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죽는소리 하면서도 사실 독일차 업체들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까지 판매량이 늘었습니다. 작년 2월에 비하면 오히려 높은 상태죠. 반면 다른 수입차 업체들은 정말 큰일입니다.
어떤 사연인지, 다음과 같이 기사화했습니다. 해설기사라서 재미가 없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업계에 관심 있으면 한번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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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수입자동차 등록대수 자료에 의하면 자동차 시장 불황과 금융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독일 자동차
회사들은 예년 수준의 판매량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과 미국등 자동차 회사들은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2월 독일차 판매대수는 BMW가 675대로 작년 금융위기전(1~9월) 평균 판매대수에 가까워지며 1위를 차지했다. 벤츠도 487대로 예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아우디는 495대로 작년에 비해 오히려 많이 팔았다. 폭스바겐도 금융위기 전보다 좋은 성적으로 국내 4위 자리에 올랐다.
일본차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국내 1위를 자랑하던 혼다가 작년 12월을 정점으로 1월부터 급격한 판매량 하락을 보이더니 올 2월엔 간신히 228대를 팔며 국내 8위로 추락했다. 월 600대 넘는 판매를 자랑하던 렉서스도 283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더구나 혼다는 최근 2차례에 걸쳐 15%가량 가격인상을 발표했고 렉서스는 10월 도요타 브랜드가 나올때까지 별다른 신차를 내놓지 않을 계획이다. 닛산코리아만이 닛산브랜드의 론칭과 맞물려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예년수준 판매량(283대)을 회복했다.
크라이슬러, 포드, 푸조,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GM코리아, 미쓰비시 등 기타 브랜드들도 모두 암울한 상황이다. 그나마 크라이슬러가 약간의 회복세를 보일 뿐 대다수가 예년 판매대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GM코리아와 미쓰비시는 가뜩이나 판매량이 적은 가운데 2월 한달간 각 36대와 23대를 판매하는데 그쳐 주위의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저가 수입차의 판매대수가 적어진 이유에 대해 수입차 업체들은 "캐피탈 업체들이 리스를 발생시켜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반면 자체 캐피탈 업체를 가지고 있는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닛산, 크라이슬러 등은 좀 더 공격적으로 리스 승인을 해주기 때문에 판매대수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한 BMW 주양예 부장은 "환율 등 어려움이 있지만, 독일 본사에서 대부분 환율 충격을 흡수해 가격변동 없이 판매가 가능했던 것"이라며 "BMW파이낸셜이 비교적 낮은 금리로 공격적인 리스 프로그램을 제공한 것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높아진 환율때문에 소비자한테 차를 내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혼다차를 구입하려던 한 소비자는 "환율이 오르자 차를 아예 들여오지 않아 무작정 대기를 해야했다"고 말했다. 딜러와는 계약 했지만 혼다코리아 본사에서 마진이 부족하다며 차를 수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혼다는 최근 2차례에 걸쳐 차량가격을 15%가량 크게 올렸고, 이후는 차량 구입시 대기해야 하는 경우가 줄어들것으로 보인다고 혼다측 관계자는 밝혔다.
한편, SK네트웍스가 수입차 병행수입으로 수익을 올리겠다며 출범시킨 S모빌리언스는 출범 1년만에 개점휴업상태에 돌입했다. 이 업체 전직 판매 사원은 "SK네트웍스가 모든 매장과 딜러직원들을 대부분 철수 시키고 서울 이수지역 매장만 집중했고 이 또한 판매가 안되면 포기할 것"이라며 "최근 환율이 올라 차량 수입이 어려운데다 사업 모델이 처음부터 비현실적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