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정보를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 최근 유행이지만, 실제 주행에는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해 운전자들을 열받게 하고 있다. 특히 나!
이런 얘기를 하면 몇몇은 TPEG라고 다 같은 TPEG가 아니라고 말한다. TPEG 중에 '잘맞는다' TPEG이 있고, '뒷북' TPEG인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이다. 도로정보를 알려주는 기능인 TPEG는 제조사별로 각기 다른 정보를 받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얘기다.
YTN의 4Drive, MBC의 DMB Drive, KBS의 Mozen 등이 대표적이고 아이나비, 아이리버, 파인드라이브 등 대부분 내비게이션이 이 방송중 한가지를 사용한다. SBS의 로드앤, SKT의 TU라이드온 등은 소수의 제품에서 사용한다.
그러나 이들 TPEG는 전송업체만 다를 뿐, 정보의 소스는 2005년 정보통신부,건설교통부,경찰청 등이 구성한 '전국 교통정보 통합.배포 시스템 구축사업'의 결과물인 '통합 교통정보'를 이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방송사가 달라도 다 고놈이 고놈이라는 뜻이다.
가장 열받는 것은 정보가 거의 50% 가량은 맞지 않는다는데 있다.
도로 상황은 매우정체/정체/원활/매우원활 의 4단계. 각각 빨강/노랑/초록/파랑으로 표시된다.
사진을 보자. 앞에 차가 전혀 없는데 내비게이션은 '매우정체'라는 의미의 빨간 줄이 쳐져 있다.
앞뒤로 주욱 빨간불이 쳐진 곳을 어떻게 나는 72km/h로 달릴 수 있느냐 말이다. 쩝.
최근 내비게이션 화면을 꾸준히 찍어보고 있는데, 10번을 찍어보면 5번은 완전히 틀린 정보를 보여준다. 여기서 50%가 완전히 틀린다는 말은 꽤 의미있는 말이다.
우선, 4단계로 나뉘어 있는 단계 중 아무거나 찍어도 1/4, 즉 25%는 기본으로 맞아버린다.
또 정체-매우정체의 절대적 기준이 없으므로, 사람이 이를 구별하기 어렵다.
다시말해 "원활"이라고 말하면 매우 원활이든 약간 원활이든 대충 맞는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그러니 아무것이나 찍어도 50%는 맞을 수 밖에! 50%가 틀린다는 것은 그야말로 "아무거나 나온다"는 말이다.
TPEG이 연동되는 길찾기는 아직 제대로 되는 내비가 없는 모양이다.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스스로 TPEG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을 매기고 이런 제품들을 내놓는 이유는 무얼까.
단순히 소비자를 기만하는 상술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교통 정보에 문제가 있다면, 방송사, 정부를 압박해 퀄리티를 높인 후에야 제품을 내놓을 일이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제품을 파는 것은 양심에 가책을 받아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