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르노삼성이 소비자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고 있습니다. 인터넷 동호회나 각종 언론들도 앞다퉈 르노삼성의 SM5문제를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지난 6일엔 건교부에서 무려 6만8천대에 달하는 SM5를 강제리콜 시키기도 했습니다.
르노삼성 SM5의 엔진에 무슨 문제가 있길래 이처럼 잡음이 끊이지 않는지 살펴봤습니다.
1. 엔진 진동문제
르노삼성은 작년 발표된 르노삼성의 신차 'SM5 뉴임프레션' 차량은 출시 직후부터 진동문제로 소비자들로 부터 많은 불만을 접수 받았습니다.
"기어 노브를 D 모드로 두었을 때 차량의 진동이 승합차 수준으로 심하다"는 것이 많은 소비자들의 지적입니다. 르노삼성 인터넷 게시판이나 까페에도 이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이 끊이지 않습니다.
소비자 뿐 아니라 영업사원까지도 심한 진동을 인정하는 상황이니 소비자들은 더 황당합니다.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활발한 안티 운동을 벌였지만, 여전히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 진동에 대해 르노삼성측은 공식적으로 "그리 심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합니다. 또, "운동 성능을 높이기 위해 엔진 마운트 부위가 고정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차량의 가감속이나 코너링시 엔진이 출렁이지 않아 차체가 더 안정적"이라고도 합니다.
2. 주행 중 화재
최근 본지에는 '고속도로상에서 르노삼성 SM5를 운행중 화재가 발생했다'는 제보가 2건 들어왔습니다.
물론 주행 중 화재가 나는 차가 르노삼성 차량만은 아닙니다.
현대의 1.5톤 트럭 '포터'는 최근 나온 전 차종 중 가장 많은 화재 사고를 유발한 차량으로, 모 폐차장측의 말에 따르면 "한달에도 3~4건은 꾸준히 들어왔다"고 합니다. 결국 포터는 전량 리콜됐고 포터 II 부터는 이 부분이 개선됐습니다.
현대 에쿠스와 그랜저의 경우도 차량 화재가 발생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는 "차량의 제조상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고 차량을 신차로 교체한 것으로 안다"고 양평에 위치한 연합 폐차장 대표가 말했습니다.
그러나 르노삼성 SM5의 경우는 제조상의 문제 가능성을 고려해보기는 커녕 사고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는데 소비자들이 분개하는 것입니다.
차량 한대 바꿔주는 것이 목숨 걸고 덤비는 안티를 양산하는 것에 비해 비싼 비용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책임 소재가 명확치 않다손 치더라도 르노삼성은 소비자에게 차량을 교환해 주고 나서 얘기를 풀어가는 것이 서로에게 바람직합니다.
사실 일부러 차량에 불을 지른 경우가 아니라면 소비자의 과실은 거의 없다고 봐야합니다. 왜냐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대다수가 자가 정비를 하지 않으니까요. 결국 소송을 하게 된다면, 사고 피해자가 최종적으로 정비를 받았다는 유명 카센터의 문제이거나, 혹은 엔진오일 메이커의 문제로 떠넘겨질텐데, 그쪽도 상대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차량 한대의 소비자가가 불과 1700만원인데, 만약 소송에서 패하기라도 하면 르노삼성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이미 판매된 12만대의 엔진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소송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면 판매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3. 엔진 리콜 문제
최근 LPG를 사용하는 SM5 엔진의 시동이 꺼지는 문제가 발생해 건교부로부터 강제 리콜을 당했습니다. 대상차량은 6만8000대로 2003년 현대 아반떼의 리콜 이후 최대규모입니다.
르노삼성측이 내놓은 리콜 방식은 ECU 소프트웨어, 즉 차량을 제어하는 프로그램을 조정해 연료 분사량을 늘리고 엔진 시동이 멈추는 것을 막는 조치입니다.
이 리콜 조치에 대해 소비자들은 만족하지 못합니다.
실제로 SM5 리콜 관련 인터넷 카페 http://cafe.daum.net/SM5RECALL 에는 "리콜 이후 진동이 심해졌고 한번 연료를 가득 채우면 400km나 달리던 차가 이젠 200km대 밖에 달리지 못한다"며 연비와 성능이 크게 나빠졌다는 글들이 줄이어 올라오고 있습니다.
르노삼성측은 "이달 23일부터 실시되는 리콜은 소프트웨어가 향상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카페에는 이 리콜에 대해서도 '리콜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신성대학 박병일 교수는 "연료 공급 펌프에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만 교체하는 것으로는 엔진 시동 꺼지는 문제를 근원적으로 막을 수 없다"고 말하며 "오히려 진동과 연비만 악화될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비자의 지적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일단 적극적으로 상황을 듣고 문제 원인을 규명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지금 르노삼성에 요구되는 바람직한 고객 대응 자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