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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

이 차의 정체는 무엇인가요…BMW 535i 그란투리스모

처음엔 그저 그런 콘셉트인줄만 알았는데, BMW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이 차를 양산하기로 했다며 차근차근 준비하는 모습에 분주했다.

난 그때까지도 그저 BMW가 잠시 호기를 부리다가 말 줄 알았다.

실제로 이 차가 만들어질 줄이야.

게다가 이 차는 무려
올해말에 시판한단다.


그런데, BMW가 내놓는다는 이 차를 뭐라고 수식해야 할지 난감하다.

SUV면서 SAV(Sports Activity Vehicle)라고 이름을 붙였던 정도와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고민이다.

이 차는 이전의 분류체계로는 당최 설명할 수 없는 혼성(하이브리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 언론들도 '장르가 모호한차(The genre-blurring)'라고 이 차의 장르를 적는다.

이 차는 5시리즈 세단의 디자인을 닮은 듯 하면서 루프라인은 X6의 천장마냥 뒤쪽으로 굽어져 트렁크가 있는둥 마는 둥하다.

어떤면에서는 세단과 웨건을 뒤섞은듯 하지만, 어떤면에서는 SUV 같기도 하다. 루프라인을 보면 요즘 유행하는 4도어 쿠페라고 해도 맞겠다.

심지어 트렁크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버튼을 누르면 뒷유리까지 열리는 것을 보면 영락없는 해치백 스타일이면서도 다른 버튼을 누르면 트렁크만 열고 세단처럼 사용할 수도 있으니, 이걸 해치백이라 해야 하는지 세단이라 해야 하는지. 여간 고민이 아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 다음 동영상을 보면 된다. 사실 이 차를 설명하기 위해선 동영상이 필수다.



실제 승차 높이는 X6보다 낮고 5시리즈보다는 약간 높다. SUV와 세단의 중간 정도라 보겠는데, 세단쪽에 훨씬 가깝긴 하다.

뒷좌석 공간도 묘해서, 전동 버튼을 눌러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데다 등받이를 뒤로 젖힐 수 있다. 현재 뒷좌석이 이런식으로 움직이는 차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들다. 등받이를 젖힐 수 있는 점은 마치 7시리즈를 보는 듯 하다.

호오 가만 생각해보면 7시리즈의 뒷좌석에 웨건의 짐공간에 4도어쿠페의 늘씬한 루프까지. 좋은건 다 들어있다.

스포츠카와 SUV의 장점을 함께 가졌다던 인피니티 EX35가 스포츠카도 아니고 SUV도 아니라며 대접받지 못하는 한국땅에서 이차가 잘 팔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지만,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은 쌍수들고 환영할 일이다. 만세.