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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자발적 리콜'은 거짓말? 혹은 거짓말이 아냐?

YTN은 "도요타의 자발적리콜은 거짓말"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며칠전 도요타가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문제 때문에 자발적 조치로 리콜을 했다"고 강조했지만, 사실은 '자발적'이 아니라 '강제적'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YTN은 도요타의 차량을 조사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에서 바닥매트가 가속패달을 덮으면 급가속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결함'으로 판단하고 국토부에 통보를 했다고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발적'이 아니라 '타율적' 혹은 '강제적' 리콜을 하게 된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자발적 리콜의 의미는 말 그대로 '자발적'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리콜은 국토부에서 강제하는 '강제리콜'이 있고 업체에서 스스로 리콜을 결정하는 '자발적 리콜'이 있죠.

다시말해 '강제리콜'은 정부가 자체조사 등을 통해 결함 사실을 인지하고 직접 제작결함을 심사한 뒤, 제작사에 '리콜을 명령'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리콜은 국토부 명령을 내린 리콜이 아닙니다.도요타 측은 "연구소와 함께 조사를 해서 이같은 문제를 파악했다" 며 국토부에 이같은 결함을 전달했다는 사실과 관계 없이 문제가 발생하자 리콜을 실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그 주장은 사실일 가능성이 큽니다.

도요타가 강제리콜로 인해 마지못해 리콜 해주는 모습을 비춰주면 메이커 이미지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강제리콜 움직임이 보이면, 당연히 그보다 앞서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맞습니다. 물론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우러난 '자발적리콜'은 아니겠지요.
그러나 마지못해 한 리콜일지라도 기술적인 의미에선 '자발적리콜'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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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추가: 아래 댓글 달아주신 분이 계셔서 포탈에 내보낸 내용도 첨부해봅니다. 말씀하신대로 조금 다릅니다. [기자수첩]이라서 조금 젠체 하면서 써야 하기 때문에.. 저도 이런 글은 좋아하지 않지만...

여튼 주된 내용은 1) 언론보도가 조금 조급했던 것 같다. 2) 도요타가 진정으로 안전을 고려해주면 좋겠다. 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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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일부 언론은 “도요타의 자발적 리콜은 거짓말”이라고 보도했다. 며칠 전 한국도요타의 나카바야시 히사오 사장이 기자회견장에서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문제 때문에 자발적 조치로 리콜을 했다”고 강조했지만 사실은 자발적이 아니라 강제적이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이 언론은 “바닥매트가 가속페달을 덮으면 급가속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결함으로 판단하고 국토부에 통보를 했다”고 말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 연구원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그 인터뷰를 근거로 '자발적'이 아니라 '타율적' 혹은 '강제적' 리콜을 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자발적 리콜'의 의미는 말 그대로 업체가 '자발적으로 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리콜'에는 국토부에서 리콜 명령을 내리는 '강제 리콜'이 있고 전후 사정을 보고 업체가 스스로 리콜을 결정하는 '자발적 리콜'이 있다.

이번 리콜은 국토부가 명령을 내린 '강제 리콜'이 아니다. 도요타 측은 “자동차성능연구소와 함께 조사를 하던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를 파악했다” 며 “국토부에 결함을 전달했다는 사실과 관계없이 문제가 발생한 즉시 리콜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전후 관계상 이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 가뜩이나 문제 많은 도요타가 마지못해 리콜 해주는 모습을 비춰주면 메이커 이미지에 치명적이니 '강제 리콜'을 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면, 그보다 앞서 자발적 리콜을 실시할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에서 지적한 것처럼, 물론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우러난 자발적 리콜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지못해 한 리콜일지라도 기술적인 의미론 '자발적 리콜'이 맞다.

언론 보도 방향이 단순한 '표현'을 언급하기 보다는, 이번 리콜로 인해 도요타의 급가속 문제가 온전히 해결 될 수 있는지 여부를 좀 더 살펴야 한다. 바닥 매트가 가속패달을 눌렀든 누르지 않았든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서야 하지만, 도요타 차들은 가속패달이 눌린 상태에선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가 서지 못한다.

이같은 문제로 미국에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바닥매트의 문제로 시작했다가 가속페달의 형상변경, 가속페달 부품 변경, ECU 프로그램 문제로까지 리콜 규모가 점차 커진 것이다.

유럽 제조사들은 이를 막기 위해 급발진 방지장치(브레이크 오버라이드)를 이미 대부분 갖추고 있고, 국내 제조사들도 점차 장착하고 있는 추세다. 도요타가 별다른 이유를 대지 않은채 이 시스템 도입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이 도요타 급가속 문제의 본질이다. 진정 자발적인 마음으로 소비자 안전을 고려한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 도입은 한시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경향닷컴 김한용기자 whynot@kh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