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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5의 '반칙 엔진'…이제 세금 구조까지 바꿔놓는거야? 그런거야?

솔직히 처음에는 기아차 측이 숫자를 잘못썼다고 생각했어요. 2.0리터 국산차가 274마력이라니요. 이 정도면 반칙 아닙니까?

지난주에 뉴욕모터쇼(2010 New York International Auto Show)에서 공개된 기아 K5(수출명 옵티마)가 2.0리터 트윈터보 엔진으로 무려 274마력을 낸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받았는데, 쉽게 믿을 수가 없더라구요.

이 사진은 뉴욕 모터쇼와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만 모델은 훌륭하군요.


양산엔진이 276마력이면, 자동차 업계 종사자들에게도 충격이죠. 2.0리터 엔진 중 거의 최강이라 할 수 있어요. 4천만원대 폭스바겐 골프GTI(200마력)보다 강하고 6천만원대 스포츠카 미쓰비시 6620만원짜리 랜서에볼루션(295마력)과 19마력 정도밖에 차이가 없어요. 국내는 들어오지 않지만, 최신 폭스바겐 TDI 엔진 중에는 270마력짜리가 있다는데, 그보다도 높은 마력이라니...

아아아아아 정말 나이스하지 않습니까?

이 엔진은 기존 산업 구조를 바꿔놓게 생겼어요. 어쨌거나 오늘은 K5에 대해 한말씀 드려보겠습니다.


놀라운 엔진들, 자동차 산업 어떻게 바뀌나

우리는 그동안 차량의 크기와 배기량으로 차를 평가해 왔어요. 가격은 고려되지 않았죠.

예를들어 머스탱. 4.0리터 빵빵한 V8엔진의 섹시한 사운드가 매력적인 3600만원짜리 이 차는 돈 많은 사람들의 전유물은 아닐거예요. 가격은 착한데, 무려 뚜껑까지 열리니 폼나고, 젊은이들이 재미로 탈 수 있는 훌륭한 차죠. 불과 210마력을 내니 스포츠카라고는 할 수 없구요.

반면, 1억 가까운 9590만원에 300마력을 내고, 토크까지 무시무시한 BMW 535i는 문짝 4개에 3.0리터 엔진을 달았잖아요. 그래서 세금을 훨씬 조금 내고 있다는 거예요.

뭔가 불합리 하지 않나염?

보험료도 마찬가지. 자차를 제외하면 배기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문짝도 두개인 머스탱 쪽 보험료가 월등히 높죠.

아아 이런 불공평한 세상. 나도 빵빵한 배기량의 섹시한 사운드를 듣고 싶다으으으.

아흑. 빵빵하다고 손해보는 세상은 싫어욧


하지만 이런 문제는 일부 수입차에만 국한되는 것이었어요. 국산차 대부분을 차지하는 차량들은 배기량이 큰 차에 높은 세금을 매기고, 높은 보험료를 매기면 대략 모두가 만족하는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이번에 뉴욕모터쇼에서 공개한 K5는 274마력짜리 2.0리터 터보 직분사 엔진과 200마력 2.4리터 직분사 엔진을 갖췄습니다. 2.4리터 엔진이 2.0리터 엔진보다 오히려 힘도 약하고, 가격도 저렴할 것으로 예상돼요.

당분간 한국에는 판매될 계획이 없다고 합니다만, 요즘 씨드가 간혹 보이는 것 처럼, 어떻게든 일부가 돌아다니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만약 K5 엔진이 어떻게든 수입 된다거나, 튜닝킷이 나오게 되면 (이럴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만) 이분들은 2.0리터 쏘나타와 같은 세금을 내게 됩니다. 보험료도 그렇구요. 호오오오. 마치 210마력 브라부스 튜닝 스마트타고 남산 통행료 면제 받는 기분이겠어요.

딱히 이 엔진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비약적인 기술발전으로 인해 배기량과 실제 차량의 성능 및 연비와 관계가 점차 희박해지면서 모두가 당황하게 됐습니다.

배기량 기준 세금이 연비 기준으로 바뀐다

우리나라도 결국 세금은 배기량을 따르지 않고 연비를 따르는 방식으로 바뀌게 됩니다.

행정안전부는 2월 3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제7차 ‘녹색성장위원회’ 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지역 녹색성장 활성화 방안’을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자동차세의 과세기준을 배기량(㏄)에서 연비 또는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으로 전환하는 자동차세제 개편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보험료도 배기량 중심에서 연비기준 중심으로 고려

보험개발원측은 아직 자동차관리법의 구분 기준을 그대로 준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행안부에서 세제를 변경 하면, 보험료 변경도 검토한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국산차 중 배기량이 동일한 차에 출력이 크게 차이나는 차는 없었지만 기아 K5의 터보엔진 등을 감안하면 다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험개발원측은 "장차 배기량에 따른 출력 차이가 두드러지고, 손해율 통계 등을 감안해 새로운 보험 기준이 생겨야 한다는 컨센서스가 만들어지면 그때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습니다. 국산차 2.0리터가 270마력을 넘는 급변상황에 적잖이 당황하는 듯 했지만, 결국 그에 대응하겠다는 대답이었습니다.


K5의 또 다른 부분

'K5'는 전장 4845mm x 전폭 1835mm x 전고 1455mm로 기존 모델 대비 전장과 전폭이 각각 35mm, 15mm 커졌고, 전고는 25mm 낮아졌습니다. 앞뒤 바퀴간 거리(휠베이스)도 7.5cm길어졌다고 하니까. 실내는 넓어졌을 겁니다. 전반적으로 길고 넓은데다 낮아졌다는 겁니다. 스포츠 세단의 비율이 된거죠. 274마력이라면 이 정도 스포티함은 갖춰줘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쏘나타에 비해서도 외관이 더 길고 낮아 더 스포티한 디자인입니다.

북미 시장에 올 하반기 시판에 나설 계획이며, 내년 상반기에는 2.4 가솔린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한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이브리드는 풀하이브리드라서 저속에서는 모터의 힘만으로 주행하고 고속에서 엔진을 작동시키는 차량이라는군요.

K5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유보(UVO)를 장착한다고 합니다. 차량용 운영체제인‘UVO(유보)’는 '유어보이스(your voice)'의 약자로, 핸드폰, 아이팟 등 모바일 장비와 연결하고, 음성을 통해 오디오나 미디어를 작동시킬 수 있게 하는 운영체제입니다.

말이 어려워서 당최 먼소린가 했는데요. 아래의 마이크로소프트의 영상이 있어서, 보니까 저도 뭔지 알겠더라구요. 나름 미국 마이크로 소프트 직원이 설명하는데 어째 브아걸의 '아브라카타브라'가 나와서.. 아 어찌나 놀라운지...



어쨌거나 빨리 우리도 볼 수 있게 해주면 좋겠어요. 23일 북경 모터쇼에서 좀 더 상세히 살펴보고 다시 글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