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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대장을 욕하다니! 개념 좀 챙기라!"




 
지난주 서태지에 관련된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그만 "서태지가 전보다 못생겨졌고, 발음도 이상하더라"라고 적은 부분이 문제가 된 것인데요.
어떻게 알고 들어오셨는지, 이 글 하나에 댓글만 무려 26개가 붙었습니다.
일부는 욕설에 가까운 글이라 삭제했는데, 대부분의 글 내용은 매우 진지하고 분석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설문조사를 해봤습니다. 조사 항목도 신통치 않고 조사 대상도 매우 적어 비공식이지만, 그 결과는 굉장히 도움이 됐습니다.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지금 서태지가 호감을 끄는 인기인인가.
2. 서태지가 신제품이라는 이미지와 잘 맞는가.
3. 서태지가 등장한 제품을 더 살 가능성이 있는가.
4. 제품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가
5. 관심을 끌어 모을 수 있는가.

1번. '호감을 끄는가' 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그러나 유재석씨 같은 호감형 인물은 아니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는 듯 했습니다.

반면 서태지는 특정한 팬층에 강하게 어필하는 연예인이면서도 그 층이 매우 두텁다는 뜻으로 "육지같은 섬"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소위 '메이저가수'들은 팬은 많지만 매니아가 적은 반면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은 팬은 적지만, 그 몇몇이 매니아가 되는 경향이 많은데, 서태지의 경우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격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2번. 서태지의 이미지가 신제품과 잘 맞는가?

개인적으로 서태지는 한물간 연예인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마이클잭슨과 같은 길을 걷는다고 생각했었던 것이죠. (과거형입니다. 부디 화내지 말아주세요 ^^)

그러나 서태지의 팬들은 대다수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서태지는 여전히 진보와 열정의 아이콘이었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연예인이라는 느낌이 강한 것 같습니다.
 
3번. 빅모델 서태지를 통해 판매 신장이 일어날 것인가

사실 특정 인물을 모델을 쓴다고 해도 갑자기 판매 신장이 일어나는 경우는 없겠죠. 그러나 서태지라는 대형 모델을 채택함으로써 비용 지출이 컸을텐데, 그것이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게 무슨 낭비겠습니까.

그래서일까요. 의견이 다양했습니다.

"서태지의 팬층은 현재 20~30대로 중형세단을 구매할 수 있는 나이대라서 구매가 신장될 것" 이라는 의견이 있었고, 반면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닌데 모델보고 구매하냐"는 의견과 맞부딧혔습니다.

광고 모델보고 구매하진 않을겁니다.

그렇지만 최근 가장 성공한 광고로 손꼽히는 i30 광고에서 만약 임수정씨 대신 코미디언 박신영씨가 나왔다면 어땠을까요? 제품의 이미지는 완전히 달라졌을겁니다. 판매량에도 큰 차이가 있었겠지요. 광고로 인해 임수정씨의 세련되고 똑똑한 이미지가 그대로 차에 스며들게 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서태지의 좋은 이미지가 차에 스며들 것인가. 그 부분은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4번. 제품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이번 광고에서 서태지가 제품을 설명하는 부분이 약했다고 지적합니다. 반면 이 광고는 제품 설명이 아니라, 이미지 광고이기 때문에 상관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눈치 못채는 사이, 이 광고에선 동급최초 6단 6기통이라는 문구와 내레이션이 나옵니다. 다시말해 이 광고에선 토스카의 핵심 포인트를 나타내려 했지만,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서태지라는 강한 캐릭터가 성우의 더빙과 자막을 덮어버리는 듯 합니다. 서태지가 피아노만 치지말고 차에 대해 조금이라도 언급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5번. 서태지로 인해 관심을 끌어 모을 수 있는가

구글을 검색해보면 토스카 프리미엄에 관련된 글은 82,200건.

서태지와 토스카 프리미엄을 함께 검색하면 14,600건이나 나옵니다. 토스카에 관련된 글중 18%가량은 서태지를 언급한 것입니다.

현대 i30의 경우 436만페이지가 나오지만, 임수정과 함께 언급된 글은 불과 8630개. 0.2%도 채 안되는 셈입니다.

그만큼 서태지로 인해 토스카가 많이 언급됐고, 많은 언론과 소비자들이 확대 재생산을 했기 때문에 광고의 인지도는 성공적으로 올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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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댓글을 살펴 보던 중 "대우차 CF는 2%정도 부족한 느낌"이라는 글이 와닿았습니다.
기존의 중형차 광고는 '밝고' '경쾌하고' '가족과 함께' 이런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 광고는 지나치게 어둡다는 것입니다.

사실 광고에 무채색에 까만색이 많이 나오죠. 보통 중형 자동차 광고에 검은색차는 등장하지 않는데, 이 광고는 왜 이렇게 어둡게 설정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에 대한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서태지라는 키워드에 팬들이 얼마나 열광하는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는 진부함에 대한 도전이다. 용기다. 열정이다."
서태지의 말이 진실인지. 아니면 구라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