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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일본 스바루…앙꼬없이 찐빵만 한국 진출

21일 스바루가 한국 시장에 왔습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스바루 임프레자 동영상을 한참 보여줬습니다. 랠리카가 좁은 오프로드길을 종횡무진 달리는 모습이었고, 박진감 넘치는 영상에 모두 숨죽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임프레자가 우승하는 장면에서는 감동까지 느껴졌습니다. 훌쩍.

수평대향 박서엔진과 디젤 터보의 조합, 사륜구동의 조합도 이 차를 빛나게 하는 요소였습니다. 프리젠테이션의 대부분을 이 스바루 임프레자에 할애한 듯 했습니다.

이례적으로 노리코 후쿠에 후지중공업 '과장'의 스피치도 있었는데, 이분은 스바루 가지고 <세계 랠리 챔피언십 (WRC)>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을 이끌던 분입니다. 스바루 STi개발 담당이기도 합니다.

스바루 임프레자 STi. 한국에는 안들어올듯.


QnA 시간에 스바루 마사츠구 나가토(Masatsu Nagato) 부사장과 스바루코리아 최승달 대표의 인사말에도 임프레자는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날 임프레자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스바루는 이날 레거시, 아웃백, 포레스터 등 3개 차종을 국내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스바루코리아 신현삼 부사장은 이날 "스바루라면 임프레자 STi인데, 못챙겼다"고 말했습니다.

이유는 "너무 고성능 랠리카에 포커스를 맞추면 다른 차들이 안팔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글쎄요. 한국 사람들이 스바루를 사고 싶어 안달난 상황이라면 그 논리가 말이 됩니다. 스바루라는 브랜드의 차가 사고 싶은데, 어떤 회사인가 보니 중형차를 잘 만드는 회사더구만. 이런식이 되는거죠.

사실은 BMW가 이런 정책을 세웁니다. 세계 시장에서 BMW는 3시리즈가 가장 잘 팔립니다만. BMW코리아는 가격대비 성능이 가장 좋은 차를 5시리즈에 배치하는거죠. 지나친 스포츠성향을 줄이고 5시리즈나 7시리즈가 잘 팔리는 중형차 브랜드로 설정한겁니다. 한국의 일부는 물론, 중국시장에서는 다 그렇게 합니다. 아우디도 A4L(리무진)이나 A6L 등을 내놓기도 합니다.

그런데, 스바루는 한국서 존재 자체가 희미한데, 여기에 스포츠세단을 빼놓으면 존재감을 세워볼 기회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스바루 부사장과 스바루 코리아 사장 사장. 아우디 콰트로보다 좋다는 포레스터 앞에서 포즈.


또, 이날 선보인 레거시 세단에 대해서도 의견이 많습니다. 레거시는 웨건이라는 등식이 성립돼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시장에서 레거시는 웨건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스바루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킨 차량입니다. 망할지도 모르던 스바루 브랜드를 다시 살아나게 한 것이 바로 웨건이라는 얘깁니다.  그런데 이 웨건도 한국시장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스바루코리아 신 부사장은 한국 자동차가 미국에서 너무 비싸다며, 가격이 말도 안된다. 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스바루는 제 가격을 모두 받겠다"고 말했습니다. 레거시의 경쟁상대로 제네시스까지 언급했습니다. 그런점에서 가격은 아마 3천만원 후반에서 4천만원 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판매 가격을 보면 레거시가 과연 제네시스의 경쟁상대가 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MSRP기준으로 미국가격은

쏘나타 : $18,700 - $26,550
제네시스: $33,000 - $39,500

스바루 레거시 : $19,995 - $29,995

이 정도로 제네시스보다 쏘나타에 가까운 차이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스바루는 회사가 GM에 팔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 도요타의 지분인수로 간신히 살아난 기업입니다. 기술력이 우수할지 몰라도 잘 팔리는 차를 만드는 회사는 아니라는 얘깁니다. 그런데 기술력도, 잘팔리는 차도 아닌 차들만 가지고 한국에 들어오다니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래저래 스바루의 앙꼬빠진 찐빵, 너무 싱겁습니다. 한국 소비자들 목이 메어 잘 삼킬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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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신현삼 부사장과의 질의응답.

Q. 아우디 콰트로와 비교하면 어떤가

4륜구동 세단, 하면 아우디 콰트로를 얘기하는데, 본사 사람들은 "콰트로 가져와, 붙어보자"라고 말한다.
 
콰트로 광고에서 스키 점프대를 올라가는 광고 있는데, 이 광고에서는 사실 차앞에 케이블을 달아 끌었지만, 우리는 케이블 없이 양산차 그대로 스키장을 올라간다. 나도 그걸 보고 놀랐다. 그게 바로 저기 나온 포레스터다.
 
Q.미국시장하고 판이하게 다르니까,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울 듯.
한국시장이 너무 특이해서 잘 모르겠다.

Q. 600대는 보수적인 목표인가? 도요타는 월 700대 판다는데,
도요타는 큰 회사잖아요. 우리는 작은 회사고.
 
Q. 임프레자는 왜 안가져왔나?
솔직히 그 라인업은 제가 신경 못썼다. 6~7월에 시작해서 조직 셋업하느라고 저쪽애들하고 하느라고 신경못썼다.
이거 했으니까 신경써야죠. 국내 인증구조도 많이 바뀌잖아요. 그러니까 신경써야죠.
 
Q. 신경 못써서 못가져왔나?
그런거 아니다. 스바루면 임프레자 STi인데, 꼭 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안됐다.
 
Q. 굳이 저쪽에서 안주는 이유가 있는가.
다른 차들도 좋은 차들인데, 항상 랠리카에 포커스를 맞춰서 시장에서 어필을 못했다. 대중차로 전향하고 있죠. 한국도 마찬가지 생각이구요.
 
처음에 미팅할때도 나는 랠리 절대 강조 안하겠다고 말했다.
 
Q. 국산차 쪽도 잠식하지 않을까?
 
당연히 그렇겠지요.
 도요타 혼다가 경쟁 시켜놨기 때문에, 저희는 편하죠. 1등 2등 있으니까. 따라만 가면 되죠.
 
현대차도 가격이 장기적으로 떨어지겠죠. 미국하고 비교하면 말도 안되잖아요. 갈때마다 느끼는데,
 
 q. 그럼 너희 가격은?
 
우린 제값 받을 겁니다. 손해보고 팔순 없지 않나.
 
Q. 연비는?
 
레거시가 미국에서 12~13km/l  (아마 2.5)
 
Q. 미쓰비시보다는 많이 팔것 같은가?
 미쓰비시와는 차이가 너무 많아서. 그 친구보단 내가 경험이 훨씬 많다. 하하.
 

Q. 국내 어떤차와 경쟁하나?
CR-V , 캠리, SM5, 쏘나타
위로는 제네시스
그 세그먼트가 우리 시장의 80%가 넘으니까.

아웃백은 경쟁이 무라노, 베라크루즈 정도다.
레거시는 3.6 GT버전도 들어올 예정이다.

Q. 가격은 어떻게?

모르겠다. 기자들이 답을 달라.

Q.파이낸셜은 누가?

아직 신경 못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