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남는 USB 한두개쯤은 갖고 계실겁니다. 그 USB는 애매하게 2기가~8기가 정도라서 어디다 막상 쓸데도 없고 그렇다고 버리기도 애매해서 골치거리입니다.
반면 이놈들은 기본적으로 SSD와 같은 방식의 메모리니 내 PC에 달린 HDD보다 빠르기 때문에 잘 쓰면 쓸모도 많을 것 같은데, 그냥 버리기는 좀 아깝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해봤습니다.
참고로 저는 맥을 씁니다. 리눅스 계열은 쉽겠지만 윈도우를 쓰시는 분들은 아마 제가 한 것 처럼 쉽게는 안될것 같습니다. 윈도우에서 Raid는 고정디스크(Fixed disk)에만 활성화 되기 때문입니다.
우선 메모리스틱들을 찾아서 USB허브에 연결합니다.
저는 맥북에어에 연결해야 하니 이렇게 했는데, 혹시 USB 포트에 여유가 있다면 포트에 직접 꽂으셔도 되겠지요.
그러면 이렇게 디스크가 쫘르륵 뜹니다.
유틸리티 안에 있는 디스크유틸리티를 실행시킵니다.
여기서 디스크 이름부분만 선택해서(파티션을 선택하면 안됩니다) 오른쪽 빈 공간에 넣습니다.
RAID 종류는 [연결된 디스크 세트]로 해야합니다. 왜냐면 디스크들의 크기가 모두 다른데 RAID 0면 미러링이라고해서 디스크의 절반 밖에 쓸 수 없게 되고, RAID 5(스트라이프)로 하면 여러 디스크 중 하나씩만 번갈아가며 패리티로 사용하며 무결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용량을 적게 차지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가장 작은 디스크와 동일한 사이즈로 포맷해야만 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RAID 중 '연결된 디스크 세트', 영어로 쓰고 있다면 concatenated disk를 선택하면 됩니다.
지금 제가 쓰는 USB허브는 중국 현대차에서 얻어온건데, USB 1.1(!!!!)이어서 아주 느립니다. 총 20기가의 용량인데 RAID로 포맷하는데 약 10분은 걸리는 것 같네요.
아마 USB 3.0을 지원하는 맥과 허브를 갖고 있다면 오래 걸려도 5분 이내에 포맷이 완료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요렇게 하나로 묶인 하드가 새로 생기고, 나머지 USB메모리는 'RAID용 슬라이스'라고 회색글씨로 나타나게 됩니다. 물론 이 RAID용 슬라이스는 사용자가 임의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화면에는 제가 이름 붙인 대로 이렇게 나오죠.
이 하드디스크의 사용범위는 다양할겁니다.
저처럼 SSD만 달려있는 맥북에어를 쓰는 분들은 SSD의 내구성에 해가 갈까 두려워서 토렌트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막 디스크(?)를 쓰면 아주 편할겁니다.
여러 디스크에 나눠 저장하기 때문에 이론적인 읽기/쓰기 속도는 한개의 메모리에 저장하는 것보다 빠르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USB메모리 RAID는 패리티가 없어 자동복구가 안되고 USB메모리 중 하나가 깨지면 데이터 전체가 깨지게 되니 안정성(FT)에서도 떨어집니다. 중대한 데이터는 넣지 마시고, 순전히 속도향상이나 재미를 위해서만 사용하기 바랍니다.
SSD의 가격이 아직도 꽤 비싼데, 이렇게 외장 SSD를 이용하면 SSD보다 더 빠른 속도를 누릴 수 있을테니까요.
삼성 SSD 128G가 18만원 정도인데, USB 3.0을 지원하는 메모리 64G에 불과 4만원이니 절반도 안되는 비용으로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겠어요. 혹은 같은 돈으로 300기가 가까운 용량을 만들 수 있겠죠.
물론 외장 USB메모리에 OS를 설치할 수도 있고, USB로 부팅해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OS에서 RAID로 구성한 외장 USB는 부팅할 수 없으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만약 USB메모리로 시스템을 구성한다면 한개의 USB메모리는 OS용으로, 나머지는 RAID로 묶어서 사용하면 되겠습니다. 용량이 같다면 RAID 0 나 RAID 5, RAID 0+1을 자유롭게 묶을 수 있으니 메모리의 안정성이 조금 떨어진다 해도 어느정도 안심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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