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년간 망치질을 계속해온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의 상징 '헤머링맨(Hammering Man)'의 망치가 사라져 지나는 이들을 의아하게 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에 발맞추어 헤머링맨이 한발자국(4.8미터) 앞으로 자리를 이동하는 공사가 시작된 것.
흥국생명 측에 따르면 이 조형물은 광활한 장소에 설치돼 원거리에서 윤곽(실루엣)을 감상하는 작품으로 구상됐으나, 건물에 지나치게 가깝게 배치돼 실루엣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 이번 공사의 이유다.
또 흥국생명측은 이 헤머링맨을 옮긴 빈자리에 네덜란드의 유명 건축회사인 '메카누'의 설계로 소형 도심공원(Pocket Park)을 만들고, 전면에 위치한 버스 정류장도 이에 걸맞는 디자인으로 새롭게 설계해 설치할 예정.
전체 공사비는 10억원에 달하며 7월말경 공사가 마무리 될 것이라고 흥국생명측은 밝혔다. 서울시는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 프로젝트의 설계비의 일부인 2천만원을 지원했다.
특히 흥국생명 홍보팀 허정민 부장은 “도심공원은 물과 나무와 조명이 어울어져 기존에 어떤 건물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헤머링맨의 이동에 대해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조형물이 부족하다”며 “시민들과 한걸음 가까이 가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한편 헤머링맨은 1979년 폴라 쿠퍼 갤러리에서 조각으로 처음 전시된 후 독일 프랑크프루트, 베를린, 스위스 바젤, 미국 시애틀 등에 이어 세계 7번째의 도시로 서울에 설치된 것이다.
흥국생명 앞에 키 22m 몸무게 50t의 헤머링 맨이 등장하기 전까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Messeturm 빌딩 앞에 있는 헤머링 맨(21m)이 최고의 거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