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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의 원작 <눈의 여왕>...달라도 너무 달라


<겨울왕국>의 원작 <눈의 여왕>을 읽기로

디즈니의 3D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보고 심히 감동을 받아 원작을 찾아 읽어보기로 했다.


아시다시피 원작은 안데르센(아네르센)의 눈의 여왕. 눈의여왕이라고 개봉했으면 좋았겠으나, 불과 몇개월 전에 러시아에서 눈의 여왕을 개봉하고 쫄딱 망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이름을 바꾼 모양이다. 러시아산 눈의 여왕은 박보영 등 연예인 더빙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참 답답한 수준의 더빙. 작화도 우리 눈에는 안찬다. 


어쨌건 <눈의 여왕>은 1842년에 만들어진 동화로 지금부터 무려 172년전에 만들어졌다. 영어버전은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http://books.google.co.kr/books?id=pKO5Bydk2QEC&printsec=frontcover&redir_esc=y#v=onepage&q&f=false


구글이 디지타이징은 해놨는데 책이 수백개 동화를 합쳐놓은지라, 이 안에서 <눈의 여왕>을 찾기 좀 어렵다. 29번째 이야기로 234페이지에 있다. 목차에서 클릭하면 된다.


백년도 넘은 책이어서 당연히 읽기 어려울거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읽기 편하다. 안데르센은 덴마크인이니 당연히 원작은 아니고 근래에 번역된 영문판이기 때문이다. 총7개의 이야기로 돼 있어 분량이 많을까 우려돼 읽기 전부터 좀 두려워지는데 실은 각 이야기가 A4 한장 정도 밖에 안되는 분량이어서 금세 읽을 수 있다.

요약한 줄거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부 읽지는 못했는데(ㅠㅠ) 시간 되시는 분들은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다. 우리 같이 시간이 없어서 못읽는(영어가 약해서 못읽는게 아니고) 사람들을 위해 다행히 누군가 한국판 위키피디아에 심플하게 줄거리를 뽑아올려주었다.


이 올드한 일러스트도 오리지날은 아니다. 일단 오리지날 안데르센은 일러스트가 없다. 170년전에는 동화책에 그림이 없었을거임,


<위는 남친을 납치해가는 눈의 여왕 일러스트>


첫 번째 이야기는 비추는 물건의 모습을 왜곡하는 힘을 가진 마법의 거울을 만든 사악한 트롤에 대한 것이다. 거울은 사람들과 물건들의 훌륭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전혀 변하지 않지만 나쁘고 추한 모습들은 확대되어 실제 모습보다 과장되도록 비추는 힘을 가졌다. 트롤은 세상의 모든 것들이 왜곡되어 가는 것을 보며 기뻐했다.


이어 천국으로 거울을 옮겨 천사들과 신도 멍청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거울을 굉장히 높이 올려 놓았을 때, 그만 놓쳐버렸고, 거울이 표면으로 떨어져서 10억 개의 조각들로 모래보다도 더 잘게 산산히 부서졌다. 이 조각들은 바람을 타고 날아다녔고 사람들의 심장과 눈에 들어갔다. 그러면 그들의 심장은 얼음조각처럼 차갑게 변하고, 그들의 눈은 트롤의 거울이 비추는 것처럼 나쁘고 추한 것만을 보게 되었다.


두 번째 이야기부터 본론이다. 어린 소년 카이와 어린 소녀 겔다는 서로 마주보는 지붕 아래의 다락방에 사는데, 카이와 겔다의 다락방은 너무 가까워서 카이가 마음먹으면 겔다의 다락방으로 뛰어 들어갈 수 있었다. 둘은 결국 친한 친구가 된다.

카이의 할머니는 이 아이들에게 눈의 통치자인 눈의 여왕에 관한 이야기를 해준다. 눈의 여왕은 꿀벌처럼 보이기 때문에 하얀 여왕벌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꿀벌들은 여왕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는 것이고, 하얀 벌떼들은 함박눈이 쏟아 질때에만 볼 수 있었다. 어느 겨울날, 얼어붙은 유리창을 바라보던 카이는 눈의 여왕이 자신에게 손짓하는 것을 보게 된다. 카이는 너무나 무서워서 뒤로 물러섰다.




즐거운 여름날이 지나가는 무렵, 카이와 겔다가 창문가의 상자로 만든 정원에서 그림책을 보는 동안, 트롤의 거울 조각이 카이의 눈과 심장에 들어간다. 그래서 카이의 심성은 잔인하고 짓궂게 변해버린다. 카이는 정원을 부숴버리고, 할머니를 놀렸으며, 더 이상 겔다와 놀지 않았다. 카이에게는 모든 것이 나쁘고 못생기게 보였기 때문이다. 단 하나 아름답고 완벽하게 보이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돋보기로 조그만 눈송이를 들여다 볼 때였다.


겨울이 다가오자 카이는 눈 덮인 광장으로 나가 썰매를 타고 놀았다. 그때 눈의 여왕이 탄 눈마차가 나타났다. 눈의 여왕은 카이를 마차에 태우고 도시 밖을 보여 주었다. 그녀는 카이에게 2번 키스를 해 주었는데, 첫 번째는 추위를 느끼지 못하게 한 것이고, 두 번째는 겔다와 가족들을 잊도록 한 것이었다. 세 번째의 키스는 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카이가 죽게 되기 때문이었다. 카이는 북극근처에 있는 스핏스베르겐 섬에 있는 눈의 여왕의 궁전으로 가게된다. 카이는 심장과 눈에 들어간 트롤의 거울 때문에 거기서 사는 것에 만족한다.

도시의 사람들은 카이가 강가에 빠져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겔다는 카이를 찾으러 길을 떠난다. 겔다는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과 모든 동물들에게 카이의 행방을 물어보았다. 겔다의 빨간 구두를 선물로 받은 강은 카이가 물에 빠져 죽지 않았다고 알려준다. 겔다는 카이가 물에 빠져 죽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지만, 왜 카이가 사라져 버렸는지 알 수 없었다.


겔다를 만난 노파는 겔다와 함께 살고 싶었기 때문에 마법을 부려 가족들과 카이를 잊게 만든다. 또한 장미를 보면 겔다가 집과 카이를 떠올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법을 부려 장미 덤불을 땅 속으로 사라지게 만든다.

그러나 겔다가 따뜻한 눈물을 흘리고 말을 건네는 바람에 장미덤불은 다시 깨어났고, 땅 속에 있는 동안 카이의 시체를 보지 못했다고 말해준다.

겔다는 영원한 여름을 가진 아름다운 정원에서 도망쳤고, 까마귀를 만난다. 까마귀는 카이가 공주의 궁전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겔다는 궁전에서 가서 공주를 만났고 카이와 굉장히 닮은 왕자를 만난다. 겔다는 공주와 왕자에게 그간의 사정을 말했고, 그들은 따뜻한 옷과 아름다운 마차를 빌려 주었다.

마차를 타고 먼 길을 여행하던 겔다는 강도에게 납치되어 그들의 아지트에 끌려간다. 다행히 어린 강도단 대장의 딸과 친구가 된다. 강도 대장 딸의 애완동물들은 카이가 눈의 여왕과 함께 라플란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고 말해준다. 역시 애완동물로 잡혀있던 순록 '베'는 라플란드가 고향이라 가는 길을 알고 있다고 말해준다. 이를 들은 강도단 소녀는 눈의 여왕의 궁전으로 갈 수 있도록 겔다와 베를 풀어준다.


이후 그들은 두 장소(라플란드 여인과 핀란드 여인의 집)를 방문하게 된다. 핀란드 여인은 카이를 구할 수 있는 힘의 비밀은 겔다의 따뜻하고 순결한 어린이의 마음이고, 아무도 그와 같은 능력을 갖지 못했다고 말해준다.

"나는 겔다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큰 힘을 줄 수가 없어. 그게 얼마나 큰 것인지 보지 못했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동물들이 겔다를 도와주려고 하는지, 겔다가 맨발로 얼마나 먼 곳을 지나 왔는지 보지 못했어? 겔다는 우리에게서 아무런 힘도 배워서는 안 돼. 겔다의 힘은 마음속에 있는 따뜻하고 순결한 어린이의 마음이기 때문이야. 만약 겔다가 스스로 눈의 여왕에게 가지 못하고, 어린 카이에게서 유리 조각을 빼내지 못한다면 그 아일 도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겔다가 눈의 여왕의 궁전에 도착했을 때, 궁전을 지키는 눈송이가 가로막았다. 겔다가 기도하자 눈송이를 저지하는 천사 모양의 입김이 나왔고 이어 안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겔다는 카이가 “이유의 거울”이라고 부르는 얼어붙은 호수에 있는 여왕의 옥좌에 혼자 앉아 있는 것은 발견한다.

겔다는 눈의 여왕과 카이가 얼음조각을 이용해 글자와 단어를 맞추는 중국 퍼즐을 하기로 약속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만약 카이가 “영원(덴마크어: Evigheden)”를 완성하면 눈의 여왕이 카이를 풀어 주고 스케이트 한 켤레를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카이를 만난 겔다는 따뜻한 눈물을 흘렸고, 눈물이 카이의 심장에 박혀있던 거울 조각을 녹였다. 카이도 눈물을 흘렸고 눈에 들어갔던 유리조각도 빠져나왔다. 겔다는 카이에게 키스했고, 카이는 다시 기운차고 건강한 아이로 되어 총명한 눈과 발그레한 뺨이 돌아왔다. 겔다의 사랑의 힘이 카이를 구한 것이었다.

카이와 겔다는 얼음 호수 위에서 즐겁게 춤을 추었고, 즐거움에 얼음 조각들도 함께 춤췄다. 얼음 조각들은 지쳐서 쓰러지면서 우연히 카이가 맞추고 있던 “영원”이라는 글자가 완성되었다.

카이와 겔다는 눈의 여왕의 궁전을 떠났고, 그들을 도와주었던 순록과 핀란드 여인, 라플란드 여인과도 작별인사를 하였다. 강도단 소녀와도 만났고, 결국 집까지 되돌아 왔다. 카이와 겔다는 집은 변한 것이 하나 없이 똑같지만 그들은 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이제 컸고 여름을 볼 수 있는게 너무 기뻤다.

이 아이들은 마지막에 할머니가 읽어주는 성경 구절의 모범이 된 것이었다. "진실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변하고, 어린 아이처럼 되지 않으면, 너희는 천국으로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줄거리를 더 요약하면

  • 성숙한 눈의 여왕한테 남친을 뺐기고 다시 빼앗아 오는 내용이다. 
  • 디즈니에서 귀엽던 트롤은 사실 나쁜놈.
  • 거울 조각이 심장에 박히면 얼어붙어 못되게 변한다. 죽진 않고.
  • 구하러 가는건 언니가 아니라 남친이다. 역시.
  • 눈의 여왕은 혈연관계도 아니고, 악역도 아니다. 정작 눈을 만드는 여왕이긴 한데, 나쁜건 트롤이다.
  • 교훈은 "여자의 적은 여자?" "네가 못된 짓 하는건 트롤의 거울가루 때문이다" "순수한 아이로 돌아와라" 뭐 이런거다.

겨울왕국 자체도 좀 더 볼 필요가

겨울왕국에 여러가지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데, 수많은 덕후들 덕분에 의미있는 정보가 나왔다.

http://mirror.enha.kr/wiki/%EA%B2%A8%EC%9A%B8%EC%99%95%EA%B5%AD

엔하위키미러가 영화 쪽에는 정말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다.

몇가지 요약하자면

  • 겨울왕국의 감독은 한국인 핏줄을 이어받은 제니퍼리(Jenifer Lee)다. (그런데 외모는 금발백인이라는 점은 함정) 돌아가신 엄마 성우로도 등장한다.
  • 한국인 작화가가 애니메이션 얼굴 디자인을 맡았다.
  • 2003년부터 계획되었다가 무산되길 반복. 사용되지 않은 OST를 살펴보면 원래는 안나가 죽을 예정이었다.
  • 이스터에그가 몇개 있는데, 그 중에 라푼젤과 플릿라이더가 궁에 초대받아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