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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현대·기아차 사옥에서 감히 시위를? 직원 불법 동원해서 가려버려!

국내 집시법(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은 시위를 한 장소에서 한개 단체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두개 단체가 서로 반대되는 시위를 하게 되면 몸싸움 등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죠.

그런데, 대기업은 이 법률을 수년째 악용해오고 있습니다.

대기업 사옥앞에서 시위가 이뤄지지 못하도록 회사 직원 몇명을 매일 새벽 5시에 경찰서로 출근시켜 남보다 먼저 시위 신고를 내는겁니다.

그러면 시위 공간의 선점을 인정해 다른 시위를 허가해주지 않습니다. 물론 대기업은 이곳에서 시위를 하지 않지만, 국내 법률상 이는 아무 문제가 안됩니다.

삼성본관이나 현대기아차 양재동 본사 등이 바로 이런 '시위불가'지역입니다.

그런데, 기아 모닝을 생산하는 하청업체 동희오토는 새벽 5시, 현대차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경찰서로 뛰어 들어가 시위 신청서를 먼저 접수 시켰습니다.

이로서 현대차 앞에서 시위가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이 시위는 작년 3월 이후 14개월만이라고 합니다.

시위는 동희오토 직원 7명이 참가해 평화적으로 이뤄질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현대기아차 그룹은 정 회장님이 지나다 혹시라도 보실까 우려해서였는지 이 시위조차 결코 허용해주지 않았습니다.

우선 시위 지역 앞 도로에는 버스를 주차해 차도에서 시위를 볼 수 없도록 했습니다.

반대편으로는 현대차 직원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 참가자를 둘러싸 인도에서도 시위를 볼 수 없도록 가로 막았습니다.

교묘한 꼼수라는 점은 둘째로 하더라도, 한곳에서 한가지 시위만 할 수 있는 집시법을 위반한 데다 버스를 하루종일 주차해 도로교통법까지 위반한 사례입니다.

온갖 불법을 동원해서라도 시위 참가자의 주장이 일반인들의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못된 발상인 것 같습니다.

이 내용은 16일자 한겨레에 실린 내용입니다.
URL: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30751.html

한편, 동희오토의 생산직 직원들은 기아차의 절반 수준의 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아 모닝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도 대당 수익을 수백만원씩 낼 수 있는 것은 이같은 동희오토 직원들과 재하청업체 직원들의 피와 땀 덕분입니다.

이날 동희오토의 시위는 7명이 해고된 비정규직노동자들을 복직시켜줄 것을 요구하며 평화적으로 이뤄진 시위였습니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이 2년의 계약기간이 끝나 별다른 사유없이 해고됐기 때문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2년 이상 고용할 경우, 반드시 정규직 전환을 해주도록 한 현행 노동법이 현장에서는 이같이 대량해고의 빌미가 되고 있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