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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궁금녀Q&A] 국산차 판매 줄고, 수입차 판매 늘고…이를 어쩌면 좋을까

오늘은 국산차 판매가 줄어든 얘깁니다. 다양한 국내 제조사가 여러 신차를 순차적이고 경쟁적으로 내놓고 견고하게 제 역할을 해줘야 수입차들의 파상공세를 막아낼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럴리는 없으니 10%의 벽을 쉽게 넘고 30%까지 수입차에 내줄거라는 암울한 전망입니다. 


국산 자동차 판매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구요.


네 8월 실적이 좀 암울합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는 총 5개 브랜드가 있는데요. 현대, 기아, 르노삼성, 한국GM, 쌍용차 등 모든 제조사에서 20% 가량의 판매 감소가 일어났습니다. 특히 현대차는 전년에 비해 40%나 떨어졌습니다. 국내 내수 시장 판매 대수가 8만5천대 수준으로 떨어진건데, 이 정도면 4년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입니다. 예상보다 큰폭의 실적 감소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대차 주가는 매일 4% 가량 큰폭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갑자기 실적이 줄어든건가요?


업체들은 국내외 경기침체 영향과 하계휴가, 그리고  노조파업이라는 ‘삼중고’를 겪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히 노조 파업을 중점적으로 얘기하고 있는데요. 현대차노조는 8월 한달간 5차례나 부분파업을 했고, 잔업 특근 거부를 해왔기 때문에 생산량이 크게 줄어서 수요는 충분히 있었는데 공급을 대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업계 전문가들은 자동차 업체라면 재고물량도 꽤 있었을텐데, 단순히 파업 때문이라고 몰아세우는건 조금 무리하다는 지적도 합니다. 


현대차의 경우는 베스트셀링 모델인 아반떼의 판매가 44%나 감소했습니다. 기아차가 출시 준비 중인 준중형차 K3가 이달 17일 출시 예정이고, 여기 발맞춰 아반떼도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으려다 보니 이를 기다리는 소비자들로 인해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입니다.


물론 내수부진도 영향이 있고, 노조파업 영향도 있겠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신차를 내놓지 못한 제조사들은 모두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수입차들은 실적이 좋다구요


네, 수입차는 내수부진이라는 변명을 비웃는듯 합니다. 작년 8월과 비교해 판매가 16%나 증가했습니다. BMW가 2334대를 판매하면서 1위를 차지했구요. 폭스바겐은 지난해보다 120%나 판매가 늘면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 벤츠는 조금 판매가 줄었지만 아우디 같은 독일 브랜드들이 역시 대단히 잘 팔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어려움을 겪었던 일본차들, 그러니까 도요타, 혼다, 렉서스 같은 브랜드도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어가고 있습니다. 


판매량이 늘어난 브랜드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다양한 신차를 투입했다는 것인데요. 이게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새것을 선호하는 취향과 잘 맞아 떨어지면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신차가 많이 나온다구요. 주로 어떤 차가 있나요.


오늘만 해도 BMW에서 가장 큰 차인 BMW 7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현대 에쿠스나 기아 K9 급의 차인데요. 이번에 변속기가 바뀌고 엔진도 계량되면서 연비와 성능이 크게 향상됐습니다. 7시리즈 여러 모델 중에서 디젤엔진을 장착한 730d 같은 경우는 연비가 무려 리터당 18km 정도로 올랐습니다. 요즘 대형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도 연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꽤 인기를 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지난주에도 벤츠에서 소형 SUV인 GLK를 선보였구요. 다음주에는 렉서스가 주력모델인 중형차 ES350을 출시한다는 계획입니다. 수입차 업체들은 올해 초부터 거의 매주 한대꼴로 신차를 발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관심도 끌게 되고 인기도 조금씩 올라갈 수 밖에 없죠.


우리도 신차를 많이 투입하면 되지 않나요?


네, 그게 맞는 방법일겁니다. 일본에서도 수입차 시장이 10%까지 증가했던 적이 있었지만, 여러 자동차 회사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신차를 적절하게 투입하면서 위기를 극복한 적이 있었어요. 일본에는 도요타, 혼다, 닛산을 비롯해서 큰 브랜드만 14개 정도가 있어서 신차가 경쟁적으로 쏟아져 나왔던거죠. 그런데 우리나라 제조사들은 그럴 여력이 없어서 좀 걱정이 됩니다.


1개의 자동차 회사가 신차를 투입하는데는 보통 6~7년이 걸립니다. 현대기아차가 잘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한 회사라서 중형차면 중형차, 소형차면 소형차 같이 한 클래스에서 신차가 한번 나오면 다음 신차까지 6년쯤 걸리게 됩니다. 르노삼성이나 한국GM, 쌍용차는 모두 모회사가 외국에 있어서 우리 스스로 시기적절하게 차를 개발해 투입할 수가 없구요. 차종을 다양하게 갖춰야 외부의 공격에 대비할 수 있는데, 우리는 현대기아차뿐이라서 대응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그것도 일리있는 얘기네요. 전문가들의 전망은 어떤가요?


모든 전문가들이 부정적인 전망을 하는건 아닌데요. 수입자동차 협회에서는 한국 시장 수입차 비중이 10%를 넘어서 30% 정도까지 올라갈 걸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한개 회사가 다양한 경쟁모델에 일일히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겁니다. 


또 앞으로 불과 수년이면 중국 자동차 회사들도 한국에 들어오게 될걸로 예상하고 있던데, 처음에는 별로 관심 갖는 소비자들이 없겠지만 워낙 값이 싸니까 운송업체나 택시 같이 차를 여러대 운영하는 회사에서는 일부 사용하게 될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 자동차라면 안전때문에 선뜻 구입하기 힘들것 같은데요. 


사실 당장 중국차 타라고 하면 좀 꺼림칙하겠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안전의 대명사인 스웨덴 볼보를 인수하기도 했지요. 더구나 벤츠, BMW 등 세계 거의 대다수 자동차 회사들과 합작공장을 만든 상황이어서 노하우를 전수받으면서 품질 수준이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결국 가장 두려운 상대가 될 중국을 비롯해서 세계 자동차들이 한국에 몰려올게 분명한데요. 이런 상황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 시장을 그대로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나라에도 한개 제조사가 독점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여러 제조사들이 골고루 잘 운영 돼야만 외국에서 몰려드는 다양한 공세에도 대응할 수 있을걸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