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자존심을 건 승부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올해 1~3월만 해도 전년 말 투입된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클래스의 선전으로 BMW가 약간 뒤진 상황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4월부터는 BMW의 신형 5시리즈의 투입이 예고되면서 상황은 역전되기 시작했다. 벤츠의 E클래스를 사려던 소비자들이 5시리즈를 기다리는 쪽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6월과 7월은 수세에 몰린 메르세데스-벤츠 측의 반격으로 판매 대수 차이가 불과 수십대에 불과할 정도로 치열한 공방을 펼치더니 급기야 8월에는 BMW의 신형 528i의 물량공세에 무려 1000여대의 차이를 만들어내며 격차가 벌어졌다.
하지만 지난 11월에는 적체 중이던 메르세데스-벤츠 E 300 모델의 물량이 충분히 공급되면서 다시 격차를 좁혔다. 이로서 12월에는 어느쪽이 더 많은 판매를 기록할 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벤츠와 BMW의 판매 추이/김한용
2010년의 판매 1위 자리 또한 어느쪽이 차지할지 아직은 불투명하다. MINI를 합치면 BMW측이 아직 우세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 측이 연말에 물량을 밀어붙이면 어찌될 지 모른다는 것이 BMW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두 브랜드의 차이는 MINI를 합쳤을때 2858대지만 MINI를 제외하면 765대에 불과하다. 매출 차이는 더 적어서 메르세데스-벤츠는 소비자가 기준으로 약 1조2550억원을 팔았고, BMW는 약 1조2595억원을 팔아 불과 50억원 차이도 나지 않는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는 세계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더 높은 기업으로 알려졌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BMW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BMW코리아는 국내 시장에 걸맞는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시기적절한 차량 투입, 다양한 이미지 전략 등으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