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사실 제 목소리로 하는 TBN 전국방송이긴 합니다.
하지만 아침 6시 40분에 일어나셔서 라디오 방송을 들으실 분이 얼마나 계실까 싶어서 글로도 남깁니다.
흑. 이번에는 특정한 차만 잘 팔리는 쏠림 현상을 우회적으로(?) 얘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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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요즘 초호화 스포츠카들이 큰 인기를 끈다면서요.
김 네, 지난 14일 포르쉐는 국내에 신형 박스터를 내놨습니다. 차량 가격이 1억이 넘는데, 공식 출시 이전부터 수요가 몰려 올해 판매 가능 물량인 50대가 모두 동났다고 합니다.
이에 앞서 메르세데스 벤츠도 최근 컨버터블 스포츠카 SLK의 고성능 버전인 SLK 55 AMG 에디션원을 내놨는데요. 이 차도 올해 판매 물량 10대가 이미 모두 판매 됐습니다.
뉴 아우디 GT 스파이더도 국내 들여오는 5대가 모두 판매됐습니다. 세계에서 150대만 판매된다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슈퍼 트로페오도 국내 들여오는 족족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 차종은 심지어 우리돈 4억원이 넘습니다.
박 1억에서 4억원이 넘는다니. 와 정말 정신이 번쩍 드는 가격이네요. 그렇지만 판매대수가 많아야 50대 작으면 5대, 뭐 그 정도라면 그리 많은 수는 아닌것 같네요.
김 네, 호화 스포츠카는 만들어 파는 차량 대수가 얼마 되지 않아서 자동차 메이커 입장에선 그리 큰 수익원이 되지는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에서 이처럼 많이 팔지도 못하는 초호화 스포츠카를 떠들썩하게 발표하는데는 복안이 있습니다. 엄청난 스포츠카를 잘 만드는 회사라면 보통 일반 자동차도 잘 만들거라고 소비자들이 생각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70년대부터 스포츠카만 만들던 포르쉐는 내년부터 기아 스포티지만한 소형 SUV를 저렴한가격에 내놓고 판매할 예정입니다. 슈퍼카만 만들던 람보르기니도 곧 대중적으로 판매할 SUV를 내놓는다고 하구요.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면 같은 차를 만들더라도 훨씬 비싸게 팔 수 있으니까 유명 브랜드 제조사들이 엄청나게 비싼 스포츠카를 계속 내놓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박 스포츠카를 언젠간 구입하겠다고 마음먹고 계시는 청취자분들도 많을텐데, 모두 이렇게 비싸면 구입하기 어렵겠어요.
김 네, 그래서 좀 저렴한 대안도 있습니다. 국산차중에 스포츠카라고 할만한 차로는 제네시스 쿠페가 있는데요. 가격이 3000만원대부터 4200만원 정도까지 합니다.
여기서 조금 더 보태면 수입 스포츠카를 살 수 있는데, 포드 머스탱, 쉐보레 카마로, 푸조 RCZ가 4천만원에서 5600만원 정도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도요타가 86이라는 이름의 스포츠카를 내놨는데요. 이 차는 도요타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개념으로 만들어진 찬데, 그러다보니 옛날 차들처럼 달려있는게 별로 없이 정말 순수하게 달리기만 잘 하도록 만든 찹니다. 젊은이들이 구입해서 즐길 수 있도록 국산차와 비슷한 3000만원대 가격부터 내놓은게 특징이죠.
어쨌건 모든 스포츠카는 결코 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것처럼 스포츠카라는게 제조사 이미지를 높이는 역할이 크고, 많이 판매할 수 있는 차가 아니다보니 결국 차 가격이 높아지게 돼 있으니까요.
박 수입차의 브랜드 전략이라거나 제품 포트폴리오 같은걸 배울 필요가 있겠네요. 현대차도 유럽차처럼 디젤엔진의 사용을 늘린다면서요.
김 네, 현대자동차가 간판 고급 차종인 제네시스와 그랜저, 쏘나타에 디젤 엔진을 장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0일 밝혔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중형 이상 승용차에서 디젤 모델 검토 계획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재는SUV나 아이써티 등 준중형 이하의 차급에만 디젤 차량을 내놓고 있으니까요.
현대자동차가 디젤 세단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말씀하신대로 유럽업체들이 디젤 세단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서 가장 인기가 많은 수입차 BMW 520d는 디젤세단의 대표격인데, 올 들어 벌써 4차례나 월간 최다판매 수입차 자리에 올랐습니다.
520d의 가격이 6600만원이니까 가격을 놓고 보면 에쿠스와 동급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에쿠스는 지난달에 960대 밖에 팔리지 않았는데 BMW 520d는 2.0리터 디젤모델 한가지만해도 993대가 팔려서 에쿠스 전체보다 더 많이 팔렸을 정돕니다.
디젤차는 연비가 우수해 고유가 시대가 될수록 선호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당분간 디젤차의 인기는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 수입 디젤차들이 인기를 끄는건 알고 있었는데, 국내 브랜드들도 디젤을 내놓는다는건 좀 의외네요. 국내 브랜드들은 최근까지 주로 하이브리드차를 내놨고, 광고도 많이 했던 것 같은데요.
김 네, 현대차는 그동안 디젤보다는 하이브리드차를 위주로 친환경차 전략을 짜왔는데요. 최근 시장 상황을 보면 이 전략이 조금씩 수정되고 있는 듯 합니다.
한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이미 디젤엔진을 얹은 제네시스 등을 시험 운행하고 있다면서 내년쯤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하더라구요.
이는 우선 디젤과 하이브리드가 치열하게 격돌하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 강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 5월까지 수입차 누적 판매 대수를 보면 디젤차가 2만5258대로 일반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를 합친 자동차 판매량을 오히려 900대 가량 추월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럽 브랜드들의 약진에 따라, 일본계 위주인 하이브리드 차량 인기가 시들해지고, 디젤차에 대한 인식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 요즘 경기가 안좋다고들 하는데 오늘 소식 들으니 자동차 업계는 그렇지 않은가보네요.
김 맞습니다. 최근 유럽발 불황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지만 국내 자동차 업계는 급증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계약금을 내고도 차를 받지 못하는 출고 적체현상이 5만대 이상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차, 쌍용, 한국GM 등 국산차 메이커들의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주요 모델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모두 5만6000여대 가량 출고 적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신형 싼타페 같은 경우는 1만5000대의 출고가 밀려 있는 등 차가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 차가 그렇게 잘팔린다니, 요즘 우리나라 경기가 나쁘지 않은건가 싶네요.
김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보면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출고적체가 가장 많이 일어나고 있는 차종은 포터와 봉고 같은 1톤 트럭입니다. 밀려있는 것만 무려 2만2500대나 되는데요.
최근 경기가 안좋으니까 정리해고 등으로 실업자가 늘었고,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이 따라서 늘어났죠. 그러니까 생계형 운송수단인 포터와 봉고 1톤 트럭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겁니다.
이 부분만 놓고 보면 다른 업종의 불황이 자동차 업종에 엉뚱하게 수혜가 되고 있는 셈인데요. 이런 쏠림 현상이 줄고 국내 모든 업계가 고르게 호황을 누리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