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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출시행사

신형 쏘나타(YF)의 불편한 진실 6가지

앞서서 신형 쏘나타의 개선된 사항 5가지를 살펴봤는데요. 물론 상당부분이 개선됐고, 기존 제품에 비해 여러가지 면에서 상품성이 향상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향상된 부분 못지 않게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띄어 한번 적어봅니다. 아쉽다고 해서 절대 나쁜차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이 부분까지 좋았다면 100점 만점일 수 있겠다는 겁니다.

댓글에서 지적해주신 훌륭한 의견들이 많아 글에 반영하겠습니다. 이 글에서 지적한 내용은 어제 차량 설명을 맡아주신 현대차 임원께 확인했던 내용을 녹음해, 그것을 듣고 작성한 것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1. 쿠페스타일 뒤태…뒷좌석엔 어떻게 앉으라고

우선 쿠페 스타일 구조상 루프라인이 낮아져 뒷좌석 천장이 매우 낮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현대차 상품 담당 모 임원은 행사장에서 "이 차의 경우 30~40대를 대상으로 한 차인데, 뒷좌석에 앉을 일이 거의 없거나, 아이 나이가 많아야 중학생 정도기 때문에 이렇게 설계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앉았을때 머리 공간이 좁아 닿을랑 말랑 할 뿐 아니라 뒤통수에는 뒷 유리가 마주하게 됩니다. 여름엔 햇빛이 비쳐서 뜨거워지겠죠.

루프 라인이 낮다보니 시트를 움푹 패이도록 해서 앉는 위치를 낮췄습니다. 또한 헤드룸을 높이기 위해 천장부분을 움푹 패이게 했습니다. 앉는 위치가 낮다보니 자세가 좀 달라집니다. 다리를 앞으로 좀 뻗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차량의 뒷좌석에 앉은것과는 뭔가 다르다고 느껴질겁니다. 단거리는 괜찮지만 장거리를 달릴때는 허리가 좀 아플수도 있겠습니다. 게다가 헤드룸 천장은 위로 움푹 패이게 했지만 루프라인은 그대로라 타고 내릴때는 머리를 부딪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출시 행사장에서도 많은 기자들이 머리를 부딪쳤습니다. 

임원은 "메르세데스-벤츠 CLS와 폭스바겐CC를 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차들은 각기 E클래스의 쿠페, 파사트의 쿠페 모델입니다. 그렇다면 설명이 좀 됩니다. 이게 쏘나타CC고 4명의 성인이 타야 하는 '쏘나타 세단'은 아마 그랜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군요.

뒷좌석이 좁은 점을 감추기 위해선지 이날 프리젠테이션도 아주 묘했습니다. 시트에 더미 둘이 앉아있는 단면이었는데요.

아 꽤 넓어보입니다. 이대로라면 동급최강 실내공간이라는데 손색이 없겠어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뒷좌석 더미가 상대적으로 작아보입니다. 뒷좌석 더미는 아마 청소년 사이즈에 맞춰진 더미인 모양입니다.

혹시나 하고 포토샵으로 앞좌석 더미를 뒤로 옮겨보니 이렇게 됩니다. 발이 앞에 닿고 머리도 천장에 닿을듯합니다. 성인 더미라면 이 상태에서도 좁은겁니다.


그런데 쏘나타 앞뒤 간격이 저렇게 넓던가요? 뭔가 이상해서 포토샵으로 실차 사진을 반투명하게 겹쳐봅니다.

바퀴 사이즈에 차체를 맞추니 차체가 턱없이 짧습니다. 뒷좌석 승객 머리는 차 천장을 뚫고 나갑니다. 다시 말해 검정색 쏘나타 그림 배경은 가로로 엄청나게 늘려놓은겁니다. 미술적인 이유에서 보통 저렇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정확한 비율로 그리면 이보다 훨씬 좁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겁니다.

여기도 설명이 필요하군요. 실제로는 뒷좌석 마네킹 머리가 천장을 뚫고 지나가지 않는 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머리가 눌리거나 착석후 공간이 지나치게 좁지도 않습니다. 다만 저 그림이 가로로 늘린 차 배경위에 마네킹을 올려 실제보다 넓어보이도록 한 것이라는 점을 보여드리기 위한 이미지입니다. 다시말해 좁다는게 아니라 프리젠테이션때 사용한 그림이 뒷좌석 무릎공간과 머리공간을 실제보다 훨씬 넓게 보이도록 해서 오해의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래저래 사장님용 차나 택시로는 적합하지 않은 뒷좌석입니다.

기존 쏘나타의 70%는 택시나 렌터카 등 플리트 마켓(Fleet market)에 납품되는데, 이번 쏘나타는 그런 시장에서 인기를 끌기 어려울 것 같아 기존 NF쏘나타보다는 판매량이 낮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 밸런스 샤프트 없는 엔진 그대로…모양도 좀 가다듬지

신차라 하지만, 엔진은 163마력 기존 NF쏘나타 엔진 그대로입니다. 2.4에서는 GDI직분사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하니 좀 기대가 됩니다. 

이번 엔진은 기존 대비 2마력이 향상됐다고 하는데, 큰 차이는 느끼기 힘들것이구요. 밸런스 샤프트가 없어 소음과 진동이 크다는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있는 셈입니다. 실제 엑셀을 밟아 RPM을 높여봤습니다. 엔진 시동소리는 새차라 그런지 제 귀에는 그다지 심하게 들리지 않았습니다만, 시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습니다.


브레이크액 커버 등 몇몇 부품은 플라스틱 재질 자체가 향상됐는데 나머지는 그대로입니다. 절연 테이프로 감겨진 전선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엔진커버는 아쉽습니다. 게다가 자칫하면 손이 빨려들어가는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벨트의 위치는 개선 여지가 있어보입니다.

쏘울과 포르테에도 똑같은 스타일로 장착돼 많은 실망을 자아내게 했는데요. 이번에도 역시 소비자들을 언짢게 할 것 같습니다. 단순히 커버의 크기를 키우고 재질을 향상시키면 되는 일을 안하는 이유는 대체 뭘까요? 잘 보이지 않는 엔진룸 속은 신경쓸 필요 없다 이건가요?

3. 디젤은 없어진다…하이브리드 타라?

2.0 MPI와 2.4 GDI 모델만 나오고 터보나 디젤은 없어진다는군요.

아마 하이브리드를 키우려는 생각인것 같습니다. 아반떼도 하이브리드가 나오면서 디젤이 단종됐는데, 걱정스런 행보입니다.

하이브리드의 미래가 불투명하고, 현재기술에서는 디젤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연비와 효율을 보인다는 점에서 디젤 세단과 정숙성을 높이는데 투자를 늘려야 마땅하지 오히려 줄이겠다는 자세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댓글에 따르면 현대가 유럽 때문에 디젤을 단종시키지는 않을거라 하셨습니다. 원래 쏘나타나 그랜저는 유럽에 수출되는 물량이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그 정도 물량을 위해서 굳이 디젤을 이어갈 것 같지는 않고, 이 차가 유럽 전략모델이라서 디젤을 새로 장착하게 될지 여부는 알수가 없네요. YF쏘나타의 수출 전략은 중국, 미국에 대해서만 나왔지 다른 나라에 대한 계획은 아직 공개된 바 없습니다.

4. EPS가 없다 … 핸들 무지하게 무겁다

여성들이 운전하기에는 핸들이 상당히 무거운 편입니다. 고속에서 안정성 때문에 기본적으로 무겁게 했다는 겁니다. 고급 차종은 저속에서는 가볍고, 고속에서는 무겁게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신형 쏘나타에는 속도 감응식 핸들(EPS)이 옵션으로도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핸들 무거운 차를 선호하지만, 여성운전자들은 주차할때 화를 낼 것 같습니다.

무거운 핸들은 고속 주행에서 안정감이 있어서 좋습니다. 아시다시피 제 차도 독일산으로 여성 운전자들은 평소 주차하기 힘들다고 말하는 차구요.

하지만 최근 폭스바겐, 아우디 등은 평상시 핸들을 매우 가볍게 세팅합니다. 속도 감응을 통해 고속에서 훨씬 무거워지는거죠. 저는 좋아하지 않지만 여성들을 포함한 대다수 운전자들이 이걸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핸들이 무겁고 속도 감응식 핸들이 없다"는 것은 현대차 임원의 말에 따른 것입니다. "옵션으로도 없다는 말인가요?" 질문에 "네 없습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녹음돼 있습니다.

애초 YF쏘나타에는 모터 작동 속도감응형 파워스티어링이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차에는 장착되지 않은것 같습니다. 유압식에 필요한 파워스티어링액이 있는것을 보니 확실한 것 같습니다. 아마 추후 내놓을 2.4모델과 수출형에만 장착될 모양이지요.



5. 썬루프가 왜 이럴까…더 비싸고 안쪽에서보면 별 차이도 없고

파노라마 썬루프를 달면 113만원인데, 일반 썬루프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썬루프 가격이 크게 오른셈이죠.

그러면 정말 썬루프가 좋아졌는가. 겉에서 볼때는 벤츠나 렉서스의 썬루프 못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내에서 보면 딴판입니다.

썬루프 중간에 굵은 프레임이 있어 앞뒤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뒷편은 틸트가 안되기 때문에 파노라마 썬루프가 아니라 뒷편에 유리 천장이 있는 셈입니다. 썬루프도 밖에서 보면 굉장히 넓은 면적이 열리지만, 뚫린 부위가 좁아 개방되는 면적은 그리 넓지 않습니다. 썬루프도 타 수입차 브랜드에서 열리는것보다 덜 열립니다.

다시 말해 소비자 입장에선 뒷편 천장에 유리창 하나 추가됐을 뿐인데, 수십만원을 인상할 이유는 없는 듯 합니다. 물론 유리창이 추가되면서 햇빛가리개 등이 추가되기도 했으니 비용은 크게 늘었을겁니다.

방점은 기존 선루프가 없어지고, 비싼 선루프만 장착해야 한다는데 있는데, 포커스가 잘못 맞은것 같네요.

댓글에는 타 수입차 브랜드와 선루프 부품이 같다고 했는데요. 안그래도 독일 베바스토 제품인지를 어제 물었더니 마땅한 답을 못주더군요. "아마 그럴지도..."라고 했습니다.

선루프 부품이 수입차와 같은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만, 독일(폭스바겐,아우디 등)과 일본(렉서스,도요타 등)의 수입차 선루프는 대부분 공기역학적인 이유로 1단 개방(소음이 지나치게 나지 않도록 개방)과 2단 개방(소음이 나더라도 기계적 한계까지 최대한 개방)을 나누어 놓았습니다. 한번 열린 상태에서 또 열면 조금 더 많이 열리는 기능입니다. 때문에 YF의 선루프보다 넓게 열립니다.

뒷부분 루프는 2가지 기능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뒷부분 루프가 완전 개방되는 차는 없습니다만, 위로 틸트되는 차는 꽤 많습니다. 가운데 프레임이 위치한 차도 있지만 프레임이 없는 차도 있습니다. 왜 값비싼 수입차만큼 우수하게 만들지 못했느냐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별 도움도 안되는 썬루프 때문에 굳이 기존 저렴한 썬루프를 없애야 했느냐는 겁니다.




6. 가격이 비싸다…3100만원까지

원가 절감의 노력도 여기저기서 보이는 반면, 가격이 기존에 비해 200만원가량 비싸졌습니다. VDC등을 기본장착하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10년전에 비해 새롭게 개발된 장비가 몇개인데, 그것을 일일히 가격을 매기면 대체 얼마를 받아야 한다는겁니까.

물론 VDC나 가변식댐핑시스템은 수입 부품이라 비용이 더 지불된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200만원이나 비싸다는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나올 2.4모델의 경우 새로운 GDI 기술을 적용하기 때문에 더 비싸질겁니다.


결론…특이한 차, 잘 팔릴까

좋지 않은 점 6가지를 적어봤습니다. 물론 신형쏘나타 외관이 더 수려해지고 변속기는 6단으로 변경되고 공차중량도 1400kg대로 줄어드는 등 여러 발전이 있었습니다. 나쁜차라는것은 절대 아닙니다. 앞의 글을 먼저 읽고 읽어주시면 제 뜻을 아실겁니다.

기존의 쏘나타가 모든 사람을 만족시켜야 하는 숙명을 타고난 차였다면, 이번의 신형 쏘나타는 일부 사람의 마음속을 파고들겠다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4명의 성인이 있는 가정에서나 택시 회사 등은 원해도 살 수 없는 차니까요.

두리뭉실한 차였던 쏘나타가 이제는 개성을 추구하는 차로 만들어진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기분이 좋습니다. 다만 판매량에서 기존 차(NF)만큼 '국민차'의 입지를 굳히는데는 어려움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차가 어떻든 현대가 내놨으니만큼 첫 3개월은 쑥쑥 팔릴테고, 그 이후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