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이 몰표를 받은 이유에 대해 KBS는 "현 정권에 대한 징벌의 의미"라고 했다.
다시 말해 노무현 덕분에 이명박이 수혜를 입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정동영 진영 또한 당명을 바꾸고 노무현과 대립각을 세우는 등 새로운 인물로 교체된다는 이미지를 내세우는데 여념이 없었는데, 왜 정동영이 아닌 이명박에게 표가 가는 것이 '노무현 정권에 대한 징벌'이 되는 것일까.
사실 여론조사 공개가 금지된 D-6일, 즉 12일 실시된 모 언론사 조사에선 이 후보 지지율은 45.3%였다. 그러나 'BBK 동영상' 파문 뒤, 즉 D-2일인 17일 조사에선 40.7%로 크게 하락했다.
이대로 놔두면 30%대로 내려올 수 있었던 상황.
그러나 청와대가 나서 BBK를 재 조사하라는 이른바 '이명박 특검법'을 통과시키자 18일 최종 조사에선 다시 41.9%로 회복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노무현이 이명박을 공격하자 여론은 이명박을 더 많이 지지하게 된 것이다. 노무현이 이명박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행정수도 얘기며, 청계천 얘기며, 서울시 재원 문제며, 운하 얘기까지 대통령 후보를 직접적으로 공격한 것이 여러 차례고, 그럴때마다 이명박을 지지하는 여론에 불을 지핀 격이 됐다. 즉 이번 선거는 '누가 노무현하고 덜 친한가'를 뽑는 대회였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