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기어를 저단기어로 낮춰 감속하는' 경우를 절대 해선 안된다는 말입니다. 엑셀 개폐를 통해 감속한 후 정지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에 반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여전히 오해가 있는 분들을 위해 글을 하나 더 썼습니다. 꼭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겨울철 가급적 엔진브레이크 이용하지 마세요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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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운전 방법 관련 책자나 기사를 보면 겨울철 눈길 운행시 저단기어로 낮춰 감속하는, 이른바 '엔진브레이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은 ABS가 장착되기 전에나 통용되던 얘기로 최근의 일반적인 승용차에는 적용되기 어려운 얘기입니다.
엔진 브레이크는 ABS와 달리 타이어가 잠겼을때(Lock)를 인식하지 못하고 제동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한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전륜 후륜의 상황에 따라 2바퀴에만 브레이크가 작용하므로 경우에 따라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전륜구동 승용차는 눈길 코너 구간에서 '엔진브레이크' 위주로 감속하게 되면 백발백중 언더스티어가 나기 때문에 극도로 위험합니다. 후륜구동의 경우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긴 하지만, 역시 후륜이 코너를 벗어나 오버스티어가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 겨울철 안전운행을 위한 몇가지 사항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주요 겨울 품목
1. 스노우 타이어
말 그대로 '스노우'용이지 '아이스 타이어'가 아닙니다.
스노우 타이어는 눈이 쌓인 도로에서 일반 타이어보다 훨씬 좋은 접지력과 안정성을 보입니다.
그러나 국내 도로 사정은 다릅니다. 눈이 쌓인 날이 일년에 10일이 채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경우는 눈이 녹은 후 얼음이 얼게 되는데, 결빙 구간에서는 스노우타이어와 일반 타이어는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게다가 스노우 타이어는 일반도로에서 일반 타이어보다 타이어 소음이 커지고 마모가 빠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에 권장하지 않습니다.
2. 체인
겨울철 장거리 여행시 꼭 필요한 품목입니다. 겨울철이 아니라도 비상시 (모래, 진흙 등의 도로면) 탈출용으로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체인을 장착한 차는 전후 트랙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좌우 트랙션은 오히려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체인의 방향이 스케이트 날로 작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체인은 타이어를 흠집낼 경우도 있고, 휠하우스 테두리나 내부에 부딧히는 경우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 풀려 차체에 큰 상처를 내기도 합니다.
때문에 체인은 매우 짧은 시간동안 사용해야 하며, 장착 후 먼거리를 달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3. 배터리-점프케이블
배터리는 겨울철에 빠른 속도로 자연 방전이 됩니다. 게다가 이온의 운동이 둔화 되기 때문에 남아있는 전기도 다 활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때문에 온도가 많이 내려간 겨울철에는 배터리의 상태를 자주 점검해줘야 합니다.
마트에서 1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는 점프 케이블을 하나 준비해두면 위급한 상황에서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참고로 BMW 류의 승용차는 배터리가 트렁크 하단에 숨겨져 있기 때문에 점검할 수 없지만, 케이블을 통해 점프할 수 있는 단자는 본넷 안에 붉은 캡으로 마련돼 있습니다.
겨울철 주행시 주의사항
1. 워밍업 구간
최근의 많은 승용차들은 오토매틱 트랜스미션에 워밍업 구간을 만들어둡니다.
이 워밍업 구간에는 두가지의 기능을 합니다.
1. 엔진의 RPM을 높입니다.
빠른 속도로 엔진이 정상 작동 온도가 되도록 합니다. 또, RPM이 낮으면 시동이 꺼질 우려도 있기 때문에 보다 진한 혼합기를 넣어 RPM을 높여줍니다.
2. 트랜스미션이 변속 시점을 늦춥니다.
고 RPM을 유지하는 것이 저 RPM에서 강한 힘을 요구하는 것 보다 엔진에 무리를 덜 주게 됩니다. 물론 노킹이 생기는 것도 막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겨울철 운행시엔 수분간 엔진 소리가 크고, 차가 잘 나가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2. 눈길 언덕에서의 출발
얼음판 위에서 살살 걸으면 미끄러지지 않지만, 급하게 뛰게 되면 미끄러집니다.
마찬가지로 타이어에 힘을 강하게 전달하면 차는 미끄러지지만, 만일 힘을 약하게 전달하면 미끄러지지 않고 잘 출발할 수 있게 됩니다.
많은 오토매틱 차량에 'SNOW'나 'HOLD'라는 버튼이 마련돼 있습니다. 이 버튼은 트랜스미션을 1단부터 출발시키는 것이 아니라 2단부터 출발하도록 해 타이어에 전달되는 힘을 줄이는 기능입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좀체 오르기 힘들던 눈길 언덕도 잘 오를 수 있게 됩니다.
SNOW모드가 없고 메뉴얼 모드만 지원하는 그랜저, SM7 등의 차는 메뉴얼 모드 2단에 놓고 출발하면 됩니다.
한편, 후륜구동을 이용하는 많은 수입차들은 '눈길에 쥐약'이라는 오명을 씻기위해 노력했습니다.
때문에 BMW나 많은 수입차들은 DSC라거나 VDC등 전자식 차체자세제어장치에 눈길을 달리기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출발시 약간의 미끄러짐에도 적극적으로 엔진힘을 줄이고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차가 잘 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3. 눈길에서의 제동
ABS가 장착된 차량이라면 눈길에서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구동바퀴에 강한 역 토크를 발생시키는 엔진브레이크보다는 4바퀴 중 미끄러지는 바퀴만 풀어주고 나머지 바퀴로는 여전히 브레이크를 작동시킬 수 있는 ABS가 훨씬 효과적입니다.
오토매틱 차량은 불안한 눈길 제동시엔 엔진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도록 기어노브를 N으로 옮겨, 순수하게 ABS의 힘으로 제동할 수 있도록 제동해야 합니다.
때문에 많은 오토매틱 차량은 D-N 구간은 별도의 버튼을 당기지 않고도 옮겨지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ABS의 이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ABS 또한 네바퀴 모두 미끄러운 면에서는 다른 어떤 브레이크와 마찬가지로 효과가 없으므로 주의를 게을리해선 안됩니다.
아래는 눈길 운전 주의를 환기하는 동영상 되겠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