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어떤 기사를 읽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38&aid=0001957494
'한국 소비자는 봉이다'라는 글입니다. 이런 내용의 글은 저도 이미 여러번 썼고, 벌써 수년간 여러 기자들이 돌아가며 써왔습니다.
사실 자동차 수입차 욕하기 참 쉽습니다. 미국에서의 가격만 얘기하면 찍소리 못하는게 국내 자동차 수입사입니다. 네티즌들도 이 주제만 꺼내면 내용은 읽어보지도 않고 그저 신나서 욕하는데 동참합니다.
미국에서 4만불인 차가 한국에서는 8만불이라니, 무려 2배나 차이나고 남겨먹는다는 것입니다. 그 말대로라면 수입사들은 정말 '나쁜' 사업자들입니다. 병행수입 하면 떼돈을 벌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만난 병행수입업자들은 하나같이 "요즘은 유로가 올라 독일차를 수입못한다"고 말합니다. 또 BMW는 "이제 차값을 올려야 한다"고 울상입니다.
그러면, 한번 살펴봅니다. 과연 그렇게나 차이가 날까.
실제로 미국 BMW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335i의 가격은 4만불 정도에서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수입되는 BMW335i의 옵션을 더해봅니다.
열선시트, 패들시프트, 오토매틱, 가죽핸들, 내비게이션, 뒷편 선쉐이드, 후방센서, 19인치휠, M스타일킷 등등이 모두 옵션입니다.
합치니 무려 5만5550불. 왠지 오오오~ 소리가 나옵니다. -_-;;
이 차를 한국에 가져오면 교육세, 관세 등 각종 세금이 38%가량 붙습니다.
그러면 계산 결과는 7만5천900불이로군요. 한국이 8만불이라면 3백만원돈 차이나네요. 운송료와 보험등 따지고 보면 그런대로 괜찮은 가격이라는 느낌도 듭니다.
물론 미국에서는 저 가격 그대로 주고 사지 않을것이고, 거기에도 마진이 붙어있을테니 한국 소비자들이 비싸게 사고 있다는 것은 어느정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국이라는 시장 특성상 마케팅 비용과 물류비용, AS센터 확충 비용 등 큰 비용이 발생합니다. 또 한국시장의 할인 폭이 미국에 비해 작지 않다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얼마전 BMW딜러중 저먼모터스는 적자를 거듭한 결과 부도가 났습니다. 딜러가 가진 매장과 AS센터는 다른 딜러들이 적당한 가격에 거둬들였지요.
누군가를 '나쁜놈이다' 욕하기 전에, 내 비난이 정당한 것인지 스스로 확실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죽어버릴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