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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가장 맛나게 볶는 커피집(1)…클럽 에스프레소

북악 스카이웨이를 올라가면서 있는 만두집 '자하'의 바로 옆집에는 자그마한 커피숍이 있습니다.

클럽 에스프레소 라나요?

세련된 이름도 많을텐데 꼭 촌스러운 동네 커피숍 이름 같습니다.


교통편도 좋지 못하고 인적이 드문곳이라 사람들이 잘 찾아오지 못할 것 같지만, 항상 주차된 차들이 만원입니다.

안에 들여다 보니 항상 북적대는 인파들. 어라, 이거 보통 커피숍이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그럼 어떤 커피숍인데?


이 집은 에스프레소 음료도 여러가지 있지만, 핸드 드립 커피만 수십가지 입니다. 휘유우~

핸드 드립은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에 비해 수준이 떨어지는 커피로 생각하기 쉽지만, 미묘한 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커피의 블랜딩이나 품종을 느끼기에는 좋다고 합니다.

강한 스팀으로 커피의 뼈속까지 펄펄 끓여나오는 방식과 뜨겁지 않은 온도로 살며시 달래가며 욹어내는 커피. 서로 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집의 2층에는 생두(볶기 전의 커피 원두)가 그득그득 합니다.


MBC 인기 드라마 커피 프린스에서 처음 커피숍을 차렸을때 생두 주문을 잘못하는 바람에 고은찬(윤은혜분)이 최한결(공유분)에게 박살이 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그때 생두를 10포대나 시켰다던가요?

이곳엔 적어도 100포대는 있나봅니다.


향미 평가실이라는 곳도 있었는데요. 수많은 샘플을 통해 더 나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2층은 손님이 전혀 없고 오로지 커피를 위한 연구, 로스팅, 창고 등으로만 사용되고 있었는데요.

속물적인 시각으로 보니, 이렇게까지 보이지 않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뭐 있는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스타벅스나 커피빈처럼 볶은 커피 사다가 에스프레소 머신에 넣으면 바로 커피 나오고 손님들 맛만 좋다고 하는데 뭘 이렇게까지 하는가 말이죠. 2층에도 테이블 놓으면 돈도 훨씬 많이 벌거란 말이죠.

그러나 커피 맛을 보는 순간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에스프레소 매니아던 저도 감탄할 만한 핸드 드립이었습니다. 여태 맛본 커피 중 가장 뛰어난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위의 노력과 철학을 눈으로 보고 나서 느끼는 맛이어서 더 훌륭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눈앞의 작은 이익을 쫒는 속물이 왜 돈을 벌지 못하는지 깨닫게 해주는 맛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