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최근 혼다의 4세대 레전드가 국내에 출시 되었습니다. 이로서 국내에 돌아다니는 혼다차는 CR-V, 어코드, 레전드 등 3종입니다.
과거 대우자동차에서 아카디아라는 이름으로 내놓았던 차가 바로 혼다 레전드의 2세대.
지금의 레전드는 과거 아카디아에 비해 어찌보면 다소 경박스러운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스포티함을 강조한 것으로 보이나 새의 부리를 닮은 전면 그릴은 밋밋한 몸매와 동떨어져 쉽게 익숙해지기 어려울 성 싶습니다.
예전부터 혼다는 4WS나 V-TEC 등 차에 특징적인 기술을 가미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차에도 혼다가 내세우는 주특기가 두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ANC(Active Noise Canceling) 이고 다른 하나는 SH-AWD 이라는 기술입니다.
ANC(R) 은 마이크를 통해 엔진의 사운드나 바닥으로 부터 들리는 사운드를 인식하고 그와 역상(Invert Phase)의 소리를 스피커를 통해 내놓아 소리의 파동이 중첩되어 사라지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이 ANC 라는 기술은 BOSE사가 보유한 특허로 레전드의 ANC또한 BOSE의 제품입니다.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요?
분명 밖에서 듣는 엔진 사운드와 실내에서 들리는 엔진 사운드는 무언가 질적으로 다르다는 느낌이 다소 들었습니다만, 방음의 효과인지 ANC의 효과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디오의 퓨즈를 빼보기도 했는데 엔진 소음 감소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습니다. 어쩌면 ANC를 위한 퓨즈는 따로 있는지도 모릅니다.
흔히 카오디오를 설치할 때 스피커의 극성을 잘못 연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양쪽을 모두 잘못 연결한 경우라면 괜찮은데, 왼쪽 스피커의 극성을 바르게, 오른쪽 스피커의 극성을 반대로 연결했다면 오디오의 소리가 다소 작게 들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음원이 뻔한 카오디오의 경우입니다. 엔진과 같이 복잡 다단한 소음을 스피커에서 그대로 쏘아준다고 정말 소음이 감쇄 되는지는 도무지 확신이 없습니다. 실제 테스트에서도 타사 차량에 비해 월등히 조용하다고는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두번째의 특징은 SH-AWD(Super Handling - All Wheel Drive)라는 기술로, 이 기술로 인해 레전드는 항시 4륜 구동으로 운행하며 파워를 4바퀴에 자유롭게 배분합니다. 평상시에는 전륜과 후륜을 6:4 정도로 배분하여 운행하다 미끄러운 곳이 발생하면 미끄러지는 쪽의 힘을 제한하고 반대쪽으로 힘을 보내 쉽게 탈출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여기까지는 일반 AWD와 동일한 기술입니다만, SH-AWD는 전륜 후륜의 파워 배분을 0:100 , 100:0 으로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후륜의 좌 우 파워를 100:0 , 0:100으로 전달하여 코너링 성능을 향상 시킨다고 합니다. 또한 파워가 배분되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계기판에 보여줘 기술이 잘 동작하고 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 속도계 아래에 각 바퀴로 가는 구동력을 그래픽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 이러한 AWD가 어떤 도움이 될까요?
후륜 바퀴의 구동력을 불균등하게 배분한다 하는데, 코너링에서 후륜 양측의 파워를 균등하지 않게 전달하는 것은 모든 디퍼런셜의 기본 기능입니다. 또 눈길에서 미끄러지는 바퀴를 감지하여 더 이상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고 반대편 바퀴의 힘으로 빠져나가는 VDC 기능은 많은 차량이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기능은 한 바퀴의 슬립이 발생했을 때 단순히 ABS를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편에 그 힘을 보내 더욱 빠르게 코너를 돌아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는 말인데, 그것이 대형 세단에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적어도 고속으로 들어가는 코너에서 미끄러짐을 막을 수 있으면 돈 값 하는 것일텐데요. 이 차는 차체가 높고 무거워 와인딩로드에서 마구 밀려납니다. 적어도 SH-AWD가 효과를 발휘하는 상황은 코너에서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나타날텐데, 이 차는 미끄러워서 코너에서 도무지 거칠게 몰아부칠 수가 없었습니다.
▲ 레전드는 전설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