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xus ES350을 몰고 코너에서 죽을뻔 한 적이 있습니다. 포르쉐 박스터를 몰고 들어갔던 코너를 ES350을 몰고 돌아 나오는데, 차가 바깥으로 소리없이 밀려나버린거죠. 포르쉐에 익숙해진 제 감각도 한몫 했겠지만, 3500cc의 강한 토크를 받쳐주지 못하는 하체, 특히 아무 징후도 없이 슬슬 밀려나는 언더스티어는 렉서스의 달리기 성능에 대해 실망하게 했던 계기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시승하는 IS250은 제 불안감을 일순간에 씻어주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차고가 낮고 댐핑 스트로크가 짧아 차체의 움직임이 쉽게 예측 가능합니다.
▲ 앞 범퍼 높이가 바닥에서 한뼘 밖에 안된다.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는 3500cc를 얹은 IS350 이나 awd 등 몇가지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V6 2500cc 엔진 후륜구동 모델만 판매중입니다. 2500cc가 이 정도인데, 3500cc를 달면 무시무시할 것 같습니다.
미국 소비자들이 반짝거리는걸 좋아한다고 하는군요. 그래서인지 렉서스의 기어노브는 모두 반짝 거립니다. 반면 대시보드의 각 버튼들은 밋밋하고 단순하게 디자인 되어 있어 미국적인 이미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거슬리는 부분이었습니다만, 아마 한국의 나이많은 구매자에게는 어필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인기가 많은 수입차는 미국보다 판매 가격이 월등히 비싸서 대체로 2배 정도 가격에 팔리고 있지만 이 차는 30%정도 밖에 차이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서 이 차와 ES350은 거의 같은 가격이지만, 국내서 ES350의 판매가격은 5960만원. IS250의 판매가격은 45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나온 셈입니다.
차는 상품성이 아주 뛰어납니다. 시트 열선/에어컨이며, 넉넉한 실내 공간, 튼튼하고 부드러운 엔진, 고급스러운 마감, 가격대비 럭셔리 옵션들을 상당히 많이 갖추고 있고, 전동시트는 요추지지대까지 전동으로 운전석 조주석 모두 3개씩 메모리 가능하고 에어백은 커튼 에어백은 물론 무릎에도 있어서 총 8개가 나옵니다.
무엇보다 후륜구동이면서도 어떤 상황에서건 뉴트럴 컨트롤을 잘 유지해주는데다 달리기에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는 등, 돈 많으신 젊은분들이 타기에 딱 맞는 차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언제나 저런 차를 사볼 수 있을까요.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