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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기아 K7

기아 ‘K7’…알고보니 그랜저 후속모델 플랫폼?

기아자동차의 준대형 신차 K7이 내년 출시될 현대자동차의 신형 그랜저(HG) 플랫폼(기본 뼈대)을 공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4일 기아차 K7의 출시를 앞두고 지난 18일 상품 담당자를 만나 K7의 상품개발 과정과 앞으로의 각오를 미리 들었다. 그는 “기아차가 현대에 못미치는 브랜드와 판매망을 갖고 있다” 며 “때문에 동일하거나 비슷한 품질의 차를 내놓으면 판매량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차보다 조금 나은 차를 만드는 게 아니라, 월등히 좋은 차를 만들어야 시장에서 비슷한 판매량을 보이는 것이 현실이고, 그 때문에 기아 K7은 현대 그랜저나 수입차에 비해 탁월한 수준의 상품성을 갖추도록 만들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K7은 내년 출시될 그랜저의 후속 모델 플랫폼을 먼저 적용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서스펜션은 물론 차체 충돌 안전성, 경량화, 크기 등 모든 면에서 현행 그랜저보다 월등히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K7 자세히 살펴보니…경쟁력 우수

K7은 ▲ 180마력 4기통 2.4리터급인 VG240, ▲ 200마력 V6 2.7리터급인 VG270 (디럭스,럭셔리,프레스티지), ▲ 290마력 V6 3.5리터급 VG350 등 총 5개 트림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이 중 VG270이 K7의 주력 모델로 70~80%가량이 이 모델에서 판매될 것으로 기아차 측은 내다보고 있다.

K7 모든 모델은 그랜저 2.4(179마력)나 그랜저 2.7(195마력)에 비해 엔진출력이 우수한 편이다. 어코드3.5(275마력)에 비해서도 신형 3.5리터 엔진이 더 높은 출력을 낸다. 공인연비도 동급 국산차 수입차를 통틀어 가장 높다.

현대차는 쏘나타에 201마력 2.4리터 직분사 엔진을 장착할 예정이지만, K7에는 직분사 엔진이 장착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직분사 엔진이 출력이 높은 반면 진동과 소음이 높아 K7에는 맞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K7은 그랜저급 준대형차량으로 정숙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지적이다. 또 직분사 엔진을 장착하면 주력 모델로 삼고 있는 2.7리터 엔진에 비해 최대 출력이 오히려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준대형차로는 렉서스 ES350(도요타 캠리)에 비해 휠베이스가 70㎜가량 길어 실내 공간이 더 크고 전장에서는 105㎜가량이나 더 길어 차량의 외관이 날렵하게 보인다. 운전석 포함해 전석이 대형차와 큰 차이가 없는 정도의 크기다.

서스펜션은 차체 강성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진폭감응형 댐퍼와 전자제어서스펜션(ECS)를 장착하는 등 주행성능을 향상시켰다.

차선이탈경보시스템, 핸들조작에 따라 가이드 라인이 움직이는 후방주차 가이드 시스템이나 주차 보조시스템 등을 갖췄다.

전면과 후면의 느낌은 LED를 이용해 세련되고 날렵하다. 헤드램프 주변 미등은 ‘ㄷ’자 모양으로 만들어져 시선을 끈다. 뒷범퍼 중앙에 독특한 크롬도금이 둘러져 있는 점은 이미 네티즌들의 호불호가 크게 갈라지는 부분이다. 설문에 의해 선택된 디자인으로, 멀리서 봐도 이 차의 개성을 나타낸다.


현대차·수입차 겨냥한 기아차의 도전

K7는 출력, 연비, 안전성, 서스펜션, 전자장비 등 모든 사양이 경쟁 국산차·수입차와 비교해 최고 수준이다. 기아차는 이 차의 경쟁상대를 현대 그랜저, 도요타 , 렉서스 ES350, 혼다 어코드, 아우디 A6 등 전륜구동 국산·수입차들로 삼고 있다.

K7에는 모하비나 오피러스에 새겨진 독자 브랜드 로고 대신 기아(KIA) 로고를 장착하기로 했다. 기아차임을 숨기지 않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회사 전체 이미지를 끌고 나간다는 의미에서다.

인터넷을 통해 디자인과 세부사양이 조금씩 공개되면서 소비자들 반응도 좋은 편이다.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냈다는데는 대체로 동감하지만, 현대 그랜저를 뛰어넘는 판매량을 기록하기 위해선 기아차 브랜드 이미지가 향상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