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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가격 왜 비싼가, 그 이유는?

첫째, 개소세? 교육세? 불합리한 세금 구조

한국에서 수입 자동차가 비싼 가장 큰 이유는 세금 때문.

비단 8%에 달하는 관세 때문만이 아니다.

개별소비세(구 특별소비세), 교육세, 부가가치세에 달하는 3가지 세금을 더하면 세금이 전체 차량 가격의 32.2%를 차지한다. 관세를 제외한 세금은 국산차도 내는 것이기 때문에 국산차도 차량 가격의 24.2%가 세금이다.

우리에게 낯선 이름 '개소세'.

이 세금은 1977년 사치품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부과되기 시작한 '특소세'가 최근 들어 실상 사치품에 부과되지 않고 90% 이상 자동차와 연료에서 거둬들이게 되자, 사실상 존립 명분을 상실했다는 지적에 명칭을 변경하게 된 것.

개소세는 2000cc 이하의 경우 5%, 2000cc이상의 경우는 10%로 매겨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통상 개방 압력에 의해 한미 FTA 발효시 8%로 낮춰지며, 매년 1%씩 낮춰 모두 5%로 통일하기로 했다.

교육을 중시하는 한국 문화 때문인지 차량에도 교육세가 매겨져 있는데, 이 금액도 특소세의 30%나 된다.

조선닷컴 카리뷰 커뮤니티 게시판의 한 네티즌은 "차량을 생업에 이용하는 사람도 많고, 실질적인 생필품으로 자리잡는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자동차를 세수의 근원으로 삼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근거를 알 수 없는 세금이 계속 부과 되는 한 우리 국민이 차를 싸게 사는 일은 요원한 일이다.

둘째, '비싸게 사서 밑지고 팔기?', 탈세의 의혹까지

일반적인 시장 경제에선 메이커가 소매점에 물건을 팔지만, 수입 제품 시장은 전혀 다르다.

예를들어 수퍼마켓에선 OO제과의 제품을 싸게 구입해서 마진을 남기고 파는 것이지만,  수입 자동차의 경우 메이커-수입사-딜러의 3단계 구조를 갖기 때문에 전혀 다른 상황이 된다.

여기서 OOO코리아라는 이름의 '수입사'는 메이커의 자본으로 만들어진 한국 법인으로, 본사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다.

따라서 수입사는 본사로부터 굳이 차를 싸게 사올 필요가 없다. 한국내에서 이익을 남기면 한국 정부에 세금을 내야 하지만, 수입차를 일부러 비싸게 사들이면 본사의 이익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는 한국에 세금을 내지 않고 본사의 이익을 늘리는 다국적 기업의 전형적 탈세 방법이다.

차의 가격을 높여 수입하면 22%가량의 관세 등을 더 지불해야 하지만, 이는 원가에 반영돼 수입업체가 아닌 딜러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된다. 반면 수입 원가를 낮춰 마진을 늘리면 법인세 등 한국에 납부해야 할 각종 세금이 늘어날 뿐 아니라, 딜러들로부터 마진폭을 늘려 달라는 압력을 받게 된다.

때문에 수입차 업체 한국 법인은 수입차 가격을 적극적으로 할인하지 않으며 불필요한 옵션을 장착해 수입하는 관행을 만들어 왔다.

실제로 지난 7월 메르세데스-벤츠의 딜러였던 유진앤컴퍼니를 통해 공개된 메르세데스-벤츠 S500L 의 수입 면장의 가격을 보면 수입해 오는 차량의 원가가 1억1천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미국내 판매되는 이 차량의 소비자 가격이 불과 7천9백만원.

원가를 더 낮출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낮추지 않는 것. 때문에 딜러들이 부담을 고스란히 가져간다.

예를들어 혼다 코리아는 1년간 5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등 급신장 하고 있는 반면 딜러인 두산산업개발, 일진그룹 등 딜러들은 해마다 적자를 쌓아가고 있다.

렉서스를 판매하는 GS그룹 계열인 센트럴모터스도 마찬가지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영업 이익이 매년 250억을 넘고 있다.

한 편 메르세데스-벤츠를 판매 중인 더클래스효성은 작년에 4억59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수입차 브랜드 법인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같은 기간 1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는 상반된다.

셋째, "한국 소비자는 풀옵션 좋아하니까" vs "아니거든요"

해외와 가격차이 논쟁이 불거질 때마다 수입차 메이커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옵션이 다르다"는 것.

실제로 국내 수입되는 수입차의 옵션은 해외에서 사용되는 차종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 수입차는 배기량별 트림이 한가지다. 차량 겉 색상만 선택할 수 있을 뿐 썬루프나 시트 색상 등 옵션을 전혀 선택할 수 없는 것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풀옵션을 좋아한다는 것이 수입 업체들의 논리지만,  소비자에게 옵션 선택권을 준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 논리에는 근거가 희박하다.

실제로 몇 안되는 트림을 제공하는 BMW 320i 등 차량은 500만원에 달하는 iDrive와 내비게이션 등의 옵션을 제외한 차가 50% 넘게 판매되고 있고, 최근 들어 옵션을 더 많이 삭제한 320i 스페셜 에디션을 내놓아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따지고 보면 중간 가격대의 수입차를 타는 국내 소비자들은 풀옵션 차를 선호하지 않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옵션을 고집하는데는 재고 부담을 최소화 하려는 메이커들의 안일한 태도가 있다. 옵션이 다른 차를 수입했다 팔리지 않으면 악성 재고가 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차량 가격이 비싼 이유가 옵션이라면 어서 빨리 옵션을 제외한 차를 수입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잠재워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