델에선 2등급, 2.4모델은 3등급을 받았다고 써있네요.
외관 왜 이렇게 다를까
K5를 보신 분들은 쏘나타와 플랫폼을 공유한다면서도 보기에는 전혀 다른 느낌이어서 이상하다고 느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엔진이나 스펙과 달리 크기에서 꽤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전장은 K5가 4845mm, 쏘나타가 4820mm로 K5가 2.5cm더 깁니다. 전고는 1.5cm 낮구요.
아주 약간의 차이지만, 자동차의 비례에서는 큰 차이로 느껴지게 됩니다.
길이가 길고 천장이 낮기 때문에 차가 더 안정되고 날렵해보입니다. 저 위 사진에서 맨 오른편 사진을 보면 조금 이상해 보이는 것을 발견할 것입니다. 길에서도 쏘나타를 보면서 어딘가 이상하다 생각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약간 껑충해보이는 면이 작용했던것 같습니다.
쏘나타는 아마 인치업 등을 이용해 조금만 차를 더 낮춰주면 훨씬 나은 '자세'가 나올것 같습니다. ^^
두 차는 실내 공간이 다르다
축거를 보면 실내 길이를 알 수 있는데요. 이전 세대의 중형차들이 2700mm 정도 였는데, 이제는 2800mm에 육박합니다. 준대형이 부럽지 않은 어마어마한 길이죠. 유럽과 북미에서도 이렇게 큰 중형차는 흔치 않습니다.
하지만 쏘나타의 실내에 탔을때 약간 좁게 느껴지는 이유는 천장의 형상 때문입니다. 천장이 낮으니 의자를 끝까지 뒤로 빼내지 못했기 때문에 긴 공간에도 불구하고 승객의 레그룸과 헤드룸이 너무 좁게 나왔던겁니다.
뒷좌석 천장 구조에서 쏘나타와 K5의 차이가 보이시나요?
K5 또한 축거가 쏘나타와 동일하기 때문에 실내 공간 앞뒤 길이는 쏘나타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인데요. 외형을 놓고 보면 뒷좌석 천장을 훨씬 완만하게 내려오도록 설계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덕분에 쏘나타보다 뒷좌석이 여유롭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이 부분이 달라요"라고 말하고 있는것 같군요.
7일 1:19분 추가: 헉, 죄송합니다. VDC가 아니라 차세대 차체자세제어장치인 VSM이 내장된다고 합니다. VDC도 아니고...
온열 스티어링 휠은 열선이 아닌 온열 방식이라는데, 뭔가가 달라서 세계 최초라고 하는거겠죠.
헤드램프에는 제논이, 안개등 위에는 주간 LED램프가 박혀있습니다. 쏘나타에는 없는 옵션이죠.
쏘나타에서 아쉬운점으로 지적됐던 제논 헤드램프와 주간 LED라이트(법규해제후 작동가능)도 K5에서 인상적이구요.
이외에도 급제동 경보시스템(ESS), 타이어 공기압 경보시스템(TPMS), 진폭 감응형 댐퍼(ASD), 속도 감응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휠, 액티브 에코 시스템 등이 장착됐습니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것은 직각/수평 주차기능인데요. 초기 론칭에선 빠지고, 장차 옵션으로 채택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여성운전자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는데, 직각주차는 몰라도 폭스바겐 골프 신형의 자동주차 시스템으로 일렬주차를 해보면 정말 편리합니다. 독일산 제품을 사용한다고 들었는데, 폭스바겐의 2세대 자동주차시스템과 같은 수준이라면 아마 남성운전자들도 기쁘게 애용하게 될겁니다.
피터 형님도 "당신이 기뻐할 것" 이라고 말하는것 같네요.
가격은 쏘나타보다 조금 착해 - 그래도 못됐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K5 가격은 2140만원~2965만원선(자동변속기 기준)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부 모델별로 살펴보면 2.0ℓ 모델이 2140만원~2725만원, 2.4ℓ 모델이 2825만원~2965만원으로 책정됐다고 합니다. 선택사양으로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112만원, 내비게이션이 117만원이라는군요.
이는 기존 로체보다 100만원 가량 인상된 가격이지만, 동급인 현대차 쏘나타보다는 20만원 가량 낮게 책정된 것이랍니다.
사이드 및 커튼 에어백과 차체자세제어장치(VDC) 등의 안전사양이 K5에는 전 모델에 기본 장착되지만, 쏘나타에는 기본 장착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동일한 옵션으로 놓고 보면 훨씬 더 저렴한 셈일겁니다.
기아차는 28일 현재 사전계약 대수가 5천 대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이 정도라면 쏘나타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기아차는 올해 K5 내수시장 판매 목표를 월 5천~6천 대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대로라면 예상을 훌쩍 뛰어넘고 처음으로 쏘나타를 넘어설 수 있는 차가 나오지 않을까 벌써부터 가슴이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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