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에서 절대로 틀려서는 안되는 정보 사이트가 있습니다.
바로 충돌실험 등 테스트 결과를 보여주는 페이지입니다.
충돌실험에는 더미와 차량, 실험장치등 대당 최소한 2억원 이상의 돈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험의 결과를 보여주는 페이지에서 운영자가 별 한개라도 오타를 내면 수억원의 돈을 들여 실험한 결과가 180도 다르게 뒤집히는 경우도 발생할테니 모르긴 몰라도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겁니다.
그런데 최근 EuroNCAP이 실시하기 시작한 후방추돌시 목부상 안전성 실험(Whiplash) 결과가 엉터리로 게재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전세계의 차들을 모두 가져다 테스트 하는 EuroNCAP에서 유독 현대차의 데이터만 잘못 입력했습니다.
최근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i30의 안전성 수치를 유럽판매량이 극히 미미한 소형차 i10의 데이터와 고스란히 바꿔버린 것입니다.
위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현대 i10이 2.2점으로 보통을 받은 반면, i30이 0.9점으로 나쁨. 판정을 받은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이 실험은 Euro NCAP에서 처음 실시한 실험이기 때문에, 당시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데이터를 처음 접한 소비자들은 현대 i30의 시트 안전성이 이렇게 떨어지는가 의아하게 생각하기도 했을겁니다. 저만 해도 그랬으니까요.
물론 전문가들이 별도로 다운로드 받는 PDF에는 올바로 된 데이터가 들어있었습니다.
그래서 Euro NCAP측에 메일로 질의했습니다. "웹사이트와 PDF의 데이터가 다르며 어떤 쪽을 믿어야 하는지 궁금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EuroNCAP의 미디어 담당 Alexandra Wood는 메일을 받은 다음날, "문제점을 지적해줘서 고맙다"며 "문제가 수정됐다"고 적었습니다.
--메일 내용--
Thank you very much for pointing this out. The changes have now been made.
Kind regards,
Alexandra
Alexandra Wood
Media and Office Assistant
Euro NCAP
2, Place du Luxembourg
B- 1050 Brussels
Tel: + 32 2 4007740
Fax: + 32 2 4007741
그러나 실제 수정이 이뤄진 것은 이로부터 일주일 가량이 지난 후였습니다. 그동안 이 웹사이트에 접속한 소비자들은 대부분 현대차의 안전성에 고개를 갸웃거렸을 것입니다.
이같은 오류가 실수였는지 고의였는지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상당한 신뢰를 갖고 있었던 EuroNCAP에 대한 실망이 이만 저만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