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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즈 크리에이티브 vs 기아 모닝-상황이 재미있게 됐네

혹시 신문지면이나 온라인뉴스에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나 기아 모닝의 시승기를 보신 적이 있으세요?

어디에 불려가서 시승한게 아니라 정말로 차를 받아다 자기가 평소에 타던 코스에서 일상적으로 탈 때 어떻더라 하고 적는 그런 시승기 말이죠.

못보셨죠? 못보셨을 겁니다.

왜냐면 GM대우나 현대에서 기자한테는 차를 안주거든요. 홍보팀은 뭐하고 있나 몰라요. 자동차 회사가 어째 자동차는 어떻게 되든 관심 없고 오너 뒷바라지나 하고 있으니...

그래서 기자들은 람보르기니를 시승하는것보다 아반떼를 시승하는게 더 어렵다고들 합니다. 이게 5대 자동차 메이커로 올라서겠다는 우리네 자동차 회사의 현실입니다. 당연히 국산차가 낯설고, 자동차 메이커에 쓴소리 한마디 제대로 하기 어렵습니다. 차를 제대로 타봐야 쓴소리도 하는건데, 그게 싫으니 차를 안 내준다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참 다행인 것이 제품개발팀이나 국내영업팀 등은 차를 어떻게든 많이 팔아야 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생각하는게 블로거들에게 차를 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지요. 물론 일반인들과 일부 기자를 모아 품평회를 하고 그 내용을 해마다 더 많이 반영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합니다. 이 분들을 주축으로 현대기아차 홍보팀 다시 만들어야겠어요.

왜 이 얘기를 하느냐면요. 이 귀한 국산차 시승을 또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블로거라는 이유로 기아 모닝과 GM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타볼 기회가 생긴거죠.

특히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지난번 부산에서 잠깐, 1시간 살짝꿍 타본 것과는 차원이 다른 느낌이었는데요. 어떤 느낌이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이전 같으면 신모델이 나왔을 때 기존 모델에 비해 모든면이 월등한 것이 일반적이지만, 전에도 썼듯이 기아 측이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출시 직전에 상품성을 높인 2010년형 모닝을 내놓으면서 둘의 경쟁이 치열해지게 됐습니다. 성능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게 된겁니다.

얼마나 비슷한 상황인지 일단 표로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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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모닝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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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량 999cc 995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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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17.4km/l 17.0k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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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9.2kg·m 9.4k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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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출력 72마력 70마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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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길이 3550 mm 3595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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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축간 거리 2370 mm 2375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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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간 거리(앞) 1400 mm 1410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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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간 거리(뒤) 1385 mm 1417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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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차중량 897 kg 910 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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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형식 SOHC DO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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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 4단자동 4단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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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디스크/드럼 디스크/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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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폭 175/50/15 155/70/14

엔진성능은? 막상막하

현대 기아차는 엔진 몇마력 정도 높이는 것은 이제 일도 아닌 모양입니다. 기존에 16.6km/l였던 모닝이 순식간에 신차 마티즈 연비를 뛰어넘는 17.4km/l까지 올라왔습니다. 최대출력도 모닝쪽이 2마력 높습니다. 토크에서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DOHC엔진을 적용한 덕분에 0.2kg·m 더 높은 9.4kg·m를 이뤘습니다.

무게는 모닝쪽이 13kg가량 가볍습니다.

실제 두 차를 몰아보면 가속감은 모닝쪽이 약간 앞섭니다. 어쩌면 모닝의 엔진쪽이 조금 더 소음이 커서 더 잘 달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브레이크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쪽이 약간 우세하다고 보겠습니다.

모닝의 엔진룸-오밀조밀하게 뭉쳐있다



실내 공간, 경차 재미 더해

디자인은 참 주관적인것이어서 얘기하기 어렵겠습니다. 마티즈는 조금 더 강인한 인상이고 모닝은 약간 귀여운 인상이라고 할까요.

다만 뒷좌석 공간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조금 더 길고 높습니다. 기아 모닝의 경우 177cm에 엉덩이가 꽤 큰편인(^^) 제가 앉았을때 천장이 머리에 닿을듯 합니다. 마티즈의 경우 천장과 머리 사이에 주먹 하나가 들어갑니다. 무릎공간도 약간 더 있지만 큰 차이는 아닙니다.

모닝의 경우 왼발이 위치할 풋레스트를 착실하고 단단하게 마련하고 있는 반면 마티즈크리에이티브는 풋레스트가 아예 없습니다. 왼발을 헝겊으로 된 벽에 애매하게 기대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결함이라고 할 만 합니다.

모닝은 실내 공간이 안정적인 느낌이 드는 반면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도전적이고 개성있는 느낌이 든다는 차이도 있습니다.

계기반 모양만 해도 모닝은 착실한 반면,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매우 뽐낸 느낌입니다.

모닝의 계기반은 타코미터를 포함한데다 슬쩍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도록 시인성이 우수했습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모터바이크 못지 않은 디자인을 자랑합니다. 노출된 계기반의 LCD 패널은 잘 보일까 걱정했는데, 맑은날 주행에서도 매우 잘 보이는 타입이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트립 컴퓨터 내용도 훌륭했습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실내공간 맘껏 뽐낸 느낌이다

기아 모닝의 실내공간 안정적인 가운데 개성을 추가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각종 옵션 - 모닝이 우수
모닝과 마티즈의 비슷비슷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차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타이어의 폭입니다. 이날 시승한 모닝 시승차는 옵션인 175mm에 15인치 타이어를 끼웠습니다. 마티즈크리에이티브는 155mm 타이어에 14인치를 끼웠고 아직 15인치 옵션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모닝의 휠은 15인치에 타이어 폭이 175mm나 되기 때문에 안정적이다


원래 마티즈에는 15인치나 그 이상의 타이어를 끼우도록 설계됐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번 출시에서 가장 높은 사양인 Groove마저도 155mm 타이어를 끼운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뽀대 안나게 말이죠.

여튼 넓은 타이어를 끼우면 급회전시 안정성이 향상되고 그립감이 높아지기 때문에 마티즈에도 15인치 타이어를 조속히 도입하는게 좋을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기아 모닝은 스페어타이어를 내장하고 있는데, 마티즈는 스페어 타이어가 없고 타이어 리페어킷을 준다고 하는군요. 어느쪽이 더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원가면에선 타이어가 더 비쌀 것 같고, 갈아끼우는 노력에 비하면 리페어킷쪽이 좀 더 편하지 않을까 생각도 되네요.

기아 모닝은 후방카메라도 룸밀러에 장착돼 있는데, 생각보다 선명해서 시인성이 좋고 유용했습니다. 멀찌감치 있는 모니터는 괴리감이 있는데, 내가 늘상 보는 미러 안에 모니터가 있다니 아주 편리했습니다.
젠텍스(GENTEX)의 최신 제품이라고 하는데요. 쏘렌토R이나 모하비 등에 장착돼 좋은 평가를 듣던 옵션입니다. 이 기능이 전 차종으로 보급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너링, 핸들링, 가속감 - 트랙에서 타보니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핸들은 경차 치고 꽤 무거운 편입니다. 이 무거운 핸들의 경우 고속주행시엔 꽤 안정감이 느껴져 좋았지만, 주차할때 불편하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반면 기아 모닝의 핸들은 매우 가벼워서 여성 운전자들도 주차하는데 불편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모닝의 핸들 디자인은 더 마음에 드는데, 그립 감촉은 마티즈크리에이티브의 고급옵션(무려 가죽인것 같은 핸들!)에 비해 약간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넓은 윤거로 타이어의 열세를 어느정도 만회하는 것 같습니다. 바퀴간 간격이 넓기 때문에 차가 기울어져도 안정성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실제 차를 좌우로 흔들어보면 모닝의 경우가 더 안정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중심이 낮고 타이어의 편평비가 높은데다 무게도 약간 더 가볍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전에 느끼지 못했는데, 길에서 본 마티즈는 훨씬 작아보이고, 눈은 훨씬 길게 뻗어보이더군요. 아마 마티즈끼리 모아놓으면 작은 느낌이 없지만, 비교대상이 생기니 비로소 작다는 것을 깨달았다고나 할까요.

그렇다고 해서 나쁜 의미는 아니고, 마치 벤츠 브랜드로 잘 알려진 2인승 경차 스마트를 보듯 귀여운 이미지랄까. 이상한점은 모닝보다 수치상으로는 크지만 체감상로는 작아보인다는겁니다. 아마 커다란 램프의 영향인 것 같았습니다.

아유 귀여워라. 저 그릴만 어떻게 좀 하면 훨씬 좋을텐데... 그릴 상단에 바디색으로 테가 있고 시보레 로고가 들어간 모델이 있는데, 비교가 안될 정도로 훨씬 잘 어울리고 예쁘더군요. GM대우가 과연 이 차를 디자인한게 사실일까라는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그릴이 차랑 전혀 어울리지 않아요. 저 차를 디자인한 사람이 저 그릴을 디자인했다? 아냐 그럴리 없어요.

차 디자인은 트랙에 가져다 놓아도 부족함 없을 정도로 당당하네요.

뒷모습도 꽤 매력적이구요.

트랙에서 달려보니 비로소 출력이 약간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상적인 주행에선 몰라도 과격하게 달릴때는 엔진이 약간이라도 큰편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양한 시승을 해본 결과, 운동성능과 안정감에서는 모닝이 우월했습니다. 연비도 비록 0.4km차이지만 모닝이 앞섭니다. 반면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매우 조용한 공회전 소리, 약간 더 넓은 공간이라는 점에서 앞섰습니다.

GM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가격은 906만원~1046만원이고, 기아 2010 모닝의 가격은 871만원~1160만원(자동변속기 기준)입니다. 두 차 모두 훌륭한 차지만 가격이 좀 높습니다. 가격으로는 상급모델인 베르나, 젠트라X와 경쟁합니다. 경차라고 해서 가격이 싼 차가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차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