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어떤 여자분이 폭스바겐 비틀의 앞쪽 후드를 열고 외쳤답니다.
"꺄아악 엔진을 도둑맞았어요"
흠냐. 포르쉐도 앞쪽에는 엔진이 없습니다.
대신 그 공간엔 배터리, 트렁크와 CD체인져, 워셔액 주입구 등이 있습니다.
그러면 엔진은 어딨느냐. 이 좁은 공간에 들어있습니다. 짠.
포르쉐 엔진룸은 구조상 매우매우 작습니다.
길이로 따지면 다른 차 엔진룸의 반도 안되는 크기입니다.
그러나 폭은 다른차의 1.5배가량 넓습니다. 뒷편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앞쪽은 좌우로 움직여야 하는 전륜 휠하우스에 대부분 공간을 빼앗기기 때문입니다.
포르쉐는 수평대향이라는 독특한 엔진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엔진 구조를 갖고 있는 양산차는 '포르쉐'와 '스바루'가 유일합니다. 이 엔진구조는 납짝하게 만들어 중심을 낮출 수 있고 진동이 적은데다 효율도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메이커에서 사용할 수 없는 이유는 엔진을 뒤에다 놓을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제약 때문입니다.
이 엔진을 놓고 나면 거주 공간이 얼마 남지 않기 때문에 패밀리카에선 적용할 수가 없게 되는 겁니다. 또 엔진 오일을 교체할 때 차를 완전히 들어올려 군데군데서 빨아내야 하는 불편도 있습니다. 이래저래 스포츠카가 아니고선 선택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이번 엔진은 외관에서 봐도 기존 엔진에 비해 크게 개선된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엔진의 높이가 현격히 낮아졌습니다. 기존에는 빈틈이라곤 볼 수 없었던 엔진룸이 어쩐지 손가락 정도는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남습니다. 때문에 뒷좌석 뒷편에는 무려(!) 넉넉한 선반까지 생겼습니다. 세상에 포르쉐에 여유 공간이라니!
개인적으로 새 엔진룸은 기존에 비해 약간 싸보이는 듯 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아마 에어클리너 부품인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뭔가 기존 다른 업체에서 사용하는 것과 재료에서부터 질적인 차이가 느껴졌는데, 이번 포르쉐는 보통 업체들이 사용하는 시꺼먼 플라스틱 재료를 그대로 사용하는 듯 합니다.
또 전반적으로 선이 많이 보입니다. 모양은 나빠진듯한 반면 정비 편의성은 늘어난 듯 합니다. 하지만, 포르쉐에서 그런걸 누가 신경쓴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