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언론 '민중의 소리'는 '조선일보 방사장'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언론들이 왜 특정 인물의 이름을 언급 못하느냐는 논조의 글을 올려 네티즌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http://www.vop.co.kr/2009/04/07/A00000248190.html
네티즌들에게 돌 맞을 각오하고 이에 대해 한마디 하겠습니다.
물론 미국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수정헌법 제1조에 보장된 자유권으로, 그 어떤 인권에 비해 우선하는 권리입니다. 초상권이나 프라이버시권 등에 우선되기 때문에 공인의 경우 파파라치가 붙어 일거수 일투족을 일일히 촬영 당해도 제재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이것을 교묘한 '황색'으로 보도해 판매부수 증대를 꾀하는 언론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명예훼손이 매우 엄격하고 광범위한 법으로 특정 인물을 적시하는 순간 명예훼손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범법사실이 확실하게 규명되기 전에 특정인물을 공공연히 적시하게 되면 당연히 명예훼손이 됩니다. 저나 네티즌 여러분들도 블로그에 글을 쓸 때 주의해야합니다.
◆ 사실인가 사실이 아닌가
사실인것을 알고도 보도하지 않는것은 문제지만, 사실이 아닌것을 알면서 보도하는 것은 훨씬 큰 문제입니다.
만일 사실확인을 통해 O사장이 리스트에 있다는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 '문건에 있더라'라고 쓰면 되니까요.그렇지만 언론사들은 대체로 문건에 O사장이 적혔다는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모든 언론사에서 '장자연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진중권씨도 '언론사분들 갖고 있는거 얼른 까라'는 투의 말씀도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문건을 갖고 있는 언론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불에 탄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래도 문건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것은 KBS인것 같습니다. KBS는 엇그제 9시뉴스 아나운서 멘트에서 "모 인터넷 언론사 사주가 포함된 문건"이라고 말했습니다. OO일보가 아니라는 말을 한 셈입니다.
민중의 소리 또한 "OO일보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들 알고 있다" 하는데, 대체 어떤 경로로 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인터넷을 통해서나 주변 지인을 통해서 들은 것이라면 대체로 신뢰해선 안됩니다. 저도 문건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틀 후 특정 언론사 사주를 비롯한 수십명의 명단이 담긴 리스트를 입수했지만, 사건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리스트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점이 드러나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미운것과 잘못한 것은 전혀 다른것입니다. 밉다고 없는 죄를 덮어씌워서는 안되기 때문에 반드시 사실을 확인하고 보도해야 합니다.
◆ 음모론은 음모일뿐
모 언론사라는 말에 별 근거도 없이 조선일보를 지칭하는 것은 사실 입에 올리기 좋고 재미있는 음모이긴 합니다. 그러나 이 음모가 성립되기 위해선 이중적인 시각이 공존해야 합니다.
우선 조선일보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다는 시각입니다.
네티즌들은 물론 이 의원까지 "경찰이 조선일보의 눈치를 보느라 문건을 공개 못한다"고 했을 정도입니다. 노 전 대통령을 잡아들이는데 거리낌 없는 검찰과 경찰이 조선일보 사장의 눈치를 본다니, 이는 조선일보의 권력이 전 대통령이나 현직 국회의원보다도 높은 권력을 가졌다는 시각인거죠. 다시 말해 조선일보 방사장은 나는새도 떨어뜨릴 수 있는 권력을 가졌다는 주장입니다.
그 반면 음모론자들이 상상하는 '접대'는 상대적으로 초라합니다. 개조한 건물에서 그것도 일급 탤런트가 아니던 고 장자연씨를 옆자리에 앉혀 접대 받았다는 것입니다. 경찰 검찰 언론까지 벌벌 기는 권력을 가졌다면 장자연씨 아니라 주인공 배우를 앉혔어야 비례적으로 맞는 접대 아닌가요?
저는 잘 모릅니다만 접대 상대가 보는데서 자기 치부를 드러내는 성접대를 받는다는건 어지간한 회사 이사급만 돼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 아닙니까?
장자연 리스트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경찰이 발표한 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일겁니다. 그렇게 곧이 곧대로 믿어도 하나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걸 애써 삐딱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부풀리려는 시도가 오히려 이상합니다.
죽으면서까지 썼는데 거짓이 있을턱이 있느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문서는 유서가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쓰여진 것이기 때문에 죽음과 관계가 있는지, 사실인지 여부도 알 수 없는겁니다.
저는 잘못한 사람은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만든 회사 또한 국민들의 강도높은 비난 을 통해 결국 문을 닫게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특정 회사에 돌을 던지다보면 나중에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 사주의 잘못임이 밝혀졌을때 김이 빠져 국민들의 비난 수위가 낮아져 버리지나 않을까 걱정됩니다.
연예계 비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문건 또한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추측성 기사나 감정섞인 포스팅을 쏟아내기 보다는 잠시 기다려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http://www.vop.co.kr/2009/04/07/A00000248190.html
네티즌들에게 돌 맞을 각오하고 이에 대해 한마디 하겠습니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이 쓴 이 글 내용에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탐사보도는 ‘조선일보 방사장’이 언급되어 있고, 실제 술시중을 받았으면 그에 합당한 법적 조치를 받을 것이고, 억울하면, 리스트에 안 올랐고 술시중을 받지 않았으면, 그대로 언론에서 보도함으로써 조선일보 방사장의 억울함을 풀어주면 된다. "면서 "못난 한국언론사들이 요즘따라 더 못나 보인다." 라고 적었습니다.
◆ 위험하기 그지 없는 논리
위 논리는 즉, 일단 국회의원 입에서 언급됐다는 것은 사실이니 사실을 그대로 보도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언론은 그저 인용이나 간접 화법을 이용하면 된다는 것이 그 논리입니다. 거기에 추후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방사장이 리스트에 들었으면 좋고 들지 않았으면 사과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명예훼손에 관한 법률이나 판결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인용한 내용이 허위로 드러날 경우, 인용한 이가 사실인 것으로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를 피할 수 있습니다.
즉, 믿을만한 언론이 밝힌 내용이거나, 신뢰할만한 사람이 본인의 의견을 피력한 것을 인용해야만 '간접화법'이라 할 수 있고 또 법의 철퇴를 피해갈 수 있는겁니다. 사실이 아닌걸 알면서도 공공의 이익에 반하도록 인용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종걸 의원이 행안부장관에게 질의중 "OO일보 O사장.... 보고 받았느냐?"고 말한것은 교묘한 발언입니다. 우선 이의원 본인의 의견도 아니고, 본인이 봤다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심지어 행안부 장관은 이에 대해 "그렇게 보고 받은적 없다"고 분명히 말했으니 이의원의 말이 사실이 아닌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 의원의 의견도 아니니 언론이 함부로 받아 쓸 수 없는 것입니다.
◆ 위험하기 그지 없는 논리
위 논리는 즉, 일단 국회의원 입에서 언급됐다는 것은 사실이니 사실을 그대로 보도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언론은 그저 인용이나 간접 화법을 이용하면 된다는 것이 그 논리입니다. 거기에 추후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방사장이 리스트에 들었으면 좋고 들지 않았으면 사과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명예훼손에 관한 법률이나 판결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인용한 내용이 허위로 드러날 경우, 인용한 이가 사실인 것으로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를 피할 수 있습니다.
즉, 믿을만한 언론이 밝힌 내용이거나, 신뢰할만한 사람이 본인의 의견을 피력한 것을 인용해야만 '간접화법'이라 할 수 있고 또 법의 철퇴를 피해갈 수 있는겁니다. 사실이 아닌걸 알면서도 공공의 이익에 반하도록 인용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종걸 의원이 행안부장관에게 질의중 "OO일보 O사장.... 보고 받았느냐?"고 말한것은 교묘한 발언입니다. 우선 이의원 본인의 의견도 아니고, 본인이 봤다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심지어 행안부 장관은 이에 대해 "그렇게 보고 받은적 없다"고 분명히 말했으니 이의원의 말이 사실이 아닌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 의원의 의견도 아니니 언론이 함부로 받아 쓸 수 없는 것입니다.
물론 미국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수정헌법 제1조에 보장된 자유권으로, 그 어떤 인권에 비해 우선하는 권리입니다. 초상권이나 프라이버시권 등에 우선되기 때문에 공인의 경우 파파라치가 붙어 일거수 일투족을 일일히 촬영 당해도 제재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이것을 교묘한 '황색'으로 보도해 판매부수 증대를 꾀하는 언론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명예훼손이 매우 엄격하고 광범위한 법으로 특정 인물을 적시하는 순간 명예훼손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범법사실이 확실하게 규명되기 전에 특정인물을 공공연히 적시하게 되면 당연히 명예훼손이 됩니다. 저나 네티즌 여러분들도 블로그에 글을 쓸 때 주의해야합니다.
◆ 사실인가 사실이 아닌가
사실인것을 알고도 보도하지 않는것은 문제지만, 사실이 아닌것을 알면서 보도하는 것은 훨씬 큰 문제입니다.
만일 사실확인을 통해 O사장이 리스트에 있다는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 '문건에 있더라'라고 쓰면 되니까요.그렇지만 언론사들은 대체로 문건에 O사장이 적혔다는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모든 언론사에서 '장자연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진중권씨도 '언론사분들 갖고 있는거 얼른 까라'는 투의 말씀도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문건을 갖고 있는 언론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불에 탄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래도 문건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것은 KBS인것 같습니다. KBS는 엇그제 9시뉴스 아나운서 멘트에서 "모 인터넷 언론사 사주가 포함된 문건"이라고 말했습니다. OO일보가 아니라는 말을 한 셈입니다.
민중의 소리 또한 "OO일보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들 알고 있다" 하는데, 대체 어떤 경로로 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인터넷을 통해서나 주변 지인을 통해서 들은 것이라면 대체로 신뢰해선 안됩니다. 저도 문건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틀 후 특정 언론사 사주를 비롯한 수십명의 명단이 담긴 리스트를 입수했지만, 사건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리스트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점이 드러나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미운것과 잘못한 것은 전혀 다른것입니다. 밉다고 없는 죄를 덮어씌워서는 안되기 때문에 반드시 사실을 확인하고 보도해야 합니다.
◆ 음모론은 음모일뿐
모 언론사라는 말에 별 근거도 없이 조선일보를 지칭하는 것은 사실 입에 올리기 좋고 재미있는 음모이긴 합니다. 그러나 이 음모가 성립되기 위해선 이중적인 시각이 공존해야 합니다.
우선 조선일보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다는 시각입니다.
네티즌들은 물론 이 의원까지 "경찰이 조선일보의 눈치를 보느라 문건을 공개 못한다"고 했을 정도입니다. 노 전 대통령을 잡아들이는데 거리낌 없는 검찰과 경찰이 조선일보 사장의 눈치를 본다니, 이는 조선일보의 권력이 전 대통령이나 현직 국회의원보다도 높은 권력을 가졌다는 시각인거죠. 다시 말해 조선일보 방사장은 나는새도 떨어뜨릴 수 있는 권력을 가졌다는 주장입니다.
그 반면 음모론자들이 상상하는 '접대'는 상대적으로 초라합니다. 개조한 건물에서 그것도 일급 탤런트가 아니던 고 장자연씨를 옆자리에 앉혀 접대 받았다는 것입니다. 경찰 검찰 언론까지 벌벌 기는 권력을 가졌다면 장자연씨 아니라 주인공 배우를 앉혔어야 비례적으로 맞는 접대 아닌가요?
저는 잘 모릅니다만 접대 상대가 보는데서 자기 치부를 드러내는 성접대를 받는다는건 어지간한 회사 이사급만 돼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 아닙니까?
장자연 리스트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경찰이 발표한 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일겁니다. 그렇게 곧이 곧대로 믿어도 하나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걸 애써 삐딱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부풀리려는 시도가 오히려 이상합니다.
죽으면서까지 썼는데 거짓이 있을턱이 있느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문서는 유서가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쓰여진 것이기 때문에 죽음과 관계가 있는지, 사실인지 여부도 알 수 없는겁니다.
저는 잘못한 사람은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만든 회사 또한 국민들의 강도높은 비난 을 통해 결국 문을 닫게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특정 회사에 돌을 던지다보면 나중에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 사주의 잘못임이 밝혀졌을때 김이 빠져 국민들의 비난 수위가 낮아져 버리지나 않을까 걱정됩니다.
연예계 비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문건 또한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추측성 기사나 감정섞인 포스팅을 쏟아내기 보다는 잠시 기다려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