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터보의 색깔은 분명하다.
포르쉐의 다른 차들과 디자인은 비슷하지만, 그 격이 전혀 다른 차.
포르쉐 중에서도 최고를 표방하는 차, 어쩌면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등 이태리 차들의 도전에 대한 독일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겠다.
이태리 차들은 12기통~8기통의 대형 엔진을 중간에 장착하고 트렁크 따위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고결한 레이싱 머신의 길을 걷고 있지만, 포르쉐 터보는 독일 특유의 실용정신을 잃지 않고, 실생활에서 타고 다니는데 문제 없도록 만들어낸 차다.
특히 엔진의 크기가 이태리 차들의 절반인데도 성능은 떨어지지 않는것을 보면 포르쉐의 저력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엔진 크기가 작은데다 실린더가 평평하게 누워있어 놀랄만큼 저중심 설계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렇게 누운 박서 엔진은 오토바이에선 간혹 볼 수 있지만, 승용차로선 포르쉐가 유일한데, 이는 RR이어야만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FR에서는 왜 불가능하느냐면, 엔진룸의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승용차는 주차 등의 이유로 좌우 폭이 제한되는데, 앞 엔진의 경우 앞 타이어를 좌 우로 움직일 수 있도록 휠하우스와 서스펜션을 만들어야 하므로 엔진룸의 좌우 공간이 협소해진다.
때문에 앞엔진인 포르쉐 카이엔의 경우 포르쉐 엔진이 아니라 폭스바겐의 직분사 V형 엔진이 장착된다.
터보엔진은 터보가 작동된 이후를 기준으로 설계되기 때문에, 터보가 작동되기 힘든 저 RPM에선 마력이 오히려 떨어지는(터보랙) 단점이 있기 마련이지만,
VTG라는 새로운 터보 방식은 저 RPM에서는 흡기부의 날개 형상을 바꾸어 터보가 더 잘 돌게 한다.
또 작은 터빈을 2개 장착해 각 터빈의 무게를 줄여 터보의 응답속도를 빠르게했다.
터보의 압력을 높이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온도가 1000도가 넘어가 어지간한 강철은 녹아버린다는 것.
그래서 항공우주과학용 합금소재를 사용했다고 한다.
4륜구동은 PTM(포르쉐트랙션매니지먼트)라는 전자 제어식 다판 클러치를 이용해 포르쉐 911 카레라 4S에서 보던 비스커스커플링과 구별된다.
4륜구동을 더욱 정밀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본닛과 문짝등 많은 부분이 알루미늄으로, 엔진 커버등 내장 부품은 카본으로 만들어져서 보다 가볍다.
포르쉐 터보엔 자잘하고 특별한 기능은 추가되지 않지만, 보이지 않더라도 성능 향상을 위한 기능은 주저없이 장착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