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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크루즈 시승해보니

지난 29일 현대자동차의 LUV 베라크루즈를 시승해 보았다.

베라크루즈는 럭셔리를 강조한 SUV로 국산 SUV 중 가장 뛰어난 옵션과 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가격 또한 높게 책정되어 수입차들을 경쟁 상대로 삼고 있는 차다.

현대차측에서도 '프리미엄급'에 첫발을 내딛는 차라며 내심 기대를 아끼지 않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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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및 실내

첫 인상은 렉서스나 BMW를 연상하게도 한다. 전반적으로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인데, 딱히 어떤 차를 벤치마킹 했다고 지적하기 힘든 것이 요즘의 현대차 디자인이다.

앞모양은 약간 어색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인상이 좋은 차들의 디자인 장점들을 고루 수용해 전체적인 인상은 나쁘지 않다.

차체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실내가 경쟁 차종들에 비해 넉넉하여 2열을 조정하면 3열에도 성인이 큰 불편 없이 앉을 수 있다.

원터치로 풀 플랫이 되는 2,3열 폴딩시트가 편리하다. 3열만 앞으로 젖혀도 골프백 8개는 넉넉하게 넣을 수 있다.

몇몇 국산 SUV는 뒷문을 닫을 때 큰 힘을 필요로 하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지만, 베라크루즈의 뒷문은 버튼을 눌러 전동으로 여닫을 수 있어서 힘이 약하고 키가 작은 여성 운전자들도 쉽게 문을 여닫을 수 있게 했다.

실내의 인물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룸미러 위에 '컨버세이션 미러'라는 접이식 볼록 거울을 장착한 점도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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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를 지원하는 JBL 오디오는 우퍼와 앰프를 갖춘 10개와 함께 조화되어 음질이 섬세한 편이다.

뒷좌석에서도 에어컨과 히터를 조정할 수 있으며, 에어컨 송풍구가 천정에 장착되어 효율이 뛰어나다.

실내의 각 버튼들의 마감이나 작동 감촉, 기어 레버나 핸들의 동작 감촉 등이 매우 훌륭한 수준이다.

다만 싼타페 등 기존 현대 SUV에서 지적되어오던 풋레스트와 풋 파킹 브레이크 부분이 개선되지 않아 왼발을 안정적으로 두기 불편하고, 파킹 브레이크는 여전히 정강이에 닿는다.

또한 최근 현대차는 폭스바겐과 유사한 푸른빛 인테리어로 실내를 통일해가고 있는데, 미래지향적인 이미지이긴 하지만, 가시성이 떨어지고 눈에 거슬린다는 평도 있다. 무드등까지 푸른색으로 한 점은 다소 어색하다.

주행 성능

베라크루즈에 앉으면 시동을 거는 순간 놀란다. 기대했던 디젤의 사운드가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실내에서는 디젤 엔진음을 듣기 어렵고, 차 밖에서 듣더라도 "캬르르" 하는 디젤 특유의 공회전 소리가 많이 부드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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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가속시 배기음은 아예 없앤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박진감 있는 사운드로 공들여 가다듬은 흔적이 느껴진다. 국산차에서 일부러 배기음을 내는 경우는 흔치 않아서 더욱 반갑다.

현대차가 이번에 처음 개발한 E-VGT를 적용한 S엔진의 첫인상은 일단 합격점인 셈이다.

특히나 워낙 조용한 엔진인데다 저 RPM에서 강한 토크가 나오는 디젤엔진 특성상 고속에서 휘발유 엔진에 비해 조용하다.

국산차 최초로 6단미션을 적용하여 고속에서도 저 RPM으로 정숙성을 유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션은 일본 아이신 제품이다.

게다가 방음수준이 뛰어나 150km/h 이상으로 달려도 노면 소음과 풍절음이 크지 않고 조용히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서스펜션의 설계 변경으로 SUV의 고질적 문제였던 급제동시 노즈다이브가 크게 줄었고, 코너링에서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지던 현상도 많이 개선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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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베라크루즈는 기존 국산 SUV는 물론 수입 SUV와 비교했을 때도 일반적인 성능과 옵션에서 큰 부족함이 없다. 다만 수입 SUV들은 나름대로의 지향점을 갖고 해당 분야에서 극단까지 성능을 향상 시켰다면 베라크루즈는 특별한 지향보다는 무난하게 두루 잘 해보겠다는 경제적인 양산 메이커의 길을 걷고 있다는데 차이가 있다.

독특한 장점은 찾기 어렵지만, 모든 부분에서 전반적인 진일보를 보여주고 있으며, 일반적인 소비자라면 베라크루즈에서 가격 외에 큰 불만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3천180만원~4천274만원(부가세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