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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다른 회사 출시행사 훼방…이것도 전략인가?

자동차 업체에서 가장 중요한건 신차 출시입니다. 신차 출시에서 잘 된 차는 어찌되든 대박이 나고, 신차 출시가 잘못된 차는 도무지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는겁니다.

GM대우는 다음달 중순에 내놓는 준대형 세단 알페온(Alpheon)의 출시행사장으로 꽤 오래전부터 강원도에 위치한 알펜시아를 예약했습니다.

알펜시아는 올해 처음 시작하는 리조트인데다 공교롭게도 발음도 알페온과 유사하니 딱 좋은 장소 아니겠어요?

그런데 현대차가 이달말에 개최될 신형 아반떼(MD)의 시승 행사장으로 알펜시아를 뒤늦게 선택하자 난감하게 됐습니다.

같은 곳에서 출시행사를 하는 것은 약간 께름칙하다는 것이 업계 분위기인데요. 그러다 보니 행사를 진행하는 입장에선, 자동차 회사가 출시 행사를 하면 적어도 1년  동안은 그곳을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자동차쪽은 물론 IT등 다른 업체들도 경쟁사가 행사한 곳은 피하는 편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돈들여 행사하는데 기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게 좋고, 기자들이 다시 찾았을 때 이전 행사의 기억을 떠올리는게 싫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여자친구에게 똑같은 선물 두번 주면 얼마나 식상하겠어요.

알펜시아측도 이 정도는 알텐데, 그쪽은 "현대차가 아니라 대행사 이름으로 예약을 잡았기에 자동차 행사인줄도 몰랐다"고 얘기하더군요.

먼저 예약을 걸어 두었던 GM대우는 아쉽지만 알펜시아를 버리고 제3의 장소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군요. 강력하게 항의 한다고 이미 잡힌 현대차 예약을 취소해줄 수도 없는 것이고... 어쩝니까, GM대우가 참아야죠.

현대차 훼방,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들어 다른 메이커들의 출시행사를 약간씩 훼방 놓는 경향이 있는것 같습니다.

수입차 메이커들은 서로 출시행사가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수입차협회(KAIDA)에 수개월 전부터 행사 일정을 공유하고 서로 조율합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이상하게 시승행사, 행사를 제때 공개 안하고 행사 개최 1주일전에 공개합니다. 공개하고 보면 이상하게 어딘가의 행사와 겹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있었던 기아 K5시승행사는 7월 24-25, 25-26 중 하루를 선택하게 했는데, 24일은 벤츠가 E클래스 카브리오를 출시하는 날이었고, 25일은 인피니티가 야심작인 신형M을 출시하는 날이었습니다. 벤츠는 현대차가 날짜를 발표하자 마자 재빠르게 출시날짜를 바꿨지만, 예정 날짜에 출시행사를 강행한 인피니티 행사장은 썰렁했다고 하더군요. 기자 입장에서는 다른 업체와 겹치면 무조건 현대기아쪽을 가야 하니까요.

그래서 인피니티 신형 M이 론칭했다는 사실, 아마 언론을 통해 접하지 못하셨을겁니다.

스포티지R시승행사는 르노삼성의 SM5 포토세션과 겹쳤고, 신년에 했던 쏘나타 2.4 시승 행사는 혼다, 닛산의 신년회와 겹쳤습니다.

르노삼성이나 수입차 회사들은 현대기아에 비하면 얼마 팔지도 못하는데 그걸 왜 훼방놓나 싶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현대차 측의 말대로 정말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페어플레이 할 생각이라면 우연히라도 겹치지 않도록 서로 정보를 나누는게 좋겠죠. 정정당당히 경쟁해야 소비자들이 공평한 정보로 제품들을 제대로 비교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