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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1억원 이상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모두 타보세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달 26, 27일 양일간 기자들을 대상으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S클래스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시승행사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고성능 모델인 S63 AMG과 S600, S500, S350 및 S400하이브리드 모델 등 국내 출시된 S클래스 전 모델을 돌아가며 시승 할 수 있도록 했다. 선두차량은 C63 AMG, ML63 AMG, SLK350 등 고성능 차량들이 동원됐다.

2인 1조로 차량에 탑승한 기자들 중 일부는 뒷좌석에 승차해 승차감을 테스트하고 일부는 직접 운전을 하면서 차의 성능을 테스트했다.



◆ S600 … 럭셔리만으로 만족 못하는 최첨단 차

첫번째 시승 차량이었던 최상위 모델 S600은 감탄의 연속이었다. 호화스러운 것은 물론 성능과 첨단기능이 최고 수준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 [화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시승행사

운전석에 앉아 핸들 옆에 달린 막대를 당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자동 가·감속 기능인 ‘디스트로닉 플러스’가 작동해 차가 스스로 가속을 했다. 앞차가 속도를 줄이자 차가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더니 이어 앞차를 따라 차를 정지시켰다. 앞차가 출발하고나서 가속패달을 살짝 건드리자 곧바로 앞차를 따라 가속했다. 설정 가능한 최고속도는 시속 200km였다. 고속 주행을 하던 중 난폭 운전자가 우리차 앞에 갑자기 끼어들었지만 차는 스스로 급감속을 하면서 충돌을 막기도 했다. 정체구간 주행 중에도 가감속이 스스로 이뤄져 운전자가 할 일은 핸들 조작 뿐이었다.

이는 차량의 앞을 항상 주시하고 있는 레이더(Raider) 장치의 힘이다.

일반적인 주행 중에도 레이더의 진가는 발휘 됐다. 언덕을 넘는 동안 잠시 한눈을 팔고 있었나보다. 정체된 차들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브레이크 패달을 밟지 않아 차가 추돌할 지경이 되자 삑삑 경고음이 울리더니 브레이크 패달이 스스로 들어가면서 차가 정지해 버렸다. 이래선 일부러 추돌사고를 일으키려 해도 어려울듯 했다.

현대 제네시스나 에쿠스 등에도 자동 가감속장치가 옵션으로 제공 되지만, 시속 60km 이상의 속도에서만 동작하고, 앞차의 속도가 60km 이하로 낮아지면 기능이 중단된다. 장치만 믿고 있으면 추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앞뒤좌석 모두 안마 기능을 갖춘 시트도 인상적이었다. 앞좌석은 좌우로 운전대를 돌리면 몸이 쏠리는 반대방향 공기 주머니를 부풀어 오르게 해 몸이 되도록 기울어지지 않도록 했다.

대시보드에 화면은 하나지만, 좌우의 운전자가 각기 다른 화면을 볼 수 있는 독특한 기능이 제공된다. 운전자는 내비게이션을 보는 가운데도 조수석에 앉은 사람은 DVD나 TV를 시청할 수 있다.

이 차의 가격은 2억6800만원. 5일 처음 선보인 경쟁모델 BMW 760Li는 2억7700만원으로 조금 더 높은 가격을 책정했지만, 이같은 옵션 기능은 모두 제외됐다.

이 차의 12기통 엔진은 2개의 터보차저를 장착해 최대 출력 517마력을 내는데다 토크도 84.6kg·m로 높아 믿기지 않는 수준이다. 커다란 덩치에도 불구하고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은 불과 4.6초다.



◆ S400L … 화려한 옵션에 약간의 하이브리드를 더한 차

S400 하이브리드는 적게 먹고 적게 내놓는 '작은 하이브리드'를 추구하는 모델이었다. 큰 비용을 추가하지 않고도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더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도요타 방식의 하이브리드는 연비 개선 효과가 큰 대신 차량의 구조가 복잡해지고 무게가 늘어나 운동성능을 희생해야 하지만, S400하이브리드는 배터리가 작고 기본 차량(S350L)과 구조가 비슷해 불과 60kg가량의 무게가 늘어날 뿐 운동성능에 큰 차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도요타 시스템과 달리 시동이 걸리지 않은 상태로 출발하지 못한다. 모터와 배터리가 작아 연비 향상 효과도 그다지 크지 않다. 실제 주행해보니 S350L과 운동성능이나 가속감에서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정지하면 시동이 자동으로 꺼지기 때문에 정차시 정숙성은 약간 더 높은 편이다.

분할식 모니터와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옵션 등이 추가돼 S350L에 비해 훨씬 화려하게 느껴졌다.

연비는 9.2km/l로 비교적 높은 편이라지만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은 약간 더뎌서 7.2초. 가격은 1억6790만원으로 S350L(1억3990만원·연비 8.3km/l)에 비해 약간 비싸다.

◆ S63 AMG … S클래스 모양 스포츠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럭셔리카의 대명사다. 귀가 먹먹할 정도의 정숙성이 그 특징이다. 하지만, 알고보면 S클래스에도 ‘이단아(異端兒)’가 있다. S63 AMG가 그 주인공이다.

레이스용 튜닝 전문업체인 AMG는 메르세데스와 합병 이후 기발한 차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자연흡기 엔진인 6.2리터 AMG 63 엔진은 스포츠카인 SL클래스나 CL클래스는 물론, 준중형인 C클래스부터 초대형인 S클래스나 SUV형 ML클래스까지 모두 장착된다.

S클래스에 스포츠카 엔진을 장착한 S63 AMG는 과연 사운드 자체가 달랐다. V12나 V6의 정숙한 엔진이 아니라 V8 미국 머슬카의 으르렁 대는 느낌이다. 창을 닫으면 비교적 조용하지만 창만 조금 열면 S클래스라고 믿지 못할 커다란 사운드가 들린다.

몸을 좌우로 잡아주는 스포츠 시트와 스포츠 스티어링 휠, 카본 실내가 스포츠카의 실내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스위스 유명 시계 메이커 IWC가 디자인한 아날로그 시계도 눈길을 사로 잡는다.

브레이크와 서스펜션도 AMG 튜닝된 제품으로 더욱 탄탄한 주행감각과 강력하게 제동되는 브레이크가 다른 S클래스와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별도의 오일쿨러와 냉각시스템을 구성해 이 차를 트랙에서 고속으로 주행해도 문제가 없도록 만들어졌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측도 유독 이 차에 한해서는 250km의 속도제한을 해지했다. 공로 주행이라 최고속도를 테스트 해 볼 수는 없었지만, 어지간한 운전자는 이 차 속도의 한계를 경험하기 어려울 듯 했다.

S600등에도 장착된 ‘나이트뷰 어시스트(Night View Assist)’ 기능을 동작시키니 계기반내의 속도계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야시경(夜視鏡) 같은 화면이 등장했다. 실제 활용도가 높을지는 의문이지만 야간에는 검은 배경에 보행자만 흰색으로 환하게 보이기 때문에 운전중에 흘깃 볼 수 있을거라는 설명이다.

다만 메르세데스-벤츠의 나이트뷰는 광학기술을 이용한 것이라 어두운 저녁시간 이후에만 사용이 가능했다. 경쟁사 BMW의 나이트뷰 기능은 열을 이용하는 방식이어서 어느 정도 밝은 낮에도 사용이 가능하고, 화면내에서 인간만 검출해 색깔을 입혀 보여주기도 한다.

S63 AMG 모델의 가격은 2억3500만원(부가세포함)이다.

▶ [화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시승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