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BMW미니라고 적었지만, 사실 미니에는 BMW 로고가 없습니다.
자본을 BMW가 소유했지만, 미니는 BMW의 캐릭터를 해치지도, 혹은 반대로 BMW의 딱딱한 이미지로 인해 불이익을 받지도 않기 위해서라며 완전히 독립적인 브랜드로 만들어지고 운영됩니다.
한국에서도 미니를 담당하는 분은 한상윤이사로 BMW코리아와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매장도 완전히 별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니는 BMW 답지 않은 부분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BMW는 후륜구동입니다만, 미니만은 전륜구동인데다, 엔진 또한 BMW제가 아닌 크라이슬러제를 장착했습니다.
94년 전략적으로 로버를 인수한 BMW는 어쩐일인지 로버를 살리는데 거의 투자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영국인들의 수많은 BMW 규탄 데모에도 불구하고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던 로버는 결국 MG로버와 랜드로버, 로버, MINI로 나뉘어 MG로버는 SAIC(상하이오토모티브인더스트리코퍼레이션이던가)라는 중국회사에 팔렸고 랜드로버는 포드에, 로버와 미니 브랜드는 BMW가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애시당초 BMW는 로버를 제대로 되살릴 뜻이 없어보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니라고 제대로 키워줬을리가 없습니다. 미니에 맞는 엔진을 개발한다거나 후륜구동 베이스를 개발하는 것은 생각도 안했던 모양입니다.
심지어 BMW는 후륜구동에 BMW엔진을 얹어 새롭게 설계한 1시리즈, 실질적인 경쟁차종을 만들기까지 하니, 미니를 얼마나 내놓은 자식 취급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니는 선천적으로 21세기가 원하던 디자인을 타고 났습니다. 아직도 구형 미니는 길이나 패션샵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아이템입니다. 결국 미니는 설움을 딛고 세계 BMW 판매 대수 1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작은 차로는 가망없다던 미국시장 까지 진출하게 됩니다.
작지만 당당한 미니는 이번에 과거 캔버스탑을 연상시키는 컨버터블을 장착하고 우리곁에 왔습니다. 일반적인 컨버터블은 열기, 아니면 닫기 였지만, 이번에는 썬루프처럼 일부만 열기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과거에 대한 향수를 되살아나게하는 레트로 디자인의 최고봉.
이번엔 그 미니 쿠퍼S 컨버터블을 시승했습니다.
▲ "주차선이 너무 많이 남는걸" ▲ 실내도 페인트로 칠했다. 안밖이 구분 없어 즐겁다. ▲ 차에서 밤 이슬을 맞는 기분. 느껴보지 않으면 모를걸. 미니는 벌써 세번째 시승인데, 기본적으로 미니는 강성이 매우 강하고 서스팬션이 단단해 노면을 심하게 탑니다. 울퉁불퉁한 노면에선 핸들이 휙휙 돌아가서 핸들 쥔 손에 힘을 꾸욱 줘야 합니다. 미니쿠퍼S는 타이어도 넓어서 더 노면을 많이 탑니다. 한참 운전하면 솔직히 피곤하구요. 피곤한 정도는 포르쉐를 탈 때 보다 오히려 심합니다. 기본기가 좀 약하니까 단단한 하체로 때운 셈이죠.
트랙을 도는데, 마치 카트를 타고 트랙을 도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노면의 충격이 그대로 핸들과 하체에 전달되는 것인데요. 차가 스핀을 할 지언정 차가 뒤집힐것 같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떡 벌어진 축거와 앞뒤 범퍼 바로 밑까지 밀고간 휠베이스의 덕입니다.
그런 차에 뚜껑까지 벗겼으니 얼마나 더 카트같이 느껴졌겠습니까. 카트를 몰고 시내로 들어오는 기분. 별빛을 맞는 기분 너무너무 즐겁고 행복합니다.
여성분들이 이 차를 좋아한다고 하는데, 얼마나 이 디자인을 좋아하는지 실험 해보고자 톱을 벗긴 채로 강남역에 세워 봤습니다.
제가 앉아있을때는 "어떤놈이 저런 차를 운전하는거야?" 하는 식으로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만, 차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관찰해보니 빈 차를 쳐다보는 여성분들은 별로 없고 주로 택시 운전사나 그에 준하는 남자분들만 뚫어지게 쳐다보더군요.
작은 차니 연비가 꽤 나오겠지만, 제가 워낙 험하게 운전하니 6.4km/l가 나왔습니다.
터보도 아닌 수퍼차져가 달려있어서 아마 기름을 더 많이 먹을것 같네요.
주행성능: ★★★
엔진은 좀 부족하지만, 그런대로.
조종성능: ★★★★
핸들도 두툼하고 빡빡한 전형적인 BMW의 핸들링에 단단한 서스팬션. 속도감도 걱정없다. 바로 BMW의 힘이 느껴지는 부분.
안전성능: ★★★★
유로 ncap에서 정면 충돌 별 4개를 받았다. 중형차도 그렇게 받기 힘든데, 훌륭하다 미니.
패키징: ★★★★
디자인은 최고. 작은 차체에 휠베이스를 그렇게 끝까지 가져갈 수 있다니.
컨버터블 톱의 앞부분만 여는 썬루프 형식은 좋지만, 그렇게 열면 바람이 너무 들이쳐서 썬루프 기능을 하기 어렵다.
트렁크 아랫쪽에는 힌지가 드러나도록 디자인 되었다. 대체 왜 이 귀여운차에 트럭 같은 부분이?
그럴리 없겠지만, 험하게 트랙을 돌고 나니 차가 약간 비틀어진 느낌이 들었다. 뭔가 쩔그렁 소리도 나는것 같은데.. 뭐지? 죄송합니다.
종합평가: ★★★★
가격, 연비, 디자인 면에서 좋다. 그러나 실용성 면에서나 내구성 면에서는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