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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때 마침 1대 자리가 났습니다!"


백화점 지하로 내려가려던 참이다. 말끔히 빼입은 주차요원 청년이 뛰어오더니 1층이 만차 됐음을 뜻하는 빨간 원뿔을 치웠다.


그동안 이 백화점 주차장에 수없이 주차를 해봤지만, 항상 만차여서 지하 4층 위로 세워본 적이 거의 없다.

 

오늘도 차들은 꽉 차 있었고, 차들이 지하 4층으로, 5층으로 하염없이 내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들어서는 순간 뭔가 마술이라도 걸린 듯 갑자기 1층 주차장에 자리가 났다는 것이다.

 

예의 그 청년은 주차하는 내내 차 왼쪽 오른쪽을 번갈아 살피며 행여나 긁힐세라 호들갑이다.

 

거사(?)가 끝나자 90도 깍듯한 인사. 몸둘바를 모르겠다.


잠시 우쭐한 기분이 들었지만, 이내 친절의 대상이 내가 아니라 이 에스컬레이드 라는것을 깨달았다.

 

이번엔 주변인의 경배를 받는 자동차. 에스컬레이드다.

 

 

보석을 뽐내듯, 주변의 시선을 즐겨야

"와아 크다." 처음 보면 누구나 놀란다. 에스컬레이드는 '크다'는 디자인 방향을 세우고 밀고 나갔다. 게다가 캐딜락의 디자인은 보석을 세공한 듯, 날카롭고 각진 형태다. 이런 디자인의 콘셉트가 명확하게 세워지자 패밀리룩은 저절로 따라왔다. 에스컬레이드의

디자인은 캐딜락 특유의 것으로 모서리를 뾰족하게 하여 차가 더 커보이고 강인한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차를 4일간 모는 동안 말을 걸어오는 사람을 10명쯤 만났다. 그냥 넘어가도 좋으련만, 다들 "차가 좋다" 거나 "얼마쯤 하느냐"며 관심을 보인다. 크기에서건 디자인에서건 일상의 범주에서 꽤 벗어난 차다. 보기 드문 형태니 남들의 관심을 제대로 끈다. 에스컬레이드 디자인의 힘이다.

 

 

강력한, 너무나 강력한


엔진은 배기량 V8 6.2리터로 국내에 정식 수입된 자동차 중 가장 큰 엔진이다.


엔진은 403마력으로 터보 없는 엔진에서는 국내 최고 마력이다.

 

미국산 보텍(VORTEC) V8엔진은 밸런스 샤프트로 V8 특유의 진동은 잡았지만, 사운드의 언밸런스는 그대로 살렸다.

 

V6는 구조적으로 완벽한 밸런스를 맞추기 마련이지만, V8은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같다는데 매력이 있다.

 

"부두두두둥" 하고 밀고 나가는 엔진음은 미국 영화에서 보던 머슬카의 사운드.

 

V8엔진이 주는 출력 특성이 매우 신선하다. 미국차라면 이래야  제맛이다.

 

핸들을 꺽고 출발하면 4륜구동을 무색하게 하듯 휠스핀이 일어난다. 엄청난 파워와 무게를 못 이기는 듯 하다.

 

57kgm의 토크 때문인가. 이 덩치가 잘도 달린다. 시속 100km 도달이 7초 안쪽일듯 하다.

 

서스펜션은 전자제어식이라는데, 그래서인지 와인딩 로드에서도 묘하게 기울어짐도 없다.

 

미국차에 대한 선입견이 깨지는 순간이다.

 

그런데, 시승차는 22인치 휠을 장착한 모델로, 기본형인 18인치 휠을 장착한 모델은 어떨지 모르겠다.

 

 

 

마치며

 

미국차 특유의 굵은 선이라는 것은 다른 나라 차들로는 흉내낼 수 없는 것이다.

 

국산차나 일본차, 유럽차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관으로 만들어졌다.

 

물론 일본차 영향을 많이 받아 무척 꼼꼼해졌지만, 아직도 부분적으로 느껴지는 단차가 아쉽다.

 

유럽차나 일본차에 익숙한 사람이 이 차를 몬다면 6.4리터 V8 OHV엔진의 사운드와 토크 특성이 매우 신선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 차의 매력은 유니크함에 있다. 이국적인 매력.


어떤 차가 더 좋은 자동차인가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어떤 차가 내 감성에 맞는가를 선택하는 시대다.

 

 

전장x전폭x전고 : 5140x2010x1925

승차인원: 7명

공차중량 : 2610kg

트렁크 : 1708(3열 접었을때) / 3084(2열,3열 접었을때)

연료탱크 : 98L

 

엔진: V8 6162cc  403마력@5700 , 57.6kgm@4400

연비: 5.9km/l

 

미션: 자동6단 컬럼식

타이어: 265/65R18 혹은 265/45R22(맞나?)

서스펜션: 코일오버/5링크 실시간 컴퓨터 제어식

가격: 1억1600만원 / 1억2천만원(22인치 휠 적용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